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마."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품에 안더니 그녀의 머리에 턱을 문질렀다. "당신은 밥 먹었어?""먹었어요." 그녀는 그의 몸에서 나는 약 냄새를 맡으며 억울한 듯 말했다. "아침을 적게 먹었더니 점심에 너무 배고파서 먼저 먹었어요.""그래.""최경규는 어때요? 설마 많이 다치도록 때린 건 아니죠?" 진아연은 마음이 불안해 졌다.최경규를 본 순간 그는 악마로 변신한 것 같았다.그녀는 그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때려서 문제라도 생길까 걱정되었다."모르겠어. 아직 살아 있을 거야." 그는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그자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시끄럽지 않았을 거야. B국에 잘 있으면서 나한테 돈을 달라고 해도 내가 이렇게 화나진 않았을 거야.""좋은 아빠가 아닌 건 맞아요. 시준 씨, 화내지 말아요. 앞으로 그 사람이 뭘 하든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에요.""그래."병원.최경규는 온몸에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의사가 상처를 치료한 후 입원하라는 권고했지만 그는 자신이 아직 움직일 수 있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했다.병원에서 나온 그는 최운철에게 전화를 걸었다."빨리 병원에 데리러 와!"최운철: "은서랑 공항에 가려던 참이었어요.""젠장! 내 말도 이젠 안 듣겠다는 거야? 지금 당장 병원으로 오라고! 안 오면 앞으로 내 얼굴을 못 볼 거야!" 최경규가 크게 화를 냈는데 이건박시준에게 맞아서만은 아니었다.박시준이 그를 때릴 때 그도 박시준에게 두 번 주먹을 날렸다.박시준에게 주먹을 두 번 날리고 난 그는 기분이 더 나빠졌다.박시준이 지금 박한에게 공격당하고 있고 전 국민이 인터넷에서 박시준을 욕하고 있으니 앞으로 A국에서 고개를 쳐들고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르고, 앞으로 박시준을 찾아가 돈을 달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이런 식으로 계속할 수는 없었다.박시준은 지금 박씨 집안의 사람이 아니라 최씨 집안의 후대다. 이 사실은 최씨 가문과 박씨 가문의 문제인데 최경규는 지고 싶지 않았다.
진아연은 그의 얼굴에 난 상처가 결혼식 하객을 따라온 아이들을 놀라게 할까 걱정되어 별장에 있으라고 한 것이었다. 휴식도 하면서 오늘 일에 대해 생각도 해보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지 고민도 해보라고 했다.사실, 그녀도 화가 났다. 오늘 결혼식을 진행하지 못한 건 절반이 박시준의 책임이었다."아연 씨, 왜 나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성빈은 목청을 가다듬고 물었다. "다들 시준이를 보고 싶어 해요.""온몸에 상처를 입었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이 자신을 핑곗거리로 삼자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엉덩이도 상처투성이에요."박시준: "..."성빈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시준아, 그렇게 심해? 그럼 푹 쉬고 있어."박시준은 소파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 괜찮아.""아." 성빈은 난감해졌다.박시준은 진아연에게로 걸어가 의논했다. "오늘은 우리 결혼식이잖아. 우리 둘만 쭉 방 안에 있으면 보기에 좀 그래. 내가 가서 하객들을 만나고 올게."진아연: "가보세요. 9시 전까지는 돌아와야 해요."박시준이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나서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그에겐 아직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이 있었다."아연 씨, 같이 연회장에 가지 않을래요?" 성빈이 말했다. "시준이를 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진아연 씨도 보고 싶어 해요."진아연은 어딘가 어색함을 느꼈다.낮에 일어난 일은 예리한 칼처럼 그녀의 심장을 찔러 상처를 냈다.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순간 자신을 향하던 많은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하객들은 그들의 지인들이었지만 그녀는 어쩐지 창피하다고 생각했다."여보, 같이 가자!" 박시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일부 하객들이 이미 돌아가서 지금 사람이 별로 없어.""맞아요. 거의 대부분 돌아갔어요.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에요." 성빈이 말했다. "오늘 일이 비록 좀 안 좋게 보이긴 하고 시준이 명성에 안좋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이 시준이의 사업에
"예전에 전 저의 인생을 저 혼자 걸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진아연 당신을 만났어요. 당신은 나에게 사랑이 뭔지 정이 뭔지, 그리고 의리가 뭔지 알려줬고 완벽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려줬어요. 당신이 있어야 내 인생이 완벽해질 거예요. 앞으로 매일 순조롭게 보낸다는 보장은 없지만 앞으로의 매일 지금 이 순간처럼 몸과 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할 것을 약속합니다."진아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가 한 말은 그가 전에 미리 썼던 서약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지금 내가 한 말이 미리 써놓은 원고랑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그가 놀란 조그마한 얼굴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오늘 이런 일이 생겼고 당신에게 맘 고생시켜서 내가 미안해.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어."진아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비록 정식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아주 감동했다.그녀는 그의 손에서 마이크를 가로채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준 씨, 우리가 다르다는 걸 알아요. 