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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아직도 아프신가요

작가: 노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날 밤.

팰리스 클럽.

꼭대기 층의 룸에 자리잡고 앉은 강일헌이 와인 한 잔을 손에 들고 가볍게 흔들었다.

낭창낭창한 허리의 여성을 품에 안고 있는 폼이 꽤나 호방해 보인다.

그때, 룸 입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강일헌이 품에 안고 있던 여성을 밀어내며 말했다.

“베이비, 먼저 가 있어. 잠시 뒤에 갈게.”

“사장님.”

그의 팔을 끌어안은 여성이 끈적하게 붙어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결국 강일헌이 가슴에다 카드를 한 장 찔러주자 그제야 마지못해 떨어졌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 옷 차림에 마스크를 쓴 남자가 들어왔다.

강일헌을 보고 마스크를 벗은 남자가 품 속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 건넸다.

“이게 네가 원하던 물건이야.”

상자에서 약병을 꺼내 흔들어 보던 강일헌이 뚜껑을 열었다. 안을 들여보니 검정색 알약 몇 알이 들어 있었다.

일반 약과 별 다른 게 없어 보였다.

의심스럽다는 시선으로 눈앞의 남자를 힐끔 쳐다본 뒤에 물었다.

“이게 정말 네가 말한 것처럼 신묘하다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안이 중대해. 만약 일이 틀어지면, 사정 봐 주지 않을 거야.”

남자가 강일헌의 어깨 위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우리가 어떤 사인데? 내가 너를 속일 거라 생각해? 안심해. 구입 후에 문제가 생기면 찾아와.”

남자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원하던 효능임을 재차 확인한 강일헌은 약을 건네어 받은 즉시 최대한 빨리 강상철에게 갖다 주었다.

앞에 놓인 알약을 보던 강상철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냉소를 지었다.

늦은 저녁, 병원 안.

성연이 편히 잠자지 못할까 걱정이 된 안금여가 사위 조승호에게 자신의 침상 곁에 침상 하나를 더 놓아 달라고 요구했다.

어차피 병실도 충분히 넓어서 침상 하나를 더 들여도 상관없긴 했다.

안금여 옆의 침상에 누운 성연은 할머니를 지키며 달게 잤다.

간밤 아무 일도 없었다.

다음날 아침.

의료용 카트를 밀며 안금여 병실로 향하던 간호사가 복도에서 실수로 한 중년 남성과 부딪혔다.

간호사와 부딪힌 남성이 바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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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금여가 약을 먹은 그날 오후,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성연은 할머니에게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준비해 주었다.할머니가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주방에 부탁해서 음식을 더 부드럽게 조리하게 했다. 테이블을 가져다 침상에 올린 후, 할머니의 식사 시중을 들었다.그런데 안금여는 식사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먹었던 음식을 모두 게워내었다.“우욱, 우욱, 우욱.”성연이 얼른 등을 두드려 주며 물었다.“할머니, 괜찮으세요? 어디가 안 좋으세요?”안금여는 지금 말을 나눌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위 속의 음식을 토해 내는 도중에 전신 경련이 일어나면서 주변이 온통 더러워졌다.성연은 조금도 꺼리는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보기 드물게 아주 잠시 당황스러운 기색을 띠었다가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성연이 안금여의 맥을 짚어 보았다.요 며칠 안정되었던 맥박이 지금은 흐트러진 듯 보였다.뭔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얼른 벨을 눌러 조승호를 불렀다.안금여를 진찰해 본 조승호는 심각한 상태임을 즉시 알아차렸다.간호사를 불러 안금여를 응급처치실로 옮겼다.성연은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응급실 앞에서 기다렸다.응급실로 옮길 때 이미 무진과 운경에게 연락해서 현재의 상황을 간단하게 알려 두었다.손건호가 미는 휠체어에 앉아 다가온 무진의 안색은 다소 침중한 빛을 띄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성연이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어요. 분명히 아침에는 말짱하셨어요. 어떻게 식사를 하시다가 이렇게 되셨는지 모르겠어요.”“아침에 무슨 이상한 점은 없었어?”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멀쩡하게 잘 지내시다가 아무런 까닭 없이 이렇게 되셨을 리는 없을 터인데.심장이 안 좋은 것 말고 할머니에게서는 다른 어떤 합병증도 발견하지 못했었다.이런 증세가 있었다면 병원에 있는 요 며칠 진작 검사했을 것이다.발병의 상황도 평소와는 달랐다.“이상한 점은 없었어요. 모두 평상시와 같았어요. 아침에 약을 드셨어요. 입맛이 좋으셔서 죽 한 그릇을 더 드셨어요.” 성연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0화 다른 뜻은 없었다

