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R국 쪽 일이 끝났으니 염 교수님도 당연히 다시 일하러 돌아오셨죠.” 성은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다시 말했다.“언니, 먼저 식사하러 가세요. 저도 우리 부서 직원들의 점심을 챙겨주어야 해요.”장진희는 성은을 놓아주려고 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혹시 못 들었어?”“뭘요?” 성은이 놀라서 자기 손을 빼내며 장진희가 뒷담화를 하려는 것을 모르는 척했다.“정말 몰라?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야? 염 교수님이 R국에 있었을 때 우리 대표님과 같은 객실에서 잤대. 저 여자가 왜 너희 부서의 교수가 될 수
성은은 망설였다.“그런데?” 소남이 계속 물었다.“이번 실험 데이터에 큰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염 교수님은 전의 모든 연구 성과를 폐기하고 싶지 않으셔서 지금 팀 전체를 데리고 문제를 찾으려는 중이십니다. 그래서 제가 알아서 도시락을 주문했는데, 지금 이것을 들고 갑자기 회의실에 들어가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습니다.”성은은 원래 주문한 밥을 먼저 휴게실의 냉장고에 넣었다가 회의가 끝난 후에 연구원들에게 알리려고 했다.조금 전 회의실에서 ‘염 교수’는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에 성은은 비서로서 제멋대로 회의
소남은 도시락을 원아의 앞에 건네주었다.“당신에게 할 말도 있는데, 먼저 밥부터 먹죠.”원아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식사를 마치지 않고는 다음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그녀가 도시락을 열어보니 안의 음식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었다.“장 비서가 시켜줬어요.”소남이 말했다.“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다시 시켜도 돼요.”“아니에요, 괜찮아요.” 원아는 특별히 편식하지 않아서 이 도시락 안에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이 없었기 때문에 상관없었다.그녀는 소남을 흘끗 보았는데, 그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
그녀의 표정을 보고 소남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대답했다.“서두인 교수는 RS국에 비밀스러운 은행 계좌가 있는데, 서 교수 연구팀의 그 일이 일어난 뒤에 누군가가 그 계좌에 큰돈을 입금했어요. 그래서 서 교수 연구팀의 연구 자료 유출 사건은 서 교수 본인이 스스로 한 짓일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어요.”원아는 소남의 말을 듣고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서두인 교수가 결백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소남도 이런 표면적인 증거를 쉽게 믿을 리 없다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 어쨌든 RS국에 있는 서두인 교수의
“회사에 규정을 따라서 할 거예요.”소남은 정확하게 원아에게 답을 주었다.원아는 서두인 교수가 무엇을 직면하게 될지 알고 있었지만, 이 일을 자신이 좌지우지할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서두인 교수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나서서 인정할 수 없었다.“오늘 오후에 HS제약의 홍보팀에서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에요.”소남은 또 말했다.서두인 교수 연구팀의 일이 이렇게 오래 시간을 끌었으니 오늘은 끝을 맺어야 한다.“서 교수님은 기소될까요?”원아가 다시 물었다.“HS제약 쪽에서는 규칙과 제도에 따라 일을 처리할 거예요.”
[네, 대표님.]동준은 웃음을 참으며 전화를 끊은 후 소남의 전화를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프론트 데스크 직원에게 전달했다.프론트 데스크 직원은 지시를 받은 후 경비원을 불러 소남의 지시를 알렸다.당직을 맡은 두 경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송재훈 앞으로 걸어갔다.장현호라는 경비원이 먼저 말했다.“송 사장님, 이쪽으로 오시지요.”재훈은 눈앞에 있는 경비 제복을 입은 두 남자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일어섰다.“너희 대표님은?”“대표님께서 송 사장님을 먼저 응접실로 모시라고 하셨습니다.”정운기라는 경비원이 대답했다.“그
이 층은 T그룹의 총무팀 층이었다. 송재훈은 층 안쪽에 있는 사무실을 한 번 살펴보았다. 총무팀 유니폼을 입은 중년 여성 몇 명이 앉아 있었다. T그룹에서 가장 기밀이 없는 부서는 총무팀이었고, 대우도 가장 안 좋은 부서였다. 문소남이 송재훈을 이 부서의 응접실로 오게 한 의도는 분명했다. 재훈은 참지 못하고 비꼬았다.“문소남, 참 재미있네. 내가 너희 회사 기밀을 훔칠까 봐 걱정돼서 총무팀 응접실로 부른 거야?”앞서 가던 장현호와 정운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송씨 가문 둘째 도련님은 확실히
그래서 잠시 동안 송재훈은 대신할 사람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돈이 있는 건 좋지만, 감옥에 갈 상황이라 얼마를 주든 대신할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다.“이 일에 관해 나도 인내심이 별로 없어요. 우리 할아버지도 송 어르신한테 직접 찾아가서 입장을 밝히셨잖아요. 이 일은 결국 경찰서에 넘겨지고 법원에서 처리될 거예요. 그러니 송 사장님, 빨리 움직이셔야 해요.” 소남은 계속 재촉했다.“만약 송 사장이 찾는 게 힘들면, 저희 쪽 사람이 송 사장을 도와서 조사할 수도 있어요.”재훈은 얼굴이 새파래졌다.‘문소남이 지금 겉으로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