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갑자기 뛰어놀란 심유진은 얼른 시선을 거두었다.그녀는 애써 마음을 진정하며 드라마에 집중했다.허태준은 이메일을 확인하던 중 '시간여행' 영화에 관한 촬영 프로젝트 기획안을 확인했다.'시간여행'은 번성이 지난해 출간한 소설로, 그의 전작 '웜홀'의 판매 기록을 깨고 각종 각색에 대한 판권이 CY 그룹으로 넘어갔다.'웜홀'과 달리 이번 '시간여행'에서는 CY 그룹이 번성 본인에게 직접 시나리오를 맡겼고, 시나리오가 완성되자 곧 캐스팅에 들어간다.'웜홀' 대성공으로 CY 그룹은 '시간여행'에도 매우 중시했다. 그래서 기획안을 한 번 바꿀 때마다 허태준에게 제출해 직접 그의 의견을 들었다.허태준은 심유진이 신경 쓰였던 나머지 아주 천천히 기획안을 훑어보았다.그렇다고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그는 카톡으로 촬영 총책임자를 찾아 물었다. "시간여행의 개봉 예상 시기가 전보다 1년 늦춰졌던데, 왜죠?"예정대로라면 영화 촬영과 제작에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였다, 공교롭게 내년 크리스마스에 개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개봉 시기가 내후년으로 바뀌었다.진작부터 그의 질문을 예상했는지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답했다. "대표님, 사실 최근에 희열 엔터가 할리우드의 투자로 '마스 이미그레이션'을 먼저 촬영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희 촬영 스케줄과 겹칩니다. 업계에서 두 IP에 대한 평가 중 '마스 이미그레이션'이 '시간여행'보다 폭발적인 흥행을 할 거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웜홀'을 뛰어넘는 게 목표지만 '마스 이미그레이션'과 정면에서 승부를 볼 경우,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이룩할 것 같습니다."허아리의 납치 사건 이후, 허아리은 희열 엔터에 관한 관심이 CY 그룹을 넘어섰다. 그곳에 무슨 풍파가 생기면, 그는 제일 먼저 알 수 있다.심훈이 '마스 이미그레이션' 촬영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도 들었다."일정을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허태준의 눈에 묘한 경멸감이 스쳐 지났다.그는 드림 파라다이스가 왜 희열 엔터와 협력하려고 하는지
김욱의 요구는 허태준한테 너무나도 쉬운 요구였다.“바람잡이를 좀 해줘야겠습니다—CY에서 올해 찍을 >은 드림 파라다이스와 합작할 예정이라구요.”CY가 >을 사들였을 때 기세가 상당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소문을 들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욱이 알게 된데에 대해 허태준은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더 의외인것은 김욱이 드림 파라다이스를 언급한 것이었다.허태준은 드림 파라다이스라는 회사에 대해 상당히 익숙하였다.>이라는 영화를 찍을 때 허태준은 후기 제작팀의 선정에 있어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다—물론 드림 파라다이스와 LY레전드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나중에 마침 LY레전드에서 제작한CG영화가 상영을 하면서 국내에서 흥행을 하였다.회사 경영진에서는 이참에 LY레전드로 확정을 지었다.쌍방은 유쾌하게 합작을 하였고 >도 또한번의 흥행을 거두면서 이번 >의 후기제작도 자연히 LY레전드에 맡겼다.“우리는 이미 LY레전드와 계약을 맺었습니다.”허태준은 난감해하면서 이마를 찌푸렸다.도움이 될수만 있다면 김욱이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다 해도 자연히 도울 것이다.다만...“진짜로 드림 파라다이스와 합작을 하라는것이 아닙니다.”김욱은 설명을 했다.“이렇게 말씀 드리죠—심훈이 당신들과 드림 파라다이스가 합작을 한다고 생각하게끔 하면 됩니다.”심훈?허태준은 이마를 더욱 찌푸렸다.그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희열엔터가 찍고 있는 >은 드림 파라다이스와의 합작을 앞두고 있는것 같았다. 김욱이 그렇게 하라고 하는것은 혹시 그 일을 무마시키려고?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LY레전드와 먼저 말을 맞춰야겠습니다.”허태준은 말했다.진짜가 아니라 해도 합작 파트너의 기분을 고려해야 했다. 상대방이 오해를 하게 되면 이쪽도 힘들어지게 된다.**LY레전드의 CEO는 말이 잘 통했다.허태준은 홍보에 필요하다고만 했는데 상대방은 그가 드림 파라다이스와 합작한다는 마케팅전략에 동
