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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네.”

심연희는 그의 카리스마에 깜짝 놀랐는지 조금 전과 달리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쪽 상황 체크할 수 있게 연락 끊지 마.”

하지만 허태준이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로 쾅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심연희는 기겁하며 비명을 질렀다.

“악! 들어왔어요!”

심유진은 깜짝 놀라 허태준의 당부는 잊고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화장실로 뛰어가려고 했다.

“우리 빨리 가서 구해요!”

하지만 이윽고 허태준이 그녀를 도로 잡아당겼다.

허태준은 그녀에게 휴대폰을 돌려주며 어깨를 누르더니 허리 숙여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내 말 들어, 지금 바로 나가. 심연희 씨 아무 일 없게 할게.”

그는 심유진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그의 말에 그녀의 심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

허태준과 여형민은 화장실로 돌아왔다.

왼쪽 문은 이미 열렸고 입구를 지키는 사람은 두 명밖에 남지 않았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죄다 안으로 들어갔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그들은 심연희의 울부짖는 소리와 남자들의 방자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언니! 구해줘!”

“언니 불러도 소용없어! 오빠라고 부르면 내가 예뻐해 줄 수도 있는데!”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악!”

허태준과 여형민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동시에 계단을 밟았다.

문밖을 지키고 있던 두 사람은 인기척을 느끼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오는 사람이 남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허태준과 여형민이 그들 앞으로 걸어가자 그제야 다시 고개를 들었다.

“눈멀었어? 남자 화장실은 맞은 편에 있는 거 안 보여?”

빨간 머리 깡패가 입에 담배를 문 채 짜증 난 듯 욕설을 퍼부었다.

숨 막히는 전자담배 연기가 몽땅 허태준의 얼굴을 향해 뿜어졌다. 그 속에는 짙은 알코올 향도 섞여 있어 허태준은 짜증 난 듯 뒤로 물러서더니 다리를 뻗어 그를 힘 있게 걷어찼다.

빨간 머리 깡패는 배를 움켜잡은 채 바닥을 굴러다니며 고통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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