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진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초설’의 위로를 들으면 마음속의 불안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는 느낌이 들었다.“원아는 이미 내 곁에 없으니 이제 영은이 빨리 낫기만을 바랄 뿐이야.”영은이 입원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희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영은은 병원을 아주 싫어해서 비싼 VIP 1인 병실을 잡아 주어도 있고 싶지 않다고 했다.게다가 병원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임영은도 한때 유명한 스타였으니, 누군가 임영은이 입원한 것을 보고 문소남에게 알려줄까 봐 걱정되었다.원아는 주희진의 탄식을 들으며 더
문소남은 어린 시절을 보육원에서 보냈고, 문씨 가문에 들어온 후에 장인숙은 자기 아들을 사랑해 주기보다는 오히려 채은서와 싸우는 카드로 여겼다.“내가 보기에는 문 어르신도 그렇게 쉽게 새 손자며느리를 아무렇게나 받아들일 수 있는 분이 아니야. 그걸 통해서도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우리 원아가 정말 훌륭한 아이라는 거지.”임문정은 자기도 모르게 원아를 칭찬했다.비록 자기 친딸은 나쁜 사람에게 통제되고 있지만, 변함없이 문소남과 주희진을 위해 끊임없이 일하고 있었다.임문정 눈에도 자기 친딸 원아가 정말 순탄치 못한 인생을
주희진은 식탁 옆에 앉아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임문정을 바라보았다. “기분이 좋다고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나요?”“그냥 우리 사위를 보니까 매우 기뻐서.” 임문정은 일부러 소남을 언급했다.주희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왜, 여보, 당신은 기분이 안 좋아?” 임문정이 다시 물었다.“기분은 좋죠. 근데 아이들이 오지 않아서 좀 보고 싶어서요.”주희진은 방금 전까지 줄곧 아이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보고 싶었다.“죄송해요, 장모님.” 소남은 그 말을 듣자 일단 사과했다.“오늘 장인어
“장모님, 괜찮습니다. 시간도 늦었으니 저희는 먼저 돌아가겠습니다. 해장국은 장인어른께 끓여주세요.”소남이 말했다. 그는 술을 많이 마셔서인지 말도 많아졌다.“말도 안 돼!” 주희진은 눈살을 찌푸렸다.‘소남이도 많이 마셨는데...’“제가 운전하는 게 아니니까 괜찮아요.”소남은 원아를 보며 일어섰다. 그는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지 않게 차분했다.이를 본 주희진도 어쩔 수 없이 소남을 보내주기로 했다. “그래, 알았어. 그럼 돌아가는 길은 꼭 조심해야 한다.”“네, 장인어른, 장모님, 안녕히 계세요.”소남이 말했다
차가 멈추자, 소남은 살짝 눈을 떴다.“도착했어요?”“네, 다 왔습니다, 대표님, 혼자 내리실 수 있겠어요?”원아가 물었다. 그는 술을 마셨기 때문에 혼자 걸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았다.“만약 혼자 내릴 수 없으면, 날 차 안에서 하룻밤 재울 거예요?” 소남은 아무런 동작도 하지 않고 계속 차에서 앉아 눈을 반쯤 가늘게 뜨고 원아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아니요.” 원아는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제가 부축해 드릴게요.”“아니요.” 소남은 몸을 곧게 펴고 안전벨트를 풀고 차문을 열고 내렸다.원아는 눈썹을 살짝
‘이렇게 잠자면 몸이 꽤 불편할 것 같은데...’그녀는 다시 앞으로 다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제가 옷을 벗겨드릴 테니 좀 더 편하게 주무세요.”소남이 눈을 떴을 때 침실의 불빛이 좀 눈부셨다. 그는 술에 취해 흐릿한 눈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물었다.“다 벗겨줄 거야?”“...”원아는 소남이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소남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몸을 뒤척이며 불편한 척했다.원아는 앞으로 나아가 몸을 숙였다. “외투를 벗겨 드릴게요.”소남은 단추가 풀리는 소리와 지퍼가 내려가는
원아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소남 씨 분명히 술에 취했어.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강한 남자가 어떻게 자신의 그런 마음 아픈 과거를 드러낼 수 있을까?’‘내가 예전에 원아였을 때도 소남 씨의 이런 연약한 모습은 본 적이 없고...’“예성이가 일찍 태어났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소남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당시에 채은서가 줄곧 아이를 임신하지 못하자 장인숙은 소남을 보육원에서 찾아와 문현만 앞으로 데려가 그 길로 문씨 가문의 장남이 되었다. 만약 그때 문예성이 있었다면 소남은
지금 소남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원아는 소남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소남의 숨결은, 냄새가 나쁘지 않은 술 냄새와 섞여 있었고, 동시에 원아를 약간 취한 듯이 멍하게 만들었다.원아는 작은 소리로 하품을 했다.소남의 곁에서 그녀는 마치 자신이 만든 수면 보조제보다 더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너무 졸려서 자고 싶어졌다.그러나 손을 잡힌 원아는 생각 끝에 침대 옆에 엎드리기로 했다.소남이 깊이 잠든 후에 다시 침실로 돌아가서 자야겠다고 생각했다.원아는 생각하다가 침대 옆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