심유진은 더욱 화가 났다.“아니! 뭐라는거예요!”허태준의 입꼬리는 더 올라갔다.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그녀는 아직 그를 관심하고 있구나. 참 좋다.허태준이 문어구에 서있기에—그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서있기만 해도 심유진은 불편했다. 그래서 진아주머니더러 몸을 빨리 닦으라고 했다.밖의 번개와 우뢰는 드디어 조용해졌다. 비도 점점 작아졌다.하지만 전기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병원을 제외하고 근처의 빌딩은 불빛하나 없었다.허태준은 베란다와 욕실창문을 한번 검사하고 다 잠긴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심유진은 아직 티비를 보고 있었다. 티비를 제외하면 할수 있는 일이 없었다.“잘거예요?”그녀는 허태준한테 물었다.허태준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반문을 했다.“당신은?”“잘거예요.”심유진은 하품을 하고는 티비를 껐다.허태준은 가까이 다가가 그녀가 편히 누울수 있게 침대를 내려줬다.“뭐 더 필요한거라도 있어?”그는 침대끝에서부터 침대머리쪽으로 다가가 침대의 펜스를 짚으면서 천천히 몸을 숙였다.심유진의 몸은 그의 접근에 점점 경직 되었다.“없어요. 고마워요.”그녀는 웃었지만 시선은 바쁘게 움직여 한시도 그의 얼굴에 머무르지 못했다.허태준도 그녀의 황급함을 주의하지 못한것은 아니다.그녀는 어쩔줄 몰라하면서 억지로 진정한척 하는데 그 모습은 귀엽기만 했다. 그는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심유진.”그는 입을 열고 한숨을 쉬듯 몽롱하고 나른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심유진의 몸은 흠칫했다. 전전긍긍하면서 대답했다.“왜요?”그녀는 조심스럽게 눈을 돌렸다. 그의 깊이를 가늠할수조차 없는 눈을 바라보니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마음속 깊이에서부터 난데없이 공포감이 올라왔다. 그녀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였다.“진짜로 필요한게 없어요. 빨리 가서 자요! 저도 피곤해서 먼저 잘게요.”연속 말을 뱉어내고 그녀는 억지로 눈을 감았다.허태준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왜 이렇게 귀여워.”그의 눈속에서 흘러나오
심유진은 이 목소리가 얼마만인지 기억나지 않았다.매일 생각해서 환각이 생길 지경이었다.가끔 별이가 그녀의 귀에 대고 “엄마”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것만 같았다. 밝은 목소리, 기쁜 목소리, 우울한 목소리, 슬픈 목소리...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다 허상이라는것을.하지만 지금은 아니다.“일하고 있어요?”별이는 의혹에 가득 찬 말투로 시험삼아 물었다.심유진은 허태준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뚫어지게 보았다. 너무 노려보았는지 눈앞이 모호해졌다.“그럼.”허태준은 곁눈질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별이와 얘기하는 그 여느때처럼 부드러웠다.“아...”별이는 긴장하면서 말끝을 흐렸다.“그럼...나중에 또 걸게요~”별이는 매일 이시간에 허태준과 영상통화를 했다. 그래서 자연히 허태준이 지금도 한가할거라고 생각했다.“아니야.”허태준은 별이를 제지시켰다. 그리고 화제를 이끌었다.“오늘 유치원에서 재미있는 일이 없었어?”“오늘 주디선생님이 칭찬해 주셨어요!”별이는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봐도 우쭐대는 모습이었다.허태준의 눈빛은 부드러워졌다.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물었다.“왜?”“날개를 다친 작은 새를 주었어요! 날지도 못해서 너무 불쌍했어요! 그래서 의무실에 데려가서 의사선생님더러 상처를 처리하게 하고 나무로 집도 만들어 줬어요! 주디선생님이 제가 착하다고 했고 제가 나무집도 예쁘게 만들었다고 했어요!”별이는 헤실거리면서 웃었다.“사진도 찍었는데 보여줄게요!”별이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허태준의 핸드폰은 진동하였다. 사진이 전송되었나보다.심유진의 마음은 간질거렸다. 그녀는 열심히 목을 늘려보려 했지만 너무 멀어 모호한 색깔밖에 볼수 없었다.“아빠, 보여요?”별이는 물었다.허태준의 입꼬리는 더욱 올라갔다.“봤어.”그는 별이가 보내준 사진을 한참 바라보았다.“예뻐요?”별이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허태준은 웃으면서 낮고 부드럽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별이가 만든건데 예쁘지 그럼.”별이는
