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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창 밖에는 큰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구르릉거리고, 때때로 번개가 창을 스쳐 지나갔다.

뉴스에 의하면, 이 폭우는 30년 만에 한 번 오는 폭우라고 한다. 경주의 여러 곳이 물이 잠기고 교통이 마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육윤엽은 어젯밤에 호텔로 돌아갔고 업무가 생기는 바람에 오늘 아침 일찍 다시 왔다. 정오가 다 된 시간이었으나 김욱은 어디에도 없었다.

심유진은 걱정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휴대폰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폐기 처분되었다. 김욱은 그녀를 대신해 이직에 관련된 일련의 일을 도왔을 뿐, 새로운 휴대폰을 사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그들과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다.

진 아주머니는 대걸레를 씻고 욕실에서 나와 베란다를 지나면서 아래층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감개무량한 듯 "쯧쯧" 하고 두 번 소리 내면서 희한한 표정을 지었다. "주차장이 다 잠겼네!"

심유진은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아주머니, 저희 오빠한테 연락 좀 해주시겠어요?" 그녀는 진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진 아주머니는 주머니에서 자신의 폴더폰을 꺼냈다. "예."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을 보고 나서야 김욱의 번호를 찾았다.

전화는 연결되었지만, 신호가 좋지 못했던 탓에 목소리가 끊겼다.

김욱은 한 마디도 여러 번 반복했고 진 아주머니는 그제야 그가 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알아들었다.

"유진이한테 무슨 일 생겼어요?" 김욱이 조급하게 물었다.

"아니, 아니에요!" 진 아주머니는 손을 흔들며 핸드폰을 그녀에게 건넸다. "직접 말하세요!"

심유진은 김욱에게 물었다. "지금 어디야?"

김욱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았다. "우리 아직 호텔이야,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주차장에 물이 차서 들어갈 수 없어. 택시도 안 잡히고.. 병원에는 밤늦게 도착할 것 같아."

그들이 소식을 들은 심유진은 그나마 마음이 안정되었다.

"난 아주머니랑 있을 테니까 호텔에 그냥 있어. 밖에 나오지 말고." 그녀가 당부했다.

"일단 지켜봐야지." 김욱은 결코 그녀의 제안을 승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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