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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수고는 무슨...”

하은설은 어색하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건데요.”

....

마리아는 심유진이 이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심유진은 어쩔 수 없이 원래 아파트로 돌아가 그녀를 기다려야 했다.

김욱은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하은설의 차를 몰고 나왔다. 그는 아파트 아래 구석 쪽에서 자리를 잡았다.

마리아는 아파트에 도착하자마자 심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심유진은 1층에서 잠시 시간을 때우다가 방금 나온 것처럼 연기했다. 그녀는 하이힐을 신은 채 총총걸음으로 달아나갔다.

심유진이 차에 탄 후 마리아는 몸을 돌려 뒷좌석에서 M 로고가 찍힌 종이봉투를 그녀에게 건넸다.

“너무 일찍 불러내서 아침밥도 못 먹었죠? 제가 오는 길에 먹을 것도 좀 사 왔어요.”

심유진은 사양했다.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 이미 집에서 아침밥을 먹었어요.”

심유진은 이런 출처가 불분명한 음식을 먹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네?”

마리아는 얼떨떨해하더니 말했다.

“조금 더 먹어요. 아직 따뜻한데! 아니면 커피라도 마실래요?”

“진짜 괜찮아요.”

심유진은 다시 한번 단호하게 거절했다.

“저는 아침에 이미 많이 먹어서 배불러요.”

“그래요.”

마리아는 마지못해 음식을 다시 뒷좌석에 놓았다.

그녀는 차에 시동을 걸고는 심유진한테 물었다.

“어떻게 가는지 알아요?”

심유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휴대폰을 꺼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갈까요? 제가 사실 방향 감각이 좀 없어요.”

마리아는 미리 말해두었다.

“잠시 후에 제가 길을 잘못 들어서도 욕하지 말아줘요.”

심유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마도 마리아가 길을 잘못 들어설 계획인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것과 정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 잘못 들어섰네!”

마리아는 당황한 것처럼 소리쳤지만, 그녀의 손과 발은 일사불란했다.

심유진은 김욱이 뒤따라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조급해 하지 않았다.

이내 내비게이션은 새 경로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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