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연에 대한 성연의 예상이 맞았다.소지연은 절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확실히 곧바로 움직임이 있었다.소지연 갑자기 성연을 찾아와 식사에 초대하며 기어코 성연에게 밥을 사겠다고 했다.소지연이 웃으며 말했다.“성연 씨, 지난번에 초대하고 싶었지만, 성연 씨가 시간이 없다고 했잖아요. 오늘 보니, 성연 씨 게임을 하고 있으니 시간 있죠?”그 말은 이제 거절할 이유가 성연에게 없다는 것.소지연은 이미 집으로 방문한 상태.뭐라고 거절하든 성연이 가지 않으면 말이 좀 안 되는 상황이다.게다가 성연은 무진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전적으로 강무진 때문이었다. 그래서 성연이 소지연에게 대답했다.“한끼 식사일 뿐이니까, 모처럼 소지연 씨가 여기로 왔으니 내가 가는 게 맞겠죠.”소지연이 저 멀리서 여기까지 달려온 까닭이 바로 자신에게 밥 한 끼 사려는 것이라니.그 말은 성연도 믿지 않았다.그러나 소지연이 무슨 목적으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성연의 승낙을 들은 소지연의 얼굴에 웃음이 더 진해졌다.“그럼 이렇게 해요. 오늘 내가 차를 몰고 왔으니까 내 차를 타고 같이 가요.”성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같은 장소에 가는데 누구의 차를 타든 무슨 차이가 있을까.소지연의 차에 탄 성연은 바로 뒷좌석에 앉아 소지연과의 거리를 벌렸다.가는 동안 두 사람 중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레스토랑에 도착한 후, 소지연이 장소 선택에 일가견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주변 환경이 아주 깔끔하면서도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곳이었다.만약 오늘 함께 온 사람이 소지연이 아니었다면, 이곳을 아주 좋아했을 것이라고 성연은 생각했다.자리에 앉자 소지연이 메뉴를 성연에게 내밀었다.“성연 씨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네. 성연 씨가 직접 주문해요. 사양할 필요 전혀 없어요.”성연은 앞에 있는 메뉴판은 건드리지도 않은 채 말했다.“나는 뭐든지 다 괜찮으니까 소지연 씨가 주문하세요.”“아이참, 성연 씨는 무진 오빠의 약혼녀예요.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소지연은 술을 한 잔씩 마셨다. 결국 그녀의 얼굴은 새빨개져 이미 취한 듯이 보였다.성연의 안색이 변한 것을 본 소지연은 속으로 기뻤다.‘역시, 송성연, 신경이 쓰이겠지?’자신과 강무진의 관계는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다. 영원히. 소지연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채 정신이 없는 척하며 말했다.“성연 씨, 나 취해서 솔직하게 한 말이니 신경 쓰지 말아요.”성연 또한 이를 갈며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괜찮아요, 신경 안 써요.”술에 취했다는 핑계로 소지연은 성연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무진 오빠와 성연 씨 정말 잘 어울려요. 무진 오빠의 성격이 성연 씨와 잘 맞나봐요. 무진 오빠, 예전에는 그 많은 여자들 모두 마음에 두지 않더니, 성연 씨한테는 신경을 쓰네요.”소지연은 마치 무진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마치 무진의 과거에 함께 한 자신이 무진을 대표할 수 있는 것처럼.이런 표현방식이 성연은 무척 싫었다.설령 소지연의 말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해도, 성연은 여전히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무진 오빠 부모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무진 오빠 혼자 WS그룹을 책임져야 했어요. 아무도 몰라요. 오빠가 얼마나 대단한 지, 성연 씨는 당연히 몰라요. 이렇게 오랫동안 표면적으로 WS그룹을 경영하는 사람은 할머니였지만, 사실 무진 오빠가 뒤에서 관리하고 있었어요. 회사는 오빠 손에서 일사불란하게 성장해서, 과거 그 누구도 닿지 못했던 높이까지 올라갔어요. 무진 오빠에게 더 필요한 사람은 옆에서 잘 보좌할 수 있는 여자예요.”이 말을 하며 소지연은 성연을 뚫어져라 응시했다.마치 성연은 무진에게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듯이.사실, 소지연의 생각은 바로 그랬다.무진의 가슴속에는 큰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이후 무진의 지위는 지금과 비교할 수도 없을 것이다.강무진은 WS그룹을 이끌고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다.그러나 송성연이 무진의 곁에 남아 있으면, 그저 거추장스럽기만 할 뿐이다. 전혀 도움