    운경이 먼저 소리를 높여 남편 조승호에게 물었다.“무슨 약물인데? 먹으면 어떤 부작용이 있는데?”묻는 운경의 목소리는 계속 미세하게 떨렸다. 왠지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무진을 한 번 돌아본 조승호가 시선을 운경에게 돌리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아마도…… 치매가 오지 싶어.”운경이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지더니 이내 눈앞이 캄캄해지며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 간신히 벽을 짚고서야 아래로 주저앉던 몸을 가까스로 지탱했다.화가 난 조승호를 쳐다보았다.“어떻게 된 거야? 원래 멀쩡하셨잖아? 약도 당신이 처방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설명 좀 해봐!”운경은 정말 초조해 죽을 지경이었다.눈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남편이었지만 조금도 마을 써 줄 여유가 없었다.조승호가 얼른 말했다.“내가 처방한 게 아니야. 내가 어떻게 그런 약을 처방하겠어? 누군가 약을 몰래 들여와서 바꾼 게 틀림없어.”그도 바보가 아니었다. 여기는 그의 병원이었다. 주치의로서 안금여에게 다른 약을 처방할 마음을 먹었다면 절대 이런 방식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게다가 안금여가 평소 사위인 그에게 얼마나 잘해주었던가. 운경은 언제나 효녀였고, 조승호 역시 어쨌든 약을 쓸 사람이 아니었다.그러나 운경을 탓할 생각은 없었다.지금 운경이 얼마나 불안하고 정신없을 지 잘 아니까. 가까스로 호전되었다가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겼으니, 딸인 운경으로서는 당연히 견디기 힘들 것이다.“확실해?” 운경은 겨우 진정하기 시작했다. “고모, 고모부가 그러셨을 리는 없잖습니까? 고모부가 그러셨잖습니까? 누가 다른 약과 바꾼 것 같다고요.” 무진이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만약 조승호가 정말 손을 쓰고 싶었다면, 그럴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굳이 지금 이 때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터.“고모, 할머님 아직 병상에 계세요. 고모와 고모부가 싸우는 건 원하지 않으실 거예요. 우리 모두 진정하도록 해요.” 성연도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정말 누군가 약을 썼다고 해도 고모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화 조사 결과

    묵묵히 옆에 서있던 성연은 한마디 꺼낸 이후로는 더 이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눈썹을 찌푸린 채 조승호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생각했다. 어젯밤과 오늘,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자신이 할머니 곁을 지켰었다.그리고 할머니는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말짱했다. 그녀와 웃고 떠들면서. 약을 쓰기 가능한 시간대는 오늘 아침과 점심 시간 사이뿐.잠시 이 문제에 골몰해 있던 성연이 입을 열었다.“아침에 간호사 한 명이 들어왔어요. 제 생각엔, 아침 시간 할머님 병실을 담당했던 그 간호사를 고모부님이 불러서 당시 상황을 물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정해진 시간에 병실을 도는 간호사는 모두 기록이 남아 있을 터이니, 언제든 확인해 보면 누구였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고개를 끄덕인 조승호가 병동 스테이션으로 전화를 걸어 담당 간호사를 확인하고 불렀다.“원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연락을 받고 응급실 앞으로 올라온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러 사람이 둘러서 있는 것이 보였지만, 두리번거리지 않고 병원장 조승호에게만 시선을 맞추었다.“오늘 아침, 회장님께 드렸던 약은 어디서 꺼낸 겁니까?” 병원장의 위엄을 드러내며 서늘한 음성으로 물었다.병원에서의 경력이 오래된 노련한 간호사였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조승호가 장모 안금여에게 붙여주지 않았을 터였다.오전에 있었던 전 과정을 그대로 보고했다.“평소대로 약국에서 받은 약을 회장님께 드리고 혈압, 체온을 체크했습니다.”자신이 체크했던 항목들을 하나하나 열거했다.간호사의 대답에서는 평소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병실 담당 간호사의 대답과 태도로 보아 이 일과는 무관한 듯했다. 답변을 다 들은 조승호가 담당 간호사를 다시 돌려보냈다.한편, 안금여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유리를 사이에 두고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무진과 운경 모두 중환자실 앞을 지켰다.뒤따라 간 성연은 구석 한편에 서 있었다.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안금여를 바라보는 운경과 무진은 침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2화 이 일로 널 탓하지 않아

