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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3 화

“고마워요.”

이전에 소남은 늘 식탁 옆에 가만히 앉아 가정부가 음식을 내놓기를 기다린 후 가족들과 함께 식사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원아는 소남이 컵을 들고 앉아 마시려 할 때 말했다.

“식감이 별로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가 제한되어서 그래요.”

소남은 주스를 마시는 동작을 멈칫한 채 말했다.

“괜찮아요.”

‘원아가 만들어준 건데 독이 들었더라도 흔쾌히 마셨을 거야.’

‘더군다나 원아가 날 해칠 리는 없으니까.’

그는 고개를 젖히고 컵 안의 주스를 한번에 다 마셨다.

원아는 그가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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