성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좋은 마음을 가진 게 아닌 소지연에게 고맙다고 과장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자신은 정말 그렇게 도량이 넓지 않았다.근데 소지연은 술을 핑계로 미친 척 연기했다.이런 말 저런 말들을 하면서 벌써 술을 반 병이나 마셨다.도수가 꽤 높은 술인데 말이다.성연에게 바로 대답을 듣지 못하자, 소지연은 잠시 멈칫했다가 다시 혼자 늘어놓기 시작했다.“성연 씨는 모르죠? 내가 무진 오빠와 스킨십을 할 뻔했던 거.” 그 시절을 회상하는 소지연의 눈에 그리움의 빛이 어렸다.‘맞아,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나와 무진 오빠만 있고 아무도 없던 그때로.’강무진은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고, 모든 염원이었다.강무진을 쫓아 가려고 죽을 힘을 다했다.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인가? 무진이 마음을 다른 여자에게 줘버리지 않았냐는 말이다.그러니 소지연이 어떻게 참을 수 있겠나?분명 무진의 옆 자리는 자신의 것이었다.성연보다 무진을 안 지 더 오래되었다. 또 오랫동안 계획을 세우고 기회만 기다렸다.그런데 자신이 없는 동안에 송성연이라는 계집애가 나타나 자신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소지연의 성격은 평상시 절대 송성연 같지 않았다.그러나 강무진에게 송성연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고 나니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송성연을 강무진의 곁에서 조금씩 뽑아내야 했다.성연은 소지연이 또 무엇을 하려는 지 알 수가 없었다.그저 턱을 괴고서 무료한 표정으로 소지연을 응시하기만 한 채 입을 열지 않았다.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소지연도 그 전처럼 즐겁게 떠들었다.어차피 이 말들 역시 소지연이 일부러 성연에게 들려주려던 것이다.“18살 때, 학교에서 몇몇 애들이 나를 쫓아다니며 괴롭히고 술도 강제로 먹였어요. 당시 무진 오빠가 나를 위해 모두 쫓아내 줬죠. 그런데 그때 비가 와서 무진 오빠와 나는 나란히 건물 처마 밑에서 앉아 비를 피했어요. 무진 오빠가 코트를 벗어서 나에게 주었고요. 무진 오빠를 냉담한 사람이라고 생각지 말아요. 사실 속마음은 무척 따
성연이 보인 반응과 행동을 통해 소지연은 결국 성연이 쉽게 만만하게 대할 수 있는 하찮은 인물이 아님을 알게 됐다.아니 오히려 다루기 힘든 상대였다.원래 시골 촌뜨기에 불과한 계집애라 나약하기 그지없어서 두세 마디 말이면 쉽게 무너뜨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약혼자가 다른 여자와 그처럼 친밀한 스킨십을 했다는 말을 듣는다면 심리적으로 견딜 수 없을 터였다.어쩌면 집에 돌아가서 강무진과 크게 다툴 수도 있었다.강무진은 억지 부리는 여자를 가장 싫어한다. 그때 두 사람이 진짜 싸우기라도 한다면, 자신이 그 빈틈을 뚫고 들어가 무진을 위로할 계획이었다. 덩달아 자신의 장점을 무진이 알게 하면서.그러나 소지연은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고, 송성연을 과소평가했다.분명히 모든 것을 자신이 계획했었다. 하나하나 빠짐없이 연결되도록 계획했지만, 송성연에 의해 실패했다. 정말 말도 안되게.어쩐지 방미정이 성연 앞에서 찌그러져 실의에 빠진 채 포기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게 이해가 갔다. 또 강무진이 직접 처리한 것도.정말 창피하기 짝이 없다.만약 자신이었다면, 그처럼 어리숙하게 일을 벌여 송성연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았을 것이다.방미정은 겉으로는 송성연을 겨냥한 것이지만, 뒤로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강무진에게 맞서 그의 권위에 도전한 것이 아닌가?‘그러니 그런 꼴이 된 거지.’소지연은 그들보다 훨씬 똑똑했다.방미정이 귀국하여 벌인 소동은 자신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자신은 강무진과 죽마고우일 뿐만 아니라 방미정도 잘 알았다.어렸을 때, 두 사람은 같은 남자에게 미쳐 있었기 때문에 소지연은 방미정을 계속 지켜보았다.본래 방미정이 강무진과 파혼하고 출국함으로써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방미정이 뜻밖에 강무진을 되찾기 위해 귀국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그러나 그래도 괜찮았다. 송성연이 자신을 대신해서 방미정을 치워 주었으니, 오히려 자신의 일을 덜게 된 셈이었다.자신은 귀국한 후에 송성연 한
소지연의 행방을 놓친 수하들은 즉시 비밀 아지트에 가서 성연에게 상황을 보고했다.자책감을 느끼는 수하의 음성이 휴대폰 저편에서 들렸다.“문주님 죄송합니다. 제가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해서 그 여자를 놓쳤습니다.”“놓쳤으면 됐다. 다음에는 더 주의해.” 성연은 수하를 책망하지 않았다.“문주님, 감사합니다.” 성연에게서 책망의 말이 나오지 않자 수하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전화를 끊은 성연은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소지연, 계략이 뛰어나고 또 아주 신중한 사람이라고 속으로 감탄했다.상식적으로 평범한 회사 임원인 소지연이 유럽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강한 경계심을 가지는 것은 말이 안되었다.게다가 자신의 수하들에 대해서는 성연만큼 잘 알 수도 없었다.수하들이 나서면 당연히 쉽사리 들키지 않을 터였다.그래서 여러 가지 상황들을 봤을 때, 소지연이라는 사람은 절대 간단한 인물이 아니었다.만약 소지연이 자신의 수하들을 따돌리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테지. 그럼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니까.