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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허태준은 순간 황홀한 기분을 느꼈다.

비록 이곳에 머무르려는 마음을 품고 오긴 했지만, 그녀가 이렇게 선뜻 자고 가라고 대답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정신을 차린 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올라오는 입술을 애써 누르며 무표정한 얼굴로 병실을 둘러보았다. "간이침대 하나밖에 없잖아, 아주머니는..."

"간호사에게 침대를 추가하라고 하면 돼요." 심유진이 침대 머리맡의 호출기에 닿을 정도로 손을 길게 뻗으며 말했다.

'침대 추가'는 허태준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

비록 같은 방에 같이 있더라도 그는 잠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그는 그녀와 함께할 수 있었다.

특히 VIP 병실은 침대를 추가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간호사가 침대를 밀어 오던 중 어슬렁거리다 돌아온 진 아주머니와 부딪혔다.

진 아주머니가 급히 다가가 물었다. "뭐하는 거예요?"

간호사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침대를 추가하는 중이예요."

"침대는 왜요?" 진 아주머니는 순간, 허태준을 바라보더니 얼른 말했다.

"병실에 넣지 마요!" 그녀는 간호사를 붙잡고 말했다. "그냥 문 앞에 놔두세요!"

간호사가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왜요?"

"밖에서 자려고요!" 진 아주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침대를 다시 밖으로 밀어냈다. "방이 이렇게 작은데 침대를 3개나 어떻게 놔요, 너무 비좁아요!"

간호사는 상관이 없었다, 어쨌든 그들은 침대를 제공했다. 심유진이 급히 목을 길게 빼고 바깥을 향해 소리쳤다. "아주머니, 안으로 들어오세요! 밖이 얼마나 추운데요!"

밤에는 기온이 떨어진다. 병원 곳곳에 에어컨이 있지만, 복도는 병실보다 훨씬 따뜻하지 않다.

진 아주머니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됐어요! 제가 이불 단단히 덮으면 돼요!"

그녀는 얼른 침대 두 개를 바꿨다. "이 침대 새 것이예요." 그녀는 허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새 것이니까 안심하고 쓰세요."

허태준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진 아주머니는 허태준이 입고 온 더러운 옷을 안고 세탁실로 향했다. 병실에 또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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