    조사에 따르면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전혀 없었다.하지만 안금여는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나쁜 마음을 먹은 자에게 당한 것이 분명한 채로.무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운경은 끊임없이 눈물만 뚝뚝 흘렸다.‘그렇게도 당당하시던 분이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하신다는 말이야?’조승호가 티슈를 뽑아 운경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너무 힘들어하지 마.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아볼 테니.”“어쩜 이런 법이 다 있어? 이렇게나 연세가 많으신데, 도대체 누가 그렇게 모진 마음을 먹을 수가 있다는 거야?”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이 엄마를 대신해 아프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운경아, 우리 모두 가슴 아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우리가 강해져야 해. 배후를 잡아내는 게 중요해. 안 그러면 어머님이 계속 안전상의 위협을 받으실 거야.”조승호가 운경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도대체 누구란 말이야? 단서가 전혀 없으니.” 운경이 목이 메인 소리로 말했다.“하늘의 법망은 관대한 듯해도 절대 악인을 그냥 두지 않는다고 했어. 누군가가 손을 썼다면, 반드시 증거가 남아있을 테니 조그만 기다려 봐.” 조승우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성연은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좀 가라앉은 표정이었으나 슬픈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고개를 돌려 조승호를 바라보았다.“고모부님, 그 약 성분은 언제쯤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요? 할머님을 살릴 수 있겠지요?”“아직 검사 중이야. 구체적인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어.”뇌에만 영향을 주는 약인지, 조금 전 음식을 먹는 동안 안금여의 신체 지표가 정상으로 회복되어 이미 특실로 옮겨졌다.특실 또한 중환자실과 별다를 바 없었다.많은 간호사와 전문의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위해 모두 대기중이었다.조승호의 말을 들은 성연은 고개만 끄덕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머리 속은 여러 생각들로 복잡했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화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그러나 조승호의 예상 대로 안금여는 치매가 온 상태였다.“엄마, 나 기억해?? 내가 누군야? 무진이는 기억나, 엄마?” 안금여의 눈앞까지 달려간 운경이 자신과 강무진을 가리키며 연신 물었다.고개를 갸웃거리며 운경을 힐끔 본 안금여가 느릿느릿 고개를 돌려 자신의 손가락만 쳐다보았다.그리고 창밖을 향해 멍청하게 웃었다. 어딘가 멍한 얼굴로.마치 이제 막 세상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할머니, 물 드시겠어요? 물 좀 드세요.” 성연이 옆으로 가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받아 안금여의 입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하지만 안금여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도 모르는 듯했다.물컵이 입가에 닿아도 마실 줄을 모르는 안금여를 보며 성연이 손가락 하나를 세우고 몇 개냐고 물었지만, 안금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몰랐다.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는 말할 것도 없이.얼굴을 일그러뜨린 운경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어쩌다 엄마가 이렇게 되었는지…….’이틀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가 갑자기 이런 치매 증세를 보이니 모두 적응하기 힘들었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손건호 또한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도대체 누구길래, 이리 악독한 거지?”응급실 입구에 있을 때 운경 역시 같은 질문을 했었다.다만 한바탕 난리가 나고 어수선한 상황이라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었다.그런데 똑같은 질문이 또 언급되자 이에 다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손건호의 말이 나온 순간, 병실의 공기가 얼어붙었었다.운경과 무진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거의 동시에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하나의 대답이 떠올랐다.무진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강상철과 강상규를 제외하고 이렇게 할 수도 있는 인간이 또 누가 있단 말인가?마침 지금은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많은 지분을 손에 넣은 강상철과 강상규는 주주들의 지지까지 등에 업은 상태였다.만약 안금여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면, 진즉 회장 자리를 차지했을 것이다.큰집 본가에서 회장직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안금여 한 사람뿐이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4화 고모님이 필요해요

