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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엄마인 심유진을 만났을 때보다 훨씬 더 기뻐하며 흥분하는 듯했다.

기분 탓일까? 심유진은 질투가 난 듯 이간질을 하려고 했다.

“별아, 그렇게 좋아? 근데 엄마가 알기로는 조금 전 외할아버지 댁에서는 외할아버지가 세상 제일 좋다며 한 것 같은데. 아빠보다는 외할아버지가 더 좋다고 별이가 그러지 않았어?”

하지만 그녀의 의도와 달리 별이도 허태준도 낚지 않았다.

별이는 아주 당당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외할아버지는 우리 집안의 어른이잖아요. 별이는 손자로서 당연히 기쁘게 해드릴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조리 정연하게 말하는 별이의 모습에 허태준은 절로 흐뭇했다.

사랑이 듬뿍 담긴 손길로 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별이 말이 맞아. 아주 잘했어.”

허태준의 칭찬까지 등에 업은 별이는 점점 어깨가 으쓱거렸다.

지금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심유진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

“그럼, 엄마가 좋아 아니면 아빠가 좋아?”

“엄마요.”

별이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고민 일도 없이 바로.

“엄마, 이 질문만 벌써 몇 번째인지 아세요?”

같은 질문을 여러 번이나 하고 있는 심유진이 언짢아 별이는 숨김없이 자기의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음…”

훅 치고 들어오는 질문에 심유진은 잠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한 번도 아니고 이미 여러 번 물어본 듯 기억이 새물새물 떠올랐다.

아들한테 이런 소리를 들으니 다소 체면이 깎이는 듯했다.

“내가 한 번을 하든 두 번을 하든 그게 무슨 상관인데? 엄마는 앞으로 별이한테 계속 물어볼 거야. 우리 아들 귀가 닳도록 물어볼 거라고.”

심유진은 별이의 귀를 살포시 잡아당기며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별이는 입만 삐죽거리며 허태준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참, 여자들이란… 우리 아빠 힘들겠어요.”

그러자 허태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덩달아 속삭였다.

“그러니 앞으로 엄마 말씀 잘 들어. 아빠 좀 덜 힘들게.”

“아이고, 이게 누구야? 우리 별이 아니야?”

이때 살짝 어색해진 분위기를 깨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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