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5화

심유진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 하은설은 계속하여 허태준에게 말했다.

“유진이가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산후 조리할 때까지 엄청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때 유진이가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에 서툴렀어요. 학교도 다녀야 해서 고생이 많았죠. 배가 많이 불러서 학교에 다니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집에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기다렸어요.”

“우리 둘 다 아이에는 경험이 없었죠. 제가 많은 레시피를 찾아봐도 손재간이 없어서 유진이가 내가 한 보양식은 입에 대질 않았죠.”

여기까지 말하고 하은설은 심유진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게 보양식이야?”

이 주제에 대해 심유진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네가 나를 일부러 학대하는 줄 알겠어!”

“이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을 봤나! 아무리 맛이 없어도 너를 위해 한 음식인데, 맛있게 먹어주면 어디 덧나냐?”

하은설이 발끈했다.

“너도 직접 먹어 봤잖아. 내가 거짓말하면 네가 믿을 수 있어?”

심유진은 지지 않고 답했다.

두 여인이 말싸움이 끝이 보이질 않자 허태준은 마음이 급했다.

“됐어요, 그 이야기는 하지 말아요.”

심유진과 하은설은 서로를 째려보며 고개를 반대로 돌렸다. 그 모습은 마치 초등학생들 같았다.

허태준은 급하게 화제를 돌리려 입을 열었다.

“잠시 뒤에 은설 씨의 퇴원 준비를 할게요. 어디로 돌아갈 거예요? 오피스텔? 아니면 우리 집으로?”

“오피스텔!”

“우리 집!”

심유진과 하은설은 동시에 답했으나 내용은 확연히 달랐다.

“우리 집으로 가자.”

심유진의 말투는 제법 강경했다.

“네가 싫다면 너를 납치래서라도 데려갈 거야!”

“너무 하는 거 아니야?”

하은설은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식이면 허택양이랑 다를 게 뭐가 있어?”

말이 끝나자 병실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하은설은 어쩔 바를 몰라 하며 젓가락을 만지작거리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유진아, 미안해. 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 오해 하지 말아 줘.”

“응.”

심유진은 허택양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 답했다.

**

하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