    약물의 전 성분을 다 훑은 조승호의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았다.그런 조승호를 옆에서 지켜보던 운경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왜 그래요? 응? 무슨 약이예요? 회복하실 수 있어요?”조승호가 눈썹을 찡그리며 대답했다.“신종 약물이야. 시중에서 전혀 본 적이 없어. 듣도 보도 못한 성분들이 다량으로 포함되어 있어. 해독할 방법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병원장이 된 지도 여러 해가 되었는데 이토록 기괴한 약물은 처음 보았다.하지만 약효가 워낙 빠른데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약도 아니다. 분명 음지에서만 암암리에 돌아다니는 걸 테다. 그만큼 근원을 찾기가 까다롭다는 의미이고.참으로 난감했다.하지만 지금 운경이 너무 혼란스러운 상태라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엄마가 그때까지 버티실 수 있을까?” 운경의 눈은 온통 붉었다. 눈가엔 눈물 자국도 남아 있었다.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자 다들 마음이 힘들었다.속히 안금여가 회복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으니.“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밖엔.”안금여의 이런 증상을 치료할 수 있을지 조승호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이런 약은 본 적이 없었다.“반드시 엄마를 낫게 해야 해요. 안 그럼 난 어떻게 하라고? 그리고 무진인…….”강씨 집안에서, 운경과 무진은 친 혈육으로 안금여 밖에 남지 않았다.“전문가들을 모아 팀을 꾸려 연구할 거야. 장모님 구할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할 테니, 당신은 너무 걱정하지 마.”운경을 달래는 한편 조승호는 이미 전화로 연락하며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고모부님, 필요한 거 있으시면 뭐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돕겠습니다.” 이때, 무진 역시 이것저것 가릴 틈이 없었다.할머니만 고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다 내놓을 기세였다.‘할머니를 살아 계시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그래.” 조승호가 진중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성연도 아까 검사 결과지를 보았었다. 결과지에 나와 있는 약 성분들은 그녀가 모두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치료 방법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5화 노골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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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실 안으로 무진과 비서 손건호가 들어서자 운경이 물었다.“무진아, 누구니?”“강일헌이요. 할머님께 서명 받을 서류가 있다네요.”무진이 입을 열었다.벌떡 일어선 운경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분명 저것들이 한 짓이야!”안금여가 처음 병원에 왔을 때만 해도 저들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갑작스레 일이 터지자 바로 찾아온다고? 어떻게 그런 우연의 일치가 다 있는지.둘째, 셋째 숙부 측 사람들은 지금 회장 안금여가 일찍 죽기만을 바라고 있을 터.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격인 이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운경은 다시 한바탕 화가 치솟는 듯했다.병실 밖으로 나가 강일헌에게 한 소리할 작정이었다. 어쨌든 사람의 생명을 놓고 어떻게 이리도 모질 수가 있단 말인가.걸음을 내딛는 순간 무진이 손을 들어 운경을 막았다.“고모, 좀 진정하세요. 흥분하지 마시고요.”지금 그들은 아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둘째 숙부 쪽과 싸우게 되면 그들은 분명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낼 것이다.할머니의 안전을 위해서는 부득불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둘째 숙부 쪽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운경이 다시 자리에 앉자 무진이 만년필을 꺼내 재빨리 서류에 사인을 했다.할머니 안금여의 사인을 그대로 따라했다.보통 사람들은 절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얼마 지나지 않아 손건호가 서류를 가지고 나갔다.아직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일헌이 서류를 펼쳐 보니 안금여의 사인이 틀림없었다.‘설마 그 약이 효과가 없었던 거야?’강일헌의 마음이 점점 가라앉았다.하지만 아무런 내색 없이 병실을 힐끔 쳐다보며 웃었다.“들어가서 회장님을 뵙고 싶은데? 기왕 왔는데 안부를 여쭙지 않을 수가 있나?”안금여의 사인을 본 강일헌은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오늘 안금여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찜찜해서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기필코 보고 가겠다는 의지가 강일헌의 눈에 확연하게 드러났다.하지만 그렇다고 손건호가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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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8화 아이가 괜찮으니 됐어요

    미스 샤넬이 성연의 팔을 잡아당기자 성연은 비로소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물속에서 발버둥치기 시작했다.성연의 반응이 너무 커서 곧 사레가 들릴 지경이 되자, 샤넬이 황급히 성연의 입을 막았다.물속에서 말하기가 불편한 미스 샤넬은 입모양으로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점차 침착함을 되찾은 성연이 미스 샤넬의 동작에 따랐다.미스 샤넬이 성연을 끌면서 점점 강가로 헤엄쳐 갔다.강가에 거의 도착한 미스 샤넬이 힘을 써서 먼저 성연을 보냈다.옆에서 누군가가 즉시 와서 도와서 성연을 끌어올렸다.미스 샤넬도 따라서 천천히 강기슭으로 올라갔다.강가에 서서 두 사람 모두 성공적으로 구조된 것을 본 사람들이 곧장 환호성을 질렀다.“정말 운이 좋았어요. 다행이에요, 괜찮아서 다행이에요.”그때 소년의 어머니가 소년을 끌고 다가왔다.그녀는 성연과 샤넬을 향해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천만에요. 다음에는 아이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피세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이번처럼 운이 좋지는 않을 거예요.” 성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년의 어머니에게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다음부터는 꼭 주의하겠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아이의 어머니는 겁에 질려서 여전히 떨고 있는 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성연과 샤넬이 없었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을 것이다.“아이를 데리고 내려가서 잘 달래 주세요. 오늘 같은 상황에 아이가 분명히 많이 놀랐을 거예요.”성연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성연의 옷은 젖어서 축축했다.그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그저 아이를 구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다.“누나, 고마워요.” 아이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성연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맑은 목소리에 성연도 마음이 점차 누그러졌다.“괜찮아, 네가 괜찮으니 됐어.”“두 분 아가씨, 제 제가 돈을 얼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 돈이라도 드려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7화 빨리 사람을 구하러 오게 해

