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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심유진은 회사에 오자마자 김욱의 전화를 받게 된다.

“나 도착했어. 각 부서 팀장한테 한 시간 뒤에 회의한다고 전해.”

“오빠, 벌써 돌아왔어?”

심유진은 이상하기만 했다.

월요일 아침 일찍 해외로 떠났는데, 그곳에서 이틀도 있지 않고 돌아온 것이다.

“갑자기 일이 좀 생겼어.”

김욱의 목소리는 그리 좋지 않았다.

“자세한 건 돌아가서 얘기하자.”

“알았어.”

덩달아 신경이 곤두선 심유진은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회의 통지에 관한 이메일을 팀장들한테 보냈다.

한 시간 뒤, 김욱은 말한 대로 회사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달려온 것이라 미처 슈트로 갈아입을 겨를도 없었다.

평소와 달리 케주얼한 복장으로 딱딱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졌다.

한 치의 오차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신체 조건으로 길쭉한 다리를 내디디고 있다.

그에 비해 다리가 그리 길지 않은 루씨는 종종걸음으로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 선명한 대조가 이뤄지면서 왠지 모르게 처량해 보이기도 했다.

그와 반대로 김욱은 여느 때보다 멋지고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일만 하고 있던 여성 직원들도 저도 모르게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시야가 정화되고 짧은 순간이었다.

다들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는 차가운 얼굴로 심유진의 책상을 두드렸다.

“회의실로.”

심유진은 미리 준비해 두었던 자료들을 챙겨 들고 전전긍긍하며 뒤따라 들어갔다.

예상한 것과 마찬가지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비즈니스로 해외로 갔었던 김욱은 도착하자마자 문전박대를 당하게 되었다.

만나기로 한 바이어가 갑자기 후회하면서 연락조차 닿을 수 없었다.

그쪽 비서를 통해 여러 번 시도를 해보았으나 수 없는 이유로 거절하기 바빴다.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 김욱은 어느 한 친구로부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모어에서 그가 오기 전에 낮은 가격으로 그 고객을 꼬드겼고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다면 앞으로 여러모로 이익이 될 것이라며 약속까지 했다고 했다.

하여 김욱은 바로 귀국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블루항공은 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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