‘그처럼 급하게 사람을 따돌린다? 그러니 더 의심스러워.’성연은 자기도 모르게 소지연에게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생각했다.지난번 리조트에서 있었던 일부터 이번 일까지.무진은 아마도 소지연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고 어떠한 태도도 표시하지 않았을 것이다.아마도 소지연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성연은 머리가 좀 아팠다. 연이은 일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한 것 같았다.집에 돌아온 무진은 소파에서 양반다리를 한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성연을 보았다.무진이 걸어가서 성연을 품에 안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무진의 음성을 들은 성연이 고개를 들었다. 벗어나려 버둥거리지 않고 무진의 품에 얌전하게 있었다.잠시 말이 없던 성연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무진 씨 생각에, 소지연 씨는 어떤 사람이에요?”잠시 무진은 멍했다.“소지연은 내 친구지.
소지연은 며칠 내내 기다렸다. 마침내 적당한 시기가 되자 아주 은밀하게 미스터 제이슨을 만났다.두 사람이 만난 장소는 고급 회관이었다.강명기가 개인적 사업으로 키운 이곳은 큰 집과 강무진의 이목을 피할 수 있었다.여기서 만나면 절대 안전하고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것이다.미스터 제이슨이 소지연과 만난다고 하자, 강명기가 미스터 제이슨에게 은밀히 이 장소를 제공했다.미스터 제이슨은 강명기처럼 눈치 빠른 사람을 좋아한다.통제하기 좋고,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야망도 있는 사람이라야 그를 움직일 수 있었다.만약 시일이 좀 지난다면 은성그룹은 정말 WS그룹을 앞지를 것이다. 그럼 이익을 얻는 이는 미스터 제이슨뿐이다.미스터 제이슨이 강무진과 손을 잡지 않은 까닭은 강무진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을 누를 정도로.그리고 그가 제기한 요구와 뒤로 돈을 버는 은밀한 거래를 강무진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게다가, 미스터 제이슨 생각에 강무진 혼자서는 마음대로 수 없어 보였다.강무진의 뒤에는 아주 융통성 없는 안금여 회장이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제안에 동의할 리가 없었다.미스터 제이슨 또한 자신의 가족들과 상의해서 내린 결론이었다.모두들 강명기와 손을 잡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중론을 모았다.소지연이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미스터 제이슨은 이미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미스터 제이슨은 소지연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최근 이 나라의 다도를 즐기게 되며 차를 우리는 법까지 조금 배운 그는 소지연에게 자신이 직접 우린 차를 따라 주었다.소지연은 차 한 모금을 입에 살짝 머금었다. 은은한 차 향이 입속으로 스며들며 입안을 가득 채웠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미스터 제이슨, 과연 천재다우시군요. 뭐든지 빨리 배우시네요.”“과찬이십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났을 뿐이에요.” 미스터 제이슨이 겸손하게 웃었다.소지연은 차를 마시며 주변 인테리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시선을 들어 한 바퀴 둘러본 후에 소지연이 말했다.“못
미스터 제이슨은 소지연의 요구가 너무 간단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냥 여자아이일 뿐 아냐? 떼어내는 건 식은 죽 먹기지.’이건 아무런 조건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미스터 제이슨은 소지연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렇게 간단하다고요? 다른 부분 보수는 예전에 약속한 대로?”소지연이 냉소하며 말했다.“네, 천 억 주세요.”소지연 생각에 송성연은 절대 대처하기 쉬운 연적이 아니었다.자신은 공개적으로 송성연에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무진이 자신을 미워하면 안되니까.‘하지만 미스터 제이슨이 손을 쓴다면 달라지지.’외부 사람들의 수단은 방미정이 전에 썼던 것 같은 소꿉놀이와는 다르다.MS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만만한 이들이 아니었다. 모두 진짜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었다.이번에는 송성연도 절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이런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강무진은 쉽게 자신을 의심하지 못할 터.결국 무진이 보기에, 자신은 ‘충심’이 가득한 직원이 틀림없었다!