그는 종이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그렇게 보고싶으면 차라리 사실대로 얘기해주지 그래.”그러면 이렇게 숨길 필요없이 별이와 영상통화를 마음껏 할수 있을텐데.“안돼요.”심유진은 칼같이 거절했다.별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다른 아이들은 차사고나 다리가 끊어졌다는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별이는 똑똑히 알고 있다.“저때문에 걱정하는게 싫어요.”그들은 바다를 두고 멀리 있었다. 그녀는 절때 하은설더러 별이를 데려오라고 할수 없다. 그래서 별이는 조급하기만 할뿐이다. 매일 그녀때문에 생각이 많아질수도 있다.그녀는 그렇게 되는것이 싫었다.그녀의 유일한 소망은 별이가 아무 생각없이 행복하고 유쾌하게 매일을 보내는것이다.허태준은 그녀의 외로움을 똑똑히 보았다.그는 하마트면 그녀를 미국의 병원으로 보내겠다고 말할뻔 했다.그는 전용기가 있어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를 이동하는것쯤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그녀가 그렇게 간다면 아예 돌아오지 않을것이라는것을 알기에 그는 그렇게 할수 없었다.그는 그녀를 못보낸다. 6년전처럼 매일 그녀의 사진만 바라보면서 세월을 보낼수는 없다.그는 그녀가 옆에 있어야 했다. 살아있는 그대로, 온도가 있는 그대로.그래서 그는 한시라도 급히 그들사이에 있는 장애를 없애야 했고 그녀의 근심을 털어버려야 했다.심씨가족은...그 첫번째가 될것이다.“부탁 하나 해도 되나요?”심유진의 갑작스런 말소리는 허태준더러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얘기해.”“저녁에 별로 일이 없으면 병원에 와줄수 있나요? 별이와 통화할때...옆에서 듣고싶어요.”심유진은 애절한 눈빛으로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말했다.“그래.”그는 지금의 심정을 말로 형용할수 없었다—제일 큰 감정은 기쁨이었고 걱정도 조금 있었다.앞으로 각종 핑계거리로 그녀를 찾아오지 않아도 되지만 매일 이리로 온다면 육윤엽이 그를 더 못마땅하게 생각할가봐 걱정이 되었다.**한바탕
경주는 큰 도시였기에 폭우가 그치자마자 교통이 회복되고 공전시설도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아침 여덟시가 넘자 육윤엽은 급급히 김욱을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여전히 달게 자고 있는 허태준을 간호침대에서 끄집어내면서 내쫓았다.“허대표님 이제 가보셔도 됩니다.”허태준은 두시간도 자지 못해서 피곤함에 두눈이 떠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등을 곧게 폈다. 하지만 멍하니 침대끝에 앉아있어 그모습은 귀엽기만 했다.심유진은 보다못해 육윤엽을 타일렀다.“더 자게 내버려두세요.”하지만 그녀의 사정은 육윤엽의 질투를 더욱 거세게 불러일으켰다.하지만 그는 거절할수 없어 한걸음 물러섰다.“옆방이 비어있지? 간호사한테 얘기해서 거기 가서 자게하면 되겠네.”자신의 자상함을 나타내기 위하여 육윤엽은 한마디 더 했다.“여기에서 얘기하는게 자는데 방해가 되니까.”심유진은 그의 제의가 괜찮은듯 싶었다.그들이 묵는곳은 VIP룸이어서 가격이 비쌌다. 일반병실이 차지 않은 상황에는 거의 사람들이 없으니 자원을 남용하는 일도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수락하기도 전에 허태준은 완전히 깼다.“아니예요.”그의 몽롱한 두눈은 맑게 빛났다. 그는 두손을 몸옆에 짚고 힘을 써서 몸을 침대에서 일으켰다.“바로 돌아갈게요.”그가 어제저녁에 갈아입은 옷은 진아주머니가 이미 세탁방에 가져가서 깨끗하게 빨고 건조한 뒤 가져왔다.병원의 세탁방은 외부의 세탁소처럼 전문이 아니었기에 진아주머니가 조심하지 않은 사이에 그 비싼 수공 셔츠는 주름이 갔다.허태준은 이마를 찌푸렸다.심유진은 그의 성질머리를 알기에 그가 진아주머니한테 화를 낼까봐 핑계를 찾아 진아주머니를 내보냈다.진아주머니는 손을 비비면서 나가려던 찰나 허태준한테 잡혔다.“진아주머니.”그는 온화한 얼굴로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면서 공손하게 말했다.“수고하셨습니다.”진아주머니는 칭찬에 어쩔줄 몰라했다. 그래서 연신 손사레를 치면서 말했다.“아, 아닙니다!”허태준은 옷을 안고 욕실에 가서 갈아입고 나왔다.같은