    “누가 물에 빠졌어요.”“빨리 와요, 사람 살려요.”“빨리 여기 구조대에게 연락해서 빨리 사람을 구하러 오게 해.”주위에서는 모두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였다.성연은 물에 빠지는 순간 바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다행히 호수의 물이 깊어서 바닥에 부딪치지는 않았다.그러나 갑자기 물살에 충격을 받자 현기증이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아래의 물살이 좀 급해서 물살에 말려들자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힘을 쓸 수가 없었다.성연은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손발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짙은 무력감이 그녀를 엄습해 왔다.성연의 몸은 천천히 계속해서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았다.“이럴 수가, 누구 수영을 할 줄 알아요? 빨리 내려가서 사람을 구해주세요.” 구조된 소년의 어머니도 옆에서 소리쳤다.자신의 과실로 인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마당에, 다른 사람까지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비록 자기 자식이 사고를 당하는 걸 원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기적이기만 하지는 않았다.몹시 조급해진 목현수는 몇 번이나 아래로 바로 뛰어내리려고 했다.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던 게 그는 수영을 할 줄 몰랐다. 주위의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점점 커갔지만, 구조대는 한참이나 오지 않고 있었다.“이걸 어떡하지?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할 텐데.”“아니면 구급차를 불러서 구해달라고 해.”“여기 너무 무책임한 거 아냐? CCTV도 있지 않아? 왜 이렇게 사고가 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는 거야!”“...”많은 사람들이 시끄럽게 말을 해대고 있었지만, 직접 물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주로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었다. 성연을 구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물에 뛰어들 용기는 부족했다.자기 자식이 잘못된 걸 본다면 뛰어들었겠지만 말이다.옆에서 잠시 지켜보던 미스 샤넬이 주저함 없이 바로 물에 뛰어들려고 했다.그러나 옆에 있던 목현수가 눈치 빠르게 붙잡았다.“샤넬, 뭘 하려는 거야?”성연 한 명이 빠진 걸로 이미 충분히 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6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성연이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데리고 온 관광지는 교외에 있었다.산과 물을 끼고 곳곳에 푸른 풀이 깔려 있어서 생동감이 넘쳤다.그리고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관광지에는 또 전문적으로 설계된 정자와 누각이 있었다. 넓은 숲의 나무들이 그늘을 이루고 있어서 또 그 속으로 소풍을 갈 수도 있다.미스 샤넬이 앞으로 걸어가면서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이곳의 공기는 정말 좋네요.”“맞아요, 내가 오기 전에 자료를 좀 찾아봤는데, 여기 있는 것들은 모두 순수하고 천연적이라고 했어요. 원래의 모습을 파괴하지 않은 채 약간만 손을 댔을 뿐이니, 진정한 원래의 생태 관광지인 셈이죠.”성연은 설명할 때, 미스 샤넬이 일부 단어를 알아듣지 못할까 봐 영어로 말하기도 했다.미스 샤넬은 혀를 내두르며 박수를 쳤다.“성연 씨, 아는 게 정말 많네요.”“아니에요, 이런 관광지는 우리 A국에 아주 흔해서 조금만 이해하면 알 수 있어요. 유럽 각지에 정통한 미스 샤넬을 난 따라가지도 못하는 걸요.”각기 장점이 있다. 성연은 북성에서 그렇게 오래 지내서 기본적인 상식을 좀 알고 있는 것이지, 칭찬할 건 아니다.“성연 씨가 그렇게 전면적이지 않다는 건 알아요. 가요, 우리 저쪽으로 가 봐요.” 샤넬 양이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성연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재빨리 미스 샤넬의 뒤를 따라가면서 목현수와 약간의 거리를 두었다.목현수는 성연이 자신을 계속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됐어, 성연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면 나도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하지만 샤넬 양과의 관계는 정말 잘 생각해봐야 해.’그들은 다리 위로 걸어갔다. 아래는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호수였다.미스 샤넬이 포즈를 취하고 성연이 사진을 찍었다.성연은 여러 장면을 잘 포착해서 찍었다. 아주 의기양양해 보였다.미스 샤넬이 달려왔다. “어떤 지 내가 한번 볼게요.”성연은 핸드폰을 건네주었다.미스 샤넬은 한 장 한 장 살펴보면서 감탄했다.“성연 씨, 사진 촬영 기술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5화 계획이 이렇게 틀어지다니