무진은 아마 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그에게 줄곧 남다른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미스터 제이슨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그러죠, 그럼 미스 소, 우리의 협력이 유쾌하기를 바랍니다.”그가 일어서서 손을 내밀었다.소지연도 일어서서 살짝 손끝만 내밀어 미스터 제이슨과 악수를 했다.“서로 윈윈하는 협력이 되기를 바랍니다.”만약 송성연이 무진의 곁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기를 바라지 않았다면, 소지연은 절대 미스터 제이슨과 합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손이 더럽혀지는 걸 원하지는 않으니까.그녀 혼자 힘으로는 이 일을 성공시킬 수 없었다.이런 때에 미스터 제이슨이 소지연에게 손을 내밀었다. 소지연 또한 집에서 많은 고민을 한 뒤에 승낙했다.다시 자리에 앉은 미스터 제이슨이 소지연에게 농담을 던졌다.“미스 소, 내가 보기에 강씨 집안의 다른 두 사람도 걸출한 인재들이에요. 그들도 미스 소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던데, 왜 고려하지 않습니까?”눈썹을 찌푸린 소지연은 미스
성연은 물건을 사러 백화점에 갈 생각이라고 무진에게 말했다.그러자 무진이 성연을 불러 말했다. “잠깐만, 너랑 같이 갈 경호원 몇 명을 붙여 줄게.”그러더니 무진은 성연의 옷차림을 살피더니 앞섶의 주름이 진 부분을 펴주었다.성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됐어요, 그냥 편하게 몇 개 사러 가는 것뿐이에요. 금방 돌아올 거예요.”성연은 쇼핑하러 갈 때 경호원이 따라다니는 게 너무 싫었다.마치 자신을 감시하는 것 같아서.그런 행위가 성연은 몹시 싫었다.“지금 미스터 제이슨이 아직 북성에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마음이 안 놓여. 경호원들이 너를 따라가게 해. 모두 네 말 잘 들을 거야. 절대 방해하지도 않을 거고. 내가 안심할 수 있게 해 줘.” 무진은 다소 애원하는 듯한 의논조로 성연에게 말했다.무진은 정말 성연이 염려스러웠다.지금 저들은 자신에게 손을 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대는 것까지 피하기는 어려웠다.할머니 안금여 회장이든 고모 강운경의 곁이든 무진은 모두 경호원을 보내 보호하게 했다.지금 자신이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대상이 성연이다.무진이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이런 말투를 쓴 적이 있었나?성연은 무진이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그런다는 사실을 알았다.그래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았어요.”어차피 경호원 몇 명이면, 자신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무진의 권유로 성연은 경호원과 함께 백화점에 갔다.가는 길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마침 교외로 나갔다가 시내로 향하던 참이었다.차체가 갑자기 흔들리자, 성연의 경계심이 즉각 발동했다.“왜 그래요?” 성연이 앞에서 운전하는 경호원에게 물었다.마음속으로 몰래 생각했다.‘설마 재수없는 것은 아니겠지? 외출하자마자 누군에게 찔려 죽는다든지?’경호원이 공손하게 대답했다.“작은 사모님, 누가 우리 차를 들이받은 것 같습니다. 내려가 보겠습니다.”성연은 이건 너무 작위적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무진의 당부를 떠올리니
연계진의 환하게 웃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무진이 정말 참석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러 도발하기 위해서 초청장을 보냈는데, 무진이 와도 망신만 당할 뿐이라는 걸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무진의 표정에 드러난 자신감과 얼굴에서 발산되는 담담함, 그리고 시선이 지나가는 곳마다 크고 작은 가문의 자제들이 잇달아 머리를 숙이는 장면들.의심의 여지없이 연계진에게 진정한 제왕 앞에서 매수와 포섭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시선도 마주치지 못 하는 것이 바로 무진의 강력한 억지력이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가슴 속에 응어리가 지자, 연계진의 눈빛이 굳어졌다.바로 무진의 앞으로 걸어가자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쳤다. 그러나 무진의 깊은 눈빛 속에는 짙은 경멸이 스쳐 지나갔다.연계진은 화가 났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강 대표께서 와 주셔서 정말 오늘 밤 이 파티를 영광스럽게 해 주셨군요!”“연계진 씨, 당신이 초청장을 보냈으니 제가 반드시 와야지요. 만약 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신을 무서워하는 줄 알겠지요!”무진은 연계진에게 어떤 체면치레도 시켜주지 않고 바로 연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하하, 강 대표께서 중시해 주셔서 저 연계진도 좀 긍지를 느낄 수 있겠습니다.”연계진의 무진의 시선이 계속 충돌하자, 주위의 모든 손님들은 호기심 가득히 주목했다.두 사람의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실내 공기마저 올라가는 듯했다.그러나 은인자중하는 연계전은 무진의 날카로운 눈빛에 계속 맞설 수 없었다.무진의 눈빛이 압박하자, 불편해진 연계진이 시선을 옮기려고 했다.“연계진 씨, 지금은 당신도 꽤 성과를 거둔 편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사업을 잘 관리해야지요. 운성에서는 위세를 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이 말은 경고의 의미가 짙었다.기세에서 패배한 연계진의 안색이 변했지만, 눈빛을 깜빡이더니 곧 웃는 표정을 지었다.웃는 얼굴로 무진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했다.이 순간, 연계진도 자신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다.