허태준의 조수는 병원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어제저녁에 전 시의 대부분이 정전을 하여 교통은 마비가 되었다. 그들은 같이 회사에서 나와 차를 탔는데 절반쯤 왔을때 이미 물에 젖어 시동이 꺼졌다.그날은 비가 억수로 쏟아졌었다.허태준은 조수의 말림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는 빗속으로 사라졌다. 조수만 차에 덩그러니 혼자 남겨졌다.그는 제자리에서 지게차를 세시간 가까이 기다려서야 겨우 몸을 뺄수 있었다.오늘 아침 일찍 그는 또 허태준한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그더러 차를 끌고 데리러 오라는 전화였다. 오는길에 속옷부터 겉옷까지 새로 한세트 사달라는 부탁도 받았다.허태준은 뒷좌석에 앉았다. 조수는 조수석에 놓여진 쇼핑백 몇개를 건네주었다.“허대표님, 옷가지들을 챙겼습니다.”허태준은 새셔츠와 정장까지 갈아입고 쭈글해진 입고 있던 옷을 옆에 두었다.차에서 내릴때 조수가 물었다.“허대표님, 이 옷들은 차에 그대로 둘까요?”허태준은 차갑게 대답했다.“다 버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허태준은 >프로젝트 사람들을 모아 미팅을 주최했다. 그리고 자신의 LY 레전드와 드림 파라다이스와 합작을 하려는 타산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영화는 인지도가 필요했다. 이러한 타산은 제작사의 이익에 손상을 주지 않을수 있기 때문에 모두한테 다 이득이 될 일이었다. 그래서 회의에서 그 누구도 반대의견을 내놓지 않았다.허태준은 경고를 했다.“이번 홍보계획은 대외에 절때적으로 비밀입니다. 누가 묻거든 얘기해줄수 없다고 답변을 하세요.”그렇지 않으면 중도에 망치게 될 것이다.점심 열두시쯤 김욱한테서 전화가 왔다. 허태준한테 계획대로 행동하라는 알림전화였다.허태준은 김욱이 줬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전화기너머에는 프랭크와 심훈이 로얄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이번 경주행은 프랭크가 바쁜 와중에 시간을 짜낸것이기 때문에 두날밤밖에 머무를수 없었다. 심훈은 그의 스케줄을 알아보고 그를 바래줄겸 그와 식사를 하겠다는 제의를 했다.프랭크는 거절할
허태준은 영어로 얘기를 했지만 음색때문에 심훈은 단번에 허태준인것을 알아차렸다.심훈의 술은 단번에 깼다.프랭크는 심훈의 긴장을 눈치채지 못한척 하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허태준한테 말했다.“죄송합니다. 지금은 전화를 하기 좀 그렇습니다. 내일 시간이 되시면 로열호텔로 오세요. 여덟시전에 오신다면 반시간정도 내어줄수 있습니다.”“네.”허태준은 아량이 상당히 넓었다. 프랭크의 태도에 전혀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그럼 내일오전에 보죠.”프랭크는 말을 마치고는 허태준의 작별인사도 듣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심훈은 그의 태도에 두눈이 휘둥그래졌다.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허씨집안 그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허태준한테 이렇게 대하는 사람이 없었다.한참을 멍해있다가 심훈은 웃으면서 물었다.“후기도 귀사에서 제작하는건가요?”프랭크가 허태준한테 하대하는것을 보자 심훈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그래서 프랭크한테 그 어떠한 신체접촉도 하지 못했다. 프랭크가 불쾌해할가봐여서였다.프랭크는 이마를 찌푸리면서 귀찮은듯한 표정을 지었다.“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습니다.”그는 말했다.“아직 저희의 계획안에 없습니다. 하지만 CY그룹의 허대표님이 요즘 계속 연락을 해옵니다. 솔직히 단순히 후기를 제작하기보다 저는 투자자가 되어 영화의 제작과정에 참여하는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저희의 수익도 제고될수 있으니까요.”심훈은 급히 말했다.“제가 이미 국내 탑티어 배우들과 얘기를 했습니다. 그들도 에 상당한 흥취를 보이고 있습니다. 감독은 스티븐·딜리오로 정하고 싶은데 프랭크선생님이 얘기를 좀 해주실수 있을까요?”스티븐·딜리오는 HW의 이름이 자자한 감독중 하나였다. 그는 판타지류를 특히 잘 찍었다. 드림 파라다이스에서 요근래 제작한 판타지영화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인포메이션은 정남일이 어제 하루를 꼬박 새면서 작성한 드림 파다이스에 대한 조사보고에서 추출한 내용이다.요즘 국내 영화업계는 경기가 좋지 않았다. 흥행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