    눈썰미가 좋은 미스 샤넬은 불쑥 걸음을 멈추었다.같이 손을 잡고 가던 성연도 덩달아 멈춰 서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목현수가 물었다. “왜 그래?”미스 샤넬이 사실대로 말했다.“아는 사람을 만났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 있지?”안진검은 자신이 있는 곳을 바라보는 미스 샤넬을 보았다.미스 샤넬이 자신을 알아봤음을 눈치 챈 안진검은 서둘러 선글라스를 끼고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계속 걸음을 빨리해서 걸었지만 그래도 좀 낭패스러웠다.속으로는 정말 놀랐다.샤넬 가문의 장녀가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빌어먹을?’‘그녀가 나를 말했을 지도 몰라.’‘미스 샤넬이 정말 내 이름을 말한다면, 내 신분 배경이 드러나면서 전체 계획에 차질을 줄지도 몰라.’안진검은 마음이 초조했지만 다른 방법도 없었다.‘앞으로 계속 동정을 살피면서 들켰는지 어떤지 지켜보는 수밖에.’‘만약 진짜 내 신분이 드러난다면, 계획을 다시 세우는 수밖에 없어.’간신히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안진검은 정말 달갑지 않았다. ‘계획이 이렇게 틀어지다니!’어렴풋이 이상하다고 느낀 성연도 바로 물었다.“누군데요?”미스 샤넬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잘못 본 거겠죠. 닮은 사람은 많으니까요”‘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 사람이 이곳 북성에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목현수가 옆에서 바로 말했다.“잘못 본 게 분명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맞아요, 나는 여전히 성연 씨가 나를 데리고 놀러 가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미스 샤넬은 다시 성연의 손을 잡았다.그들이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손건호가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을 관광지로 데려다 주는 일을 맡았기 때문.무진에 대해서는 목현수도 자료를 좀 조사한 적이 있었다.손건호가 무진의 오른팔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고.‘이번에 손건호가 성연을 보호하는 책임을 맡은 모양이군.’그러나 강무진이 직접 자신을 예의 감시하지 않는 것은 자신에 대해 마음을 놓았음을 의미했다.목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4화 송성연과 아는 사이라니

    이튿날 출근하던 무진은 푹 안심한 마음으로 성연에게 목현수를 방문하라고 했다.미스 샤넬이 있는 목현수가 자신의 여자에게 다른 시도를 할까 전전긍긍할 필요가 전혀 없었으니까.성연은 차를 몰고 호텔로 가서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찾았다.하루 종일 집에서 심심했던 그녀는 목현수와 미스 샤넬이 북성에 오자 마침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똑똑똑.” 성연이 객실 문을 두드렸다.한참 기다렸지만 안에서 대답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성연은 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핸드폰을 꺼내 목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목현수가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다시 두 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야 목현수가 전화를 받았다.성연이 즉시 말했다.“사형, 미스 샤넬하고 어디 나갔어요? 아니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거예요? 나는 바로 룸 앞에 와 있는데.”“방 앞에 있다고?” 그제야 잠에서 깬 목현수는 정신이 좀 드는 듯했다.2분가량 지나서 핸드폰 건너편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 기다려, 내가 바로 문을 열어 줄게.”전화를 끊으려고 했을 때 문이 열리고, 성연이 목현수의 뒤를 바라보며 물었다.“미스 샤넬은?”“아직 일어나지 않았어...”목현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약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성연은 아무런 의심 없이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 어제 유럽에서 왔으니, 시차 때문에 피곤한 건 아주 정상이죠 뭐.”목현수가 곧장 침실 안으로 다시 들어가자, 성연은 소파에서 기다렸다.10분 뒤에 미스 샤넬이 졸린 눈을 비비며 걸어 나왔다.성연을 보자 눈을 살짝 떴다.“성연 씨, 왔네요.”성연은 미스 샤넬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내가 오늘 두 사람을 데리고 관광을 나갈 생각이에요.”“곧 나올게요.” 다시 방에 들어간 미스 샤넬은 화장을 마치고 나왔다.그런데 미스 샤넬의 옷 사이로 옅은 붉은 색 흔적들이 성연의 눈에 들어왔다.경험한 적이 없지만 본 건 있는 성연.그 흔적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차렸다.‘사형과 미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3화 내가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어요