진양산과 진혜선의 출현은 일시에 다른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었다.연운그룹에 의탁하기로 결정했지만 강씨 가문에의 미움을 살까 봐 걱정하던 사람들은, 진씨 가문 사람들이 등장하자 일시에 의구심을 떨쳐버렸다.‘진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진혜선 양이 연계진 씨와 결혼한다는 게 사실인 모양이야.’‘이렇게 되면 연씨 가문의 세력은 틀림없이 더욱 공고해질 거야. 어쩌면 정말 WS그룹에 도전할 수 있을 지도 몰라.’여러 손님들이 술잔을 권하며 안부를 묻자, 진양산은 속으로는 거북했지만 그래도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진혜선은 재벌 2세들과 교류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한쪽에 앉아 있었다.“진혜선 씨, 안녕하세요. 저는 연 회장님의 비서 조수경입니다!”진혜선의 앞에 간 조수경은 술잔을 들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진혜선 씨와 한 잔 할 수 있을까요?”미소를 지으면서 진혜선이 재빨리 거절했다.“미안합니다. 제 주량이 좋지 않아서 마시지 않겠어요. 조 비서님은 아주 우수한 분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저를 놀리시는 거죠. 제가 회사 운영에 대한 지식은 조금 알고 있습니다만, 진혜선 씨야말로 정말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셨잖아요. 하지만 과연 진씨 가문이에요. 사람들이 그렇게 뛰어나도 모두 당신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조수경이 웃으면서 하는 말 속에 조롱이 담겨 있다는 걸 진혜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술을 마실 기회조차 주지 않자 조수경은 차갑게 경멸할 뿐이다. ‘세상에는 진혜선이 속세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처럼 소문이 자자하던데 정말 그렇네.’‘이런 여자는 연계진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진혜선 씨, 오늘은 우리 연운그룹에서 한턱내는 날입니다. 만약 필요하신 게 있으면 사양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저를 찾으세요.”조수경은 인사치레로 말한 뒤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조수경 씨는 정말 유능하세요! 사실 저도 조수경 씨야말로 연 회장님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혼약은 정말 제 본의가 아니니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니버설 호텔 8층의 연회장.오늘 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운성 전체의 상류층으로 모두 상장회사의 CEO급이다.파티의 주최자인 연계진은 이런 화려한 느낌에 대단히 만족했다. 끊임없이 각 가문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샴페인잔을 부딪치면서 미래의 협력에 대해 이야기했다.이런 모습은 연계진 자신의 손에 의해서 연씨 가문의 과거 영광이 다시 돌아왔다고 느낄 정도였다.검은색 원피스 차림의 조수경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붉은 입술과 요염한 눈빛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마치 이미 연계진의 부인인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가능한 한 모든 손님들과 접촉하면서 손님들의 마음속에 자신의 인상을 새기기를 원했다.‘그런 인상이 확고해져야 연계진이 진혜선과 결혼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나를 연계진의 진정한 여자라고 인정하게 될 거야.’강한 여자가 된다고 생각하니 조수경의 마음은 즐거웠다.이때 진씨 가문의 현재 가주인 진양산이 성큼성큼 연회장으로 들어섰다.그 뒤로 투 톤의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탁월한 몸매의 진혜선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청년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진혜선은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순간 조수경은 사람들이 자신을 진혜선과 비교했다는 걸 알아차렸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진혜선을 흘겨보았다.