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잠자면 몸이 꽤 불편할 것 같은데...’그녀는 다시 앞으로 다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제가 옷을 벗겨드릴 테니 좀 더 편하게 주무세요.”소남이 눈을 떴을 때 침실의 불빛이 좀 눈부셨다. 그는 술에 취해 흐릿한 눈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물었다.“다 벗겨줄 거야?”“...”원아는 소남이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소남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몸을 뒤척이며 불편한 척했다.원아는 앞으로 나아가 몸을 숙였다. “외투를 벗겨 드릴게요.”소남은 단추가 풀리는 소리와 지퍼가 내려가는
원아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소남 씨 분명히 술에 취했어.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강한 남자가 어떻게 자신의 그런 마음 아픈 과거를 드러낼 수 있을까?’‘내가 예전에 원아였을 때도 소남 씨의 이런 연약한 모습은 본 적이 없고...’“예성이가 일찍 태어났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소남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당시에 채은서가 줄곧 아이를 임신하지 못하자 장인숙은 소남을 보육원에서 찾아와 문현만 앞으로 데려가 그 길로 문씨 가문의 장남이 되었다. 만약 그때 문예성이 있었다면 소남은
지금 소남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원아는 소남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소남의 숨결은, 냄새가 나쁘지 않은 술 냄새와 섞여 있었고, 동시에 원아를 약간 취한 듯이 멍하게 만들었다.원아는 작은 소리로 하품을 했다.소남의 곁에서 그녀는 마치 자신이 만든 수면 보조제보다 더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너무 졸려서 자고 싶어졌다.그러나 손을 잡힌 원아는 생각 끝에 침대 옆에 엎드리기로 했다.소남이 깊이 잠든 후에 다시 침실로 돌아가서 자야겠다고 생각했다.원아는 생각하다가 침대 옆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
원아의 몸은 마치 병이 난 것처럼 열이 나고 자기도 모르게 뜨거워졌다.하지만 자신은 병이 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진짜 원인을 따지자면 바로 부끄러워서였다...예전에 자신은 아침저녁으로 소남을 마주했고 아주 친밀했지만, 지금은 이미 3년의 공백기가 있었다.설령 매일매일 그리워했다고 해도 지금의 이런 갑작스러운 친밀감은 자신을 적응할 수 없게 했다. 원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소남이 알게 되면 자신이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그녀는 소남을 바라
“고마워요.”이전에 소남은 늘 식탁 옆에 가만히 앉아 가정부가 음식을 내놓기를 기다린 후 가족들과 함께 식사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원아는 소남이 컵을 들고 앉아 마시려 할 때 말했다.“식감이 별로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가 제한되어서 그래요.”소남은 주스를 마시는 동작을 멈칫한 채 말했다.“괜찮아요.”‘원아가 만들어준 건데 독이 들었더라도 흔쾌히 마셨을 거야.’‘더군다나 원아가 날 해칠 리는 없으니까.’그는 고개를 젖히고 컵 안의 주스를 한번에 다 마셨다.원아는 그가 숙
오현자는 주방을 나와 식탁에 있는 그릇과 접시를 치우다가 원아가 소남을 따라 나가지 않은 것을 보았다.“교수님, 오늘도 출근 않으시는 거예요?”“아니에요. 조금 있다가 갈 거예요.” 원아는 알렉세이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지금 꺼져 있고, 아무도 받지 않았다.엊그제까지만 해도 신호가 있었는데, 오늘은 신호조차 없이 전원이 꺼져 있었다.원아는 아마도 알렉세이의 핸드폰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알렉세이는 문제없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을 리가 없기 때문에 원아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러
원아가 문을 닫고 떠나려고 할 때 핸드폰이 진동했다.그녀가 열어 보니 불규칙한 코드였다. ‘공포의 섬에서 온 메시지인데...’원아는 바로 번역 앱을 켜고 코드를 번역했다. 메시지의 내용은 오늘 오후 5시에 정해진 장소에 오라는 것이었다.그녀는 한숨을 쉬었다.‘귀국하면 평화로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귀국해도 전혀 평화롭지 않을 것 같네.’‘지금 알렉세이조차도 나 때문에 연루된 것 같은데...’원아의 눈에는 음울함이 가득했다. 그대로 차를 몰고 아파트를 나와 바로 T그룹으로 갔다.이수혁에게 미리 설명했기 때문에, 그녀
“네, R국 쪽 일이 끝났으니 염 교수님도 당연히 다시 일하러 돌아오셨죠.” 성은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다시 말했다.“언니, 먼저 식사하러 가세요. 저도 우리 부서 직원들의 점심을 챙겨주어야 해요.”장진희는 성은을 놓아주려고 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혹시 못 들었어?”“뭘요?” 성은이 놀라서 자기 손을 빼내며 장진희가 뒷담화를 하려는 것을 모르는 척했다.“정말 몰라?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야? 염 교수님이 R국에 있었을 때 우리 대표님과 같은 객실에서 잤대. 저 여자가 왜 너희 부서의 교수가 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