    로얄 스위트 룸의 인테리어는 무척이나 우아하고 호화로움을 자랑했다. 룸 내부 구석구석마다 화려함의 극치였다.스위트 룸에 들어서자 마자 은은한 향이 났다.“나 먼저 샤워하러 갈게요. 여기서 기다려요.” 묙현수의 볼에 키스를 한 미스 샤넬은 목현수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목현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30분 후.찰칵, 소리가 났다.욕실 문이 열리면서 미스 샤넬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무심코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던 목현수.눈앞의 장면에 몸이 뻣뻣이 굳었다.물빛 실크 가운을 걸친 미스 샤넬의 허리에는 얇은 띠 하나만 걸쳐져 있었다.실크 가운 사이로 풍만한 가슴 계곡과 희고 긴 다리가 보일 듯 말 듯했다.그녀가 천천히 목현수를 향해 걸어오자, 가운 안의 나신이 슬쩍 드러났다.목현수의 머리가 띵해 오기 시작했다.한 호텔 룸 안에서 내보이고 있는 샤넬의 모습이 무엇을 말하는지 건강한 성인 남자인 목현수가 모를 리가 없었다.미스 샤넬은 목현수에게 다가가면서 그의 반응을 살폈다.하지만 보면 볼수록 실망감만 들었다.자신의 몸까지 드러내며 이렇게 다가가는데도 자신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는 목현수.점점 서운한 마음이 커지는 미스 샤넬.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목이 멘 음성으로 물었다.“현수 씨, 당신은 정말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목현수도 미스 샤넬이 눈물을 흘릴 줄은 몰랐다.미스 샤넬은 항상 씩씩하고 쾌활한 사람이어서 우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그런 그녀가 말릴 새도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자 목현수 자신도 깜짝 놀랐다당황한 목현수가 손사래를 쳤다.“아니야, 그냥 내가 결혼이란 걸 하게 될 줄 몰랐을 뿐이야.”미스 샤넬이 화가 나서 말했다.“당신, 평생 이 여자 저 여자 유혹하려는 거죠!”그녀의 눈에 원망과 질책의 빛이 들어찼다. 또한 짙은 실망감도.목현수는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표정으로 그런 그녀를 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2화 신혼여행인가요?

    성연은 수시로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음식을 먹으면서 성연이 농담처럼 물었다.“사형, 사형은 미스 샤넬과 언제 결혼할 거예요? 이번에 돌아왔으니 부모님을 만나 뵈어야 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예쁜 미인이 아무런 명분도 없이 사형을 따라다니는 걸 모른 척할 수 있어요?”성연은 그저 슬쩍 물어보았을 뿐이다.지난번에도 물어봤지만 매번 이 문제를 회피하는 목현수였기에.“곧 할 거야. 다음 달 즈음에 돌아가서 결혼할 거야.”그런데 목현수가 이렇게 대답할 줄은 정말 몰랐던 성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무진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옆에서 목현수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두 달이면 목현수가 유부남이 된다는 말이지?’‘엄밀히 말해 지금 미스 샤넬은 목현수의 약혼녀.’‘이제는 목현수도 더 이상 성연이에게 매달릴 수 없다는 거지.’무진은 이제야 정말 위기감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그도 옆에서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그럼 이게 신혼여행인가요?” 그 말을 들은 목현수가 눈을 치켜 떴다.‘하, 내가 강무진 네 놈의 얄팍한 생각을 모르는 줄 알아?’‘성연이를 내가 뺏을까 봐 겁이 났던 거 아니야?’‘이제 내가 결혼한다고 하니 강무진의 태도가 완전히 변했어.’“그런 셈이지요.” 목현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무진은 찻잔을 들어올려 차를 한 모금 마시는 척하며 자꾸만 벌어지는 입을 슬쩍 가렸다.주문했던 음식들을 다 먹자, 디저트가 나왔다.이 음식점의 주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A국 특유의 디저트였다.미스 샤넬은 방금 먹은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놀랄 만큼 맛있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녀를 더 놀라게 하는 것이 아직 남아 있었다.디저트로 나온 이 케익들.동물을 본떠 동그랗게 만든 모양이 무척 사랑스러웠다.미스 샤넬은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포크를 들었다.“이 케익들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뭐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성연이 손을 흔들었다.“모두 먹는 것들이에요. 미스 샤넬. 많은 생각하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1화 정말 맛있어요