‘괜찮아, 연계진은 단지 이익 때문에 저 여자와 혼인할 뿐이지, 정말 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게다가 진혜선이 좋아하는 남자는 강무진이 맞아. 진혜선이야말로 송성연의 경쟁 상대야.’조수경은 마음속으로 진혜선도 마찬가지로 성연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자신과 진혜선이 함께 협력해서 성연을 대처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수경아, 내가 가서 좀 접대할게.” 연계진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어려 있었다.“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조수경은 마음 놓고 연계진의 손목을 놓았다. 결국 진씨 가문 사람이 왔으니 조수경은 잠시 억울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진양산과
병원의 초음파검사실.한 여의사가 화면을 보고 있었고, 성연도 좀 긴장된 표정이었다.“축하해요, 송성연 씨. 아주 건강한 쌍둥이예요! 벌써 한 달 반이나 됐네요.”“우리 병원에 임산부의 지식 수첩이 있으니까 가져가서 많이 보면서 알아두세요. 나중에 우리 병원 산부인과에서 출산하실 생각이라면, 연락처를 드릴 테니까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문의하시면 됩니다.”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의사가 부드럽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성연은 정말 놀랍고 기뻤다. ‘처음부터 바로 쌍둥이를 임신하다니. 하늘이 너무 큰 선물을 주셨어.’‘시간을 따져 보니 무진 씨하고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 임신한 게 분명해.’‘한 번에 임신이 되다니! 무진 씨의 능력도 정말 대단한데!’성연은 또 의사와 의견을 나누었다. 의사인 자신이 난치병에도 대처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는 아직도 배워야 할 지식이 적지 않았다.병원에서 나왔을 때, 성연의 마음은 날아가는 듯했고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할머니와 고모에게 소식을 알려 드리면 기뻐하시면서 어떤 모습을 보이실까?’‘그리고 무진 씨는 또 어떤 반응일까?’서한기는 성연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궁금했지만, 임신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보스, 의사가 중병으로 오진해서 공연히 놀라셨습니까? 왜 이렇게 기뻐하세요?”성연은 어이가 없어 바로 서한기를 째려보면서 입술을 삐죽거렸다.“좀 좋은 생각 좀 할 수 없어?”서한기는 멋쩍게 웃으면서 한참을 생각했지만 그래도 감을 잡지 못했다.“이제 돌아갈까요?”“응, 돌아가. 넌 이제 진성 조직의 대장이니까 앞장서서 무진 씨 근심을 덜어줘야 해. 알겠지?” 성연이 당부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두말없이 승낙한 서한기는 성연을 집으로 돌려보낸 뒤 바로 손건호와 합류하였다. 두 사람은 요즘 그야말로 운성시를 샅샅이 뒤졌다. 어떤 고수가 비밀리에 연계진을 보호하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그러나 연운그룹의 고위 임원들을 포함한 계속된 추적 조사에도 불구
꼭두새벽에 손건호가 별장에 도착했다.성연이 코디한 무진의 정장이 후리후리한 체형에 잘 매치되자, 성연의 두 눈에는 그야말로 하트가 가득했다.‘정말 멋있어, 너무 멋있어!’손건호가 다급한 표정으로 초대장을 건네주었다.“보스, 운성시의 상공회의소에서 보낸 초대장인데, 오늘 저녁 8시에 유니버설 호텔에서의 파티입니다.”무진은 눈길을 주지도 않았다. 이런 초대는 매일 몇 개나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오늘 스케줄에 이건 없지?” 말을 하면서 회사로 출발할 발걸음을 재촉했다.“없습니다.” 손건호는 입을 딱 벌린 채 말을 더듬었다.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린 무진이 눈살을 찌푸리고 손건호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 있으면 빨리 말해. 빙빙 돌리지 말고!”“예!” 손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이겁니다. 오늘 밤 이 파티의 주최자가 연계진의 연운그룹입니다. 그리고 진씨 가문도 참석한다고 합니다!”무진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진씨 가문은 정말 연계진과 같은 길을 가려고 하는 모양이네. 진 백부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진교철 한 명 때문에?’“손 비서, 곧바로 진교철의 국외에서의 모든 이력을 샅샅이 조사해줘! 그리고 파티에 참석하는 걸로 저녁 일정을 바꿔!”무진의 눈빛이 변했고, 그윽하게 빛나는 눈빛에는 형언할 수 없는 예리함이 가득했다.“보스, 왜 참석하시려는 겁니까? 그러면 연계진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닙니까? 보스, 가지 마세요. 연계진에게 보스는 쉽게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손건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무진이 가볍게 웃으면서 손건호의 어깨를 토닥였다.“너는 아직 좀 어려. 연계진 그 인간이 이렇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데 왜 굳이 보냈겠어?”“그럼 이건 연계진이 고의로 도발한 겁니까?”고개를 끄덕이며 거실에서 나온 무진은 벤틀리를 향해 걸어갔다.손건호가 얼른 차문을 열어준 뒤 바로 운전석에 올랐다.2층 안방에서 남편이 떠나는 모습
