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3화

허택양이었다.

허택양의 머리, 팔, 다리는 두터운 석고로 둘러싸였고 얼굴에도 파란 멍 자국이 있었는데 이는 하은설이 병원에서 본 모습과 일치했다.

“은설아, 얘를 찾는 거야?”

허택양은 음침하게 웃었다. 허택양의 말이 끝나자 아까 하은설을 “엄마”라고 부르던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여자아이는 그의 손을 붙잡고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엄마~”

여자아이는 하은설을 다시 불렀다.

하은설은 대답할 수 없었다.

허택양은 아이의 손을 잡고 그녀에게 다가왔다.

“은설아, 얘를 봐봐.”

“우리 딸이야.”

하은설은 여자아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너무 귀엽지 않아?”

허택양이 물었다.

하은설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허택양은 웃었다.

“나도 그래.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자아이는 허택양의 웃음과 함께 다시 사라졌다.

하은설은 깜짝 놀라며 다급히 물었다.

“내 딸은 어디 있어요?”

“죽었어.”

허택양의 표정은 무섭게 돌변했다.

“허태준이 죽였어! 은설아, 기억해! 우리 딸은 허태준이 죽인 거야!”

“허태준?”

하은설은 곰곰이 생각했다.

이런 일이 확실히 일어난 것 같았다.

하은설이 넘어질 때 허태준의 담담했던 얼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급히 하은설에게 손을 내밀었었다.

“허태준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하은설은 진지하게 허택양에게 말했다.

“나 혼자 조심하지 않아 넘어진 거예요. 허태준은 나를 구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어요.”

“허태준 탓이야!”

허택양은 더욱 화가 났다.

“은설아, 잊은 거야? 허태준과 심유진 때문에 우리가 이 꼴이 된걸! 내 꼴을 봐!”

허택양은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 온몸의 상처는 다 허태준이 때린 거야! 나를 감옥으로 보내려 하고 있어! 나를 죽이려 하고 있다고!”

하은설은 땅을 짚고 힘겹게 일어나려 했다.

“아니에요.”

하은설은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이렇게 된 건 그 누구의 탓도 아니에요. 당신...”

하은설은 얼굴빛이 변하더니 두 손으로 그의 목을 눌렀다.

“당신, 허택양!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나를 속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