    “너네 A국의 경치가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진작부터 와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현수 씨한테 데리고 가달라고 졸랐죠. 첫 번 째로 성연 씨를 보러 온 거예요.” 미스 샤넬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어떤 의미에서는, 목현수가 자신을 A국으로 데려온 것 자체가 자신을 인정한 거라고 생각하는 미스 샤넬.미스 샤넬이 따라온 걸 본 무진은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성연의 허리에 감겨 있던 팔이 아무 내색 없이 슬그머니 풀렸다.미스 샤넬과 성연이 다정한 모습으로 앞장서 걸었다.목현수와 무진이 그 뒤를 따라 걸었다.서로를 싫어하는 두 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입을 열지 않았다.공항 밖을 나온 사람들은 모두 무진이 준비한 차량에 탑승했다.무진은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아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음식점으로 데려갔다.북성에서 아주 유명한 음식점인 이 곳은 언제나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하지만 이곳의 VIP고객인 무진은 얼굴을 보이자마자 곧바로 특실을 준비해 주었다.음식점의 총지배인이 직접 메뉴판을 가져와서 무진 일행의 주문을 받았다.살짝 허리를 숙인 채 아주 정중한 자세로 지배인이 말했다.“강 대표님, 최근 저희가 아주 참신한 신 메뉴 하나를 선보였는데, 평이 아주 좋습니다. 한번 맛보시겠습니까?”“이곳의 특선 메뉴들을 하나씩 내오세요.” 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지배인이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말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바로 가서 준비하겠습니다.”특실 안에는 성연과 무진이 나란히 앉고, 그 맞은편에 샤넬과 목현수가 나란히 앉았다.북성이 처음이라 연신 두리번거리던 미스 샤넬은 흥분한 음성으로 말했다.“이게 바로 A국 스타일? 정말 예뻐요. 유럽과는 정말 다르군요.”“미스 샤넬, 여기가 마음에 들면 자주 오세요.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해요. 특히 미스 샤넬 같이 아름다운 외국 여성에게는 더요.” 성연이 미스 샤넬에게 차를 한 잔 따라 주며 놀리듯이 말했다.성연의 칭찬에 미스 샤넬은 좀 쑥스러운 표정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0화 서프라이즈?

    “정말요?”“비행기 시간을 알려주면, 제가 그 시간에 마중 나갈게요.”전화를 받다가 의자에서 일어선 성연의 음성에 기쁨이 철철 넘쳐 흘렀다.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던 무진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폰 건너편 음성이 남자 같은데...’무진이 무의식 중에 한마디를 꺼냈다.“누구?”성연이 재빨리 대답했다.“사형인데 벌서 북성으로 오는 중이라고 하네요. 나보고 마중나와 달라는데, 무진 씨도 같이 갈래요?”마음이 좀 불편해진 무진이 미간을 찡그렸다.‘그 자식은 왜 또 튀어나오는 거야? 사형이면 사형답게 행동해아지. 왜 자꾸 성연에게 들러붙는 거야?’성연이 혼자 목현수를 마중 나간다면 당연히 마음이 놓이지 않을 터.잠시 고민하던 무진이 이내 대답했다.“음, 내가 같이 가지.”“무진 씨 일은 안 바빠요? 바쁘면 나 혼자 가도 돼요.”그냥 공항으로 사람을 마중하러 가는 것이니 별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고 성연은 생각했다.무진이 바쁜 시간을 짜내 가면서 자신과 함께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괜찮아, 내가 같이 갈게.” 무진이 노트북을 닫았다.고개를 끄덕인 성연이 따라 일어섰다.“시간이 거의 다 됐어요. 우리가 공항에 도착하면 딱 맞을 거예요. 가요.”무진이 성연의 뒤를 따랐다.잠시 후, 북성의 공항.비행기 도착 시간보다 먼저 공항에 도착한 성현과 무진. 목현수가 탑승한 비행기는 아직 착륙하기 전이었다.두 사람은 함께 대합실에서 목현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목말라?” 무진이 물었다.“괜찮아요.” 성연이 고개를 저었다. 무진이 움직이는 순간, 성연은 그가 물을 사러 간다는 것을 알았다.성연이 무진의 팔을 잡아당겼다.“귀찮게 갈 필요 없어요. 우리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사형이 곧 도착할 거예요.”무진이 걸음을 멈추고 대답했다. “그래.”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하던 성연이 투덜거렸다“나올 때가 됐는데...”성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입국 게이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다시 고개를 숙여 시간을 확인하니 바로 목현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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