연운그룹 빌딩 회장실.연계진은 명문가의 두 자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의 가문은 모두 WS그룹 자회사에 납품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전 선생님과 임 선생님께서 가문의 사람들을 설득해서 상품을 우리 연운그룹에 조달할 수 있다면, WS그룹의 가격보다 30%를 더 쳐서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전혀 이익을 보지 않고 모두 당신들에게 양보하는 거나 한가지입니다.”연계진의 가늘고 긴 두 눈이 웃는 듯 마는 듯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두 부잣집 도련님들은 크게 동요한 게 분명했다. 30%의 이윤이라면 대충 계산해도 1년에 20억 원이 넘는 이익이 더 생길 것이다.이런 이익이라면 그들은 당연히 집안 어른들 앞에서 내세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기만 한다고 자신들을 욕하지 못할 것이다.“연 회장님,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며칠의 시간을 더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일단 좋은 소식이 있으면 즉시 회장님께 연락 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연계진이 이렇게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은 WS그룹과 한 판 겨뤄보겠다는 게 분명했다. 만약 WS그룹과 등을 돌리게 된다면 결과는 아주 심각할 것이다.“그렇게 하세요. 가문의 발전에 관한 큰일이니까 두 분은 돌아가서 잘 협상해 보세요. 절대 가족들의 화목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연계진은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여유로운 모습으로 말했다. 그의 온몸에는 제왕의 기세가 가득해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연계진을 믿게 되었다.두 부잣집 도련님이 나가자, 조수경의 마음은 크게 동요하면서 연계진을 대하는 눈빛은 반작거렸다.‘과거에 강무진에게 꽂혔을 때는 강무진이야말로 비즈니스의 제왕이라고 생각했어.’그러나 이제는 연계진도 이렇게 사람을 매혹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강무진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라서 원한을 풀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서 돕고 싶었다.‘물론 송성
이른 아침, 샤넬의 전화를 받은 성연은 임신기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연이 전통 지식들을 가르쳐 주자, 샤넬은 어리둥절하게 들으면서 목현수에게 받아 적도록 했다.“샤넬, 이건 현수 사형도 다 알아요. 사실 당신이 직접 물어보면 되는데 굳이 내게 물어볼 필요가 있어요?”성연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샤넬이 크게 웃는 소리를 듣고서야 비로소 샤넬이 뽐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무진은 최근 양대 조직의 부하들을 모두 모은 뒤에 훈련을 실시했다.손건호와 서한기는 서로 팀장 자리를 놓고 한바탕 겨뤘다.서로 치열하게 경합하자 결국 무진이 나서서 두 사람이 교대로 팀장을 맡고 한 달에 한 번 교대하도록 조치했다. 이번 달에는 서한기가 팀장을 맡도록 하자, 부팀장이 된 손건호는 불만이 가득했다.최종적으로 합친 조직의 이름은 무진과 성연의 이름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따서 ‘진성’으로 정했다.성연은 이 명칭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진성의 이름은 곧 전국, 나아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해외의 수많은 조직에서는 보스들이 분분히 부하들에게 앞으로 ‘진성’을 만나면 처벌하지 않을 테니까 임무를 바로 포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이렇게 많은 준비를 한 진성의 첫 임무는 당연히 연계진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다.“무진 씨, 이건 너무 사소한 일에 조직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거 아니에요? 한 가문에 불과한 연씨 가문이 대단한 무력을 보유할 정도는 아니잖아요?”성연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무진에게 물었다.“나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적은 드러나지 않았고 우리는 드러난 상태야. 나는 더 이상 당신에게 어떤 위험도 없기를 원해. 그래서 안전을 확보하려고 조사하는 거야.”최근 한동안 무진은 운성시 전체에서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전개되었고, 중견 기업의 기업가들과 일부 가문들도 연계진의 포섭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약속한 이익이 매혹적이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매수되었다.물론 거절하는 쪽이 더 많았다. 그들은 모두WS그룹의 든든한 지원군으
