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표정을 보고 소남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대답했다.“서두인 교수는 RS국에 비밀스러운 은행 계좌가 있는데, 서 교수 연구팀의 그 일이 일어난 뒤에 누군가가 그 계좌에 큰돈을 입금했어요. 그래서 서 교수 연구팀의 연구 자료 유출 사건은 서 교수 본인이 스스로 한 짓일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어요.”원아는 소남의 말을 듣고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서두인 교수가 결백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소남도 이런 표면적인 증거를 쉽게 믿을 리 없다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 어쨌든 RS국에 있는 서두인 교수의
“회사에 규정을 따라서 할 거예요.”소남은 정확하게 원아에게 답을 주었다.원아는 서두인 교수가 무엇을 직면하게 될지 알고 있었지만, 이 일을 자신이 좌지우지할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서두인 교수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나서서 인정할 수 없었다.“오늘 오후에 HS제약의 홍보팀에서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에요.”소남은 또 말했다.서두인 교수 연구팀의 일이 이렇게 오래 시간을 끌었으니 오늘은 끝을 맺어야 한다.“서 교수님은 기소될까요?”원아가 다시 물었다.“HS제약 쪽에서는 규칙과 제도에 따라 일을 처리할 거예요.”
[네, 대표님.]동준은 웃음을 참으며 전화를 끊은 후 소남의 전화를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프론트 데스크 직원에게 전달했다.프론트 데스크 직원은 지시를 받은 후 경비원을 불러 소남의 지시를 알렸다.당직을 맡은 두 경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송재훈 앞으로 걸어갔다.장현호라는 경비원이 먼저 말했다.“송 사장님, 이쪽으로 오시지요.”재훈은 눈앞에 있는 경비 제복을 입은 두 남자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일어섰다.“너희 대표님은?”“대표님께서 송 사장님을 먼저 응접실로 모시라고 하셨습니다.”정운기라는 경비원이 대답했다.“그
이 층은 T그룹의 총무팀 층이었다. 송재훈은 층 안쪽에 있는 사무실을 한 번 살펴보았다. 총무팀 유니폼을 입은 중년 여성 몇 명이 앉아 있었다. T그룹에서 가장 기밀이 없는 부서는 총무팀이었고, 대우도 가장 안 좋은 부서였다. 문소남이 송재훈을 이 부서의 응접실로 오게 한 의도는 분명했다. 재훈은 참지 못하고 비꼬았다.“문소남, 참 재미있네. 내가 너희 회사 기밀을 훔칠까 봐 걱정돼서 총무팀 응접실로 부른 거야?”앞서 가던 장현호와 정운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송씨 가문 둘째 도련님은 확실히
그래서 잠시 동안 송재훈은 대신할 사람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돈이 있는 건 좋지만, 감옥에 갈 상황이라 얼마를 주든 대신할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다.“이 일에 관해 나도 인내심이 별로 없어요. 우리 할아버지도 송 어르신한테 직접 찾아가서 입장을 밝히셨잖아요. 이 일은 결국 경찰서에 넘겨지고 법원에서 처리될 거예요. 그러니 송 사장님, 빨리 움직이셔야 해요.” 소남은 계속 재촉했다.“만약 송 사장이 찾는 게 힘들면, 저희 쪽 사람이 송 사장을 도와서 조사할 수도 있어요.”재훈은 얼굴이 새파래졌다.‘문소남이 지금 겉으로는 날
“문 대표님,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재훈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문소남이 공개하면, 바로 우리 송씨 가문과 공식적으로 적이 되는 거야.’“송 사장, 송 어르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손자는 송 사장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아두세요.”송상철과 문현만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족애를 중시하는 정도였다.송현욱이 이연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고집했을 때, 송상철은 불만을 품고 있었다. 현욱의 행동이 송씨 가문의 체면을 손상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송상철은 뒤에서 줄곧 현욱을 막으려고 했고, 윤수정은 사람들 앞에서 움직이며
“아니, 여기는 송재훈 같은 놈을 초대하기에는 안성 맞춤이야.”소남이 말하며 응접실을 나섰다.동준은 코를 만지며 심호흡을 했다.‘우리 보스가 어떻게 이런 의뭉스러운 말도 할 줄 아시지?’‘아마도 사모님 일에 새로운 발견이 있어서 기분이 좋아지신 것 같아.’동준은 얼른 소남을 따라 나갔다.송재훈은 T그룹을 나온 후 차에 올라 운전기사에게 차를 몰고 출발하라고 했다.마치 여기 1초라도 더 있으면 당장 폭파시켜 버릴 것 같았다.운전기사는 재훈의 분노를 보고는 낮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도련님, 주 비서님이 아직 나오지
그녀는 고개를 들어 여러 연구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여러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서 교수님에 관한 일은 우리가 조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서 교수님을 위해 몇 마디 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 팀도 이번 서 교수님 팀에서 일어난 사고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중요한 자료는 사무실에 남겨 두거나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돼요. 만약 우리 팀에서 서 교수님 팀과 같은 실수가 나온다면 우리는 불이익을 당하게 될 거예요.”“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