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소남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원아는 소남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소남의 숨결은, 냄새가 나쁘지 않은 술 냄새와 섞여 있었고, 동시에 원아를 약간 취한 듯이 멍하게 만들었다.원아는 작은 소리로 하품을 했다.소남의 곁에서 그녀는 마치 자신이 만든 수면 보조제보다 더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너무 졸려서 자고 싶어졌다.그러나 손을 잡힌 원아는 생각 끝에 침대 옆에 엎드리기로 했다.소남이 깊이 잠든 후에 다시 침실로 돌아가서 자야겠다고 생각했다.원아는 생각하다가 침대 옆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
원아의 몸은 마치 병이 난 것처럼 열이 나고 자기도 모르게 뜨거워졌다.하지만 자신은 병이 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진짜 원인을 따지자면 바로 부끄러워서였다...예전에 자신은 아침저녁으로 소남을 마주했고 아주 친밀했지만, 지금은 이미 3년의 공백기가 있었다.설령 매일매일 그리워했다고 해도 지금의 이런 갑작스러운 친밀감은 자신을 적응할 수 없게 했다. 원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소남이 알게 되면 자신이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그녀는 소남을 바라
“고마워요.”이전에 소남은 늘 식탁 옆에 가만히 앉아 가정부가 음식을 내놓기를 기다린 후 가족들과 함께 식사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원아는 소남이 컵을 들고 앉아 마시려 할 때 말했다.“식감이 별로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가 제한되어서 그래요.”소남은 주스를 마시는 동작을 멈칫한 채 말했다.“괜찮아요.”‘원아가 만들어준 건데 독이 들었더라도 흔쾌히 마셨을 거야.’‘더군다나 원아가 날 해칠 리는 없으니까.’그는 고개를 젖히고 컵 안의 주스를 한번에 다 마셨다.원아는 그가 숙
오현자는 주방을 나와 식탁에 있는 그릇과 접시를 치우다가 원아가 소남을 따라 나가지 않은 것을 보았다.“교수님, 오늘도 출근 않으시는 거예요?”“아니에요. 조금 있다가 갈 거예요.” 원아는 알렉세이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지금 꺼져 있고, 아무도 받지 않았다.엊그제까지만 해도 신호가 있었는데, 오늘은 신호조차 없이 전원이 꺼져 있었다.원아는 아마도 알렉세이의 핸드폰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알렉세이는 문제없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을 리가 없기 때문에 원아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러
원아가 문을 닫고 떠나려고 할 때 핸드폰이 진동했다.그녀가 열어 보니 불규칙한 코드였다. ‘공포의 섬에서 온 메시지인데...’원아는 바로 번역 앱을 켜고 코드를 번역했다. 메시지의 내용은 오늘 오후 5시에 정해진 장소에 오라는 것이었다.그녀는 한숨을 쉬었다.‘귀국하면 평화로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귀국해도 전혀 평화롭지 않을 것 같네.’‘지금 알렉세이조차도 나 때문에 연루된 것 같은데...’원아의 눈에는 음울함이 가득했다. 그대로 차를 몰고 아파트를 나와 바로 T그룹으로 갔다.이수혁에게 미리 설명했기 때문에, 그녀
“네, R국 쪽 일이 끝났으니 염 교수님도 당연히 다시 일하러 돌아오셨죠.” 성은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다시 말했다.“언니, 먼저 식사하러 가세요. 저도 우리 부서 직원들의 점심을 챙겨주어야 해요.”장진희는 성은을 놓아주려고 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혹시 못 들었어?”“뭘요?” 성은이 놀라서 자기 손을 빼내며 장진희가 뒷담화를 하려는 것을 모르는 척했다.“정말 몰라?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야? 염 교수님이 R국에 있었을 때 우리 대표님과 같은 객실에서 잤대. 저 여자가 왜 너희 부서의 교수가 될 수
성은은 망설였다.“그런데?” 소남이 계속 물었다.“이번 실험 데이터에 큰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염 교수님은 전의 모든 연구 성과를 폐기하고 싶지 않으셔서 지금 팀 전체를 데리고 문제를 찾으려는 중이십니다. 그래서 제가 알아서 도시락을 주문했는데, 지금 이것을 들고 갑자기 회의실에 들어가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습니다.”성은은 원래 주문한 밥을 먼저 휴게실의 냉장고에 넣었다가 회의가 끝난 후에 연구원들에게 알리려고 했다.조금 전 회의실에서 ‘염 교수’는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에 성은은 비서로서 제멋대로 회의
소남은 도시락을 원아의 앞에 건네주었다.“당신에게 할 말도 있는데, 먼저 밥부터 먹죠.”원아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식사를 마치지 않고는 다음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그녀가 도시락을 열어보니 안의 음식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었다.“장 비서가 시켜줬어요.”소남이 말했다.“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다시 시켜도 돼요.”“아니에요, 괜찮아요.” 원아는 특별히 편식하지 않아서 이 도시락 안에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이 없었기 때문에 상관없었다.그녀는 소남을 흘끗 보았는데, 그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