이른 아침, 연계진은 최근에 구입한 운성의 저택 침실에 있었다.잠에서 깬 조수경은 손에 시가를 든 연계진이 창문 앞에 선 채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헐렁하고 섹시한 잠옷 차림의 조수경이 고양이처럼 가볍게 남자의 뒤로 다가가서 껴안았다.조수경은 이 남자의 능력은 무진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다.‘이 남자는 성연에게 복수하겠다는 내 소원을 반드시 실현시킬 수 있을 거야.’고개를 숙여 자신을 껴안은 두 손을 보는 연계진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입가에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일어났네!”“계진 씨, 정말로 진혜선과 결혼할 거예요?”이 남자를 따라다니면서 소원을 이루기만 하면 된다고 일찌감치 자신에게 다짐했지만, 스킨십이 있게 되자 조수경도 다소 감성적이게 되었다.몸을 돌린 연계진의 두 눈에는 순식간에 따뜻함이 가득했다. 손에 든 시가를 끄고는 돌아서서 활짝 웃으면서 조수경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이건 반드시 해야 해. 진씨 가문의 실력은 WS그룹의 모든 지지 세력 중에서 가장 강력해. 진씨 가문과 혼인할 수만 있다면, 연씨 가문이 강씨 가문을 이겨서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야!”남자는 마치 7, 8살 정도의 여자아이를 위로하는 것처럼 천천히 완곡하게 말했다.조수경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당신 말을 따를 테니까 나를 잊지만 않으면 돼요!”연계진은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웃었다.“그럴 리가. 내 가장 큰 조력자인 당신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내가 왜 가장 먼저 당신을 찾았겠어?”약속을 받자 조수경은 흡족했다.오늘이 계획 실행을 시작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송성연, 결혼했다고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 너에게 가장 심각한 일격을 날려 줄게!”옷을 갈아입고 선글라스와 모자를 쓴 조수경이 총총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연계진의 비서 서진아가 조수경을 그 감옥으로 안내하는 일을 책임질 것이다.한 시간 남짓 달려서 운성시 북쪽의 한 작은 도시에 도착했다.조수경은 절차에 따라서 접견실에서 송아연
“혜선 언니는 승낙했어요?”성연은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진혜선의 눈빛에 걱정이 드러났지만 곧바로 웃으면서 숨겼다.“아직 승낙하지 않았어. 하지만 무진이도 알겠지만 나는 집안의 결정을 거역할 수 없어. 당연히 두 사람의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거야.”“무진 씨보고 이 모든 걸 막아달라는 말이에요?”성연은 갑자기 뭔가 불편한 느낌이 솟아나는 걸 느꼈다.‘이건 결국 진혜선 자신의 혼사야. 내 남편이 다른 여자의 혼사에 간섭하는 건 어쨌든 좀 이상한 걸.’무진은 줄곧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진씨 가문에서 뜻밖에도 연씨 가문과 가깝게 지내기로 결정할 줄은 몰랐어. 연계진은 도대체 어떤 좋은 점을 약속한 걸까?’‘두 집안이 이미 이렇게 오랫동안 연합하면서, 진씨 가문은 줄곧 기꺼이 강씨 가문의 거대한 조력자가 되어 주었어. 원래 진상철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자립해서 가문을 이끌 수 있었지. 아니면 WS그룹에서 나오는 진씨 가문의 이익을 차단할 수도 있었지만, 그때 진씨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걸 선택하지 않았어.’‘지금 갑자기 태도를 바꾸다니, 이건 정말 너무 이상한데.’무진의 마음을 한순간에 간파한 듯 진혜선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무진아, 진씨 가문에는 두 일가가 있다는 걸 잊지 마. 우리 장남 일가는 과거에 줄곧 차남 일가를 눌렀기 때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강씨 가문과 함께 할 수 있었어. 그러나 최근 차남 일가에서 진교철이라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 나왔어. 진교철이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 해외에서 돌아왔는데, 이번에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 일가와 관계를 끊겠다는 거야.”“형제 간의 반목으로 가문을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우리 아버지는, 진교철의 요구에 동의하고는 나보고 연계진과 혼인하라고 하셨어. 아무튼 이번에는 정말 네가 나를 도와주면 좋겠어.”이렇게 직접적인 진혜선의 SOS 요청에 무진은 다소 놀란 듯했다. ‘진혜선은 평소에 성숙하고 침착한 여장부의 모습을 보였어. 정말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이렇게 먼저 내게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