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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왜 그러는 거예요?”

의혹이 가득한 얼굴로 하은설은 질문 공세를 더해갔다.

“억울 하지도 않아요? 하루라도 빨리 죄명 씻어내고 싶지 않아요?”

“난…”

허택양은 이를 악물더니 그나마 좀 더 쉬운 길을 택하기로 했다.

“괜찮을 거야. 감옥에 얼마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너만 괜찮다면 나 좀 기다려 줄래? 감옥에서 나오는 대로 찾아갈게. 우리 세 식구 단란하게 살 수 있게끔 내가 노력할게. 나 때문에 너까지 피해 보는 건 싫어. 허태준을 상대로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네가 고소하잖아? 아마 배로 갚아주고 말 거야.”

그 말을 듣고 하은설은 한참 동안 침묵하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마침내 스스로 침묵을 깨며 그렇게 하기로 했다.

“당신 말대로 해요.”

이윽고 자기 배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모성애를 드러냈다.

“아가야, 엄마랑 같이 아빠 기다리자.”

자기 말대로 하겠다는 하은설의 말을 듣고 허택양은 그제야 숨이 제대로 쉬어졌다.

“돌아가서 심유진이랑 다시 화해해.”

“내가 들어가고 나면 적어도 널 보살펴 줄 수는 있잖아. 난 그냥 너랑 우리 아이가 건강하고 평온하게 지냈으면 해. 그래야 나도 안에서 살맛이 나지 않겠어?”

“근데 그들이 당신한테 한 짓만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나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도 태어날 건데, 그들 때문에 아빠 얼굴도 보지 못하잖아요.”

하은설은 여전히 불만이 가득했다.

“자주 보러 오면 되지 않을까? 아이 데리고 오면 되잖아.”

그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복수 계획도 어느 정도 틀이 맞혀진 듯했다.

“그래요.”

하은설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심유진이랑 화해 하는 건 좀 뒤로 할게요. 당장은 얼굴도 못볼 거 같아요. 보자마자 바로 귀싸대기 날릴 것 같거든요.”

그러자 허택양은 그녀의 손을 어루만지며 천천히 타일렀다.

“그래도 되는데 너무 미루지는 마. 임신한 몸으로 홀로 지내는 건 시름이 놓이지 않아. 가능한 한 심유진 집으로 가서 같이 지내게 가장 좋을 것 같아. 적어도 널 돌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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