당신은 타오르는 불꽃이고 전 장작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보통 불꽃이 아니에요. 당신은 절 태워 없앨 수 없어요. 당신은 저에게 따뜻함과 감동을 가져다주었어요. 우린 비록 자주 싸우지만 전 당신이 절 위해 변한 것과 절 위해 했던 일들을 다 기억하고 있어요. 전 제 생명의 마지막까지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무대 아래가 들끓었다."키스해! 키스해!" 모두가 외쳤다.김세연이 라엘의 눈을 가렸다.라엘은 조그마한 손으로 김세연의 손을 뿌리쳤다. "엄마 아빠가 뽀뽀하는 거 볼래요!" 잠시 멈칫하던 라엘이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아빠가 점심에 엄마랑 결혼하러 오지 않아서 엄마가 화가 난 줄 알았어요. 두 사람이 또 싸우고 오랫동안 만나지도 않고 말도 섞지 않을 줄 알았는데..."엄마 아빠의 이런 다정한 모습에 라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월세방.박한은 소파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뉴스를 봤다.박우진은 얼굴이 찐빵처럼 부어올랐고 너무 아파 잠에 들
최운석이 물을 마시고 방으로 돌아가자 박우진은 아버지를 바라보았다."아빠, 삼촌을 이용하면 되겠어요." 박우진은 자기 생각을 말했다. "진아연은 마음이 약하다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어요."그의 말을 들은 박한은 몇 초 동안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이용할 건데? 네 삼촌은 바보라서 아무것도 할 줄 몰라.""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요. 우린 삼촌을 이용해 진아연을 협박하기만 하면 돼요." 박우진은 간사한 눈을 찌푸리고 말했다. "고모가 진아연의 아들을 구하다가 죽었으니 진아연의 마음속엔 고모에 대한 미안함이 남아있을 거예요. 삼촌에게 병을 치료해 줄 때도 삼촌의 진짜 신분을 몰랐어요. 아마 고모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삼촌에게 병을 봐 준 걸거예요."박한은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고모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게 맞긴해. 하지만 그건 너의 삼촌에게 미안한 건 아니지. 만약 너의 고모를 인질로 협박한다면 몰라도 너의 삼촌을 인질로 협박을 한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우리가 너의 삼촌을 죽일 거라 협박할 수도 없잖아.""물론 정말 죽일 순 없죠. 진아연은 죽는 사람을 그냥 두진 않을 거예요. 삼촌의 바보 같은 모습이 고모랑 많이 닮긴 했어요. 아빠. 잘 생각해봐요. 이건 우리한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예요. 박시준의 성질은 아무 사람에게도 휘둘리지 않을 거예요. 우리가 삼촌을 죽였다고 해도 일 원 한 푼 나눠주지 않을걸요. 하지만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을 잘 들어요. 우리가 진아연을 손에 넣으면 삼촌을 손에 넣은 거랑 같아요."박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들의 생각에 찬성했다.박시준의 성격이 일반인들과 너무 달랐다.이런 문제로 일반인을 협박한다면 그들은 돈을 써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 했을 테지만 박시준은 그러지 않았다.그는 서로 다치더라도 외부인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았다.일반인들과 다른 과감함과 인내력으로 인해 그는 어린 나이에 다른 사람이 한평생 해낼 수 없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이 일은 계획을 잘 세워야 해. 지금 성급하게 진아연을
박시준이 오늘 밤 그녀에게 한 고백에 그녀는 아주 크게 감동했다.하지만 그녀는 오늘 오랫동안 준비했던 결혼식이 엉망진창이 된 게 너무 아쉬웠다.오늘 점심에 순조롭게 결혼식을 진행했다고 해도 여전히 괴로울 것이다.박한이 너무 심했다.그는 아무 때든 그 소식을 퍼뜨릴 수 있었지만 하필이면 선택한 날이 오늘이였다."예전에 난 내 주위의 대부분 사람이 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늘 누군가가 나쁜 사람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것 같아." 그녀는 술잔을 들고 또 한 모금 마셨다."박시준 씨 형 박한 말하는거지?" 여소정이 말했다. "역겹긴 해. 박시준이 아무리 친동생이 아니라고 해도 지난 몇 년 동안 잘 해줬었잖아. 옛정 따윈 하나도 없는 거야? 참 역겨워.""박 부인이 살아계셨으면 박한이 저렇게 하게 놔두지 않았을 거야.""맞아. 아연아. 화내지 마. 오늘 일을 통해서 난 예전에 박시준을 잘 몰랐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여소정이 조금 전 박시준이 무대 위에서 진아연에게 한 말을 떠올리며 말했다. "박시준은 그저 성공한 사업가라고만 생각했어. 돈이 첫째인 그런 사람 말이야. 하지만 오늘 이 남자가 참 감정이 깊다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하지만 하늘은 그 사람에게 불공평해. 그가 겪은 일을 어느 하나라도 일반인이 겪었다면 견디지 못했을 거야." 진아연은 잔에 있는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마음이 아파. 앞으로 살인범이라는 죄명을 쓰고 살아야 할 텐데 그것만 생각하면 마음이 엉망진창이야.""그가 왜 박준구를 죽이려 했는지 알아?" 여소정이 물었다. "다들 이 일을 의논하고 있어.""박준구가 시은이를 학대했어. 만약 박준구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죽은 사람은 아마 시은이었을 거야." 진아연은 빈 잔을 내려놓고 씁쓸하게 말했다. "내가 왜 하늘이 불공평하다고 하는지 알아? 박시준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군가의 따뜻함을 느껴보지 못했어. 그의 친생부모도, 나중에 입양한 박씨 가문도 모두 그에게 정상적인 따뜻함을 주진 않았어."저녁 10시가
박시준은 그녀가 취해서 이런 생각을 할 줄은 예상지 못했다.그는 손바닥으로 그녀의 빨간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아연아, 취했어. 오늘 밤은 푹 쉬어. 안 괴로워?""괴로워요."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다친 걸 보니 너무 괴로워요.""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집사에게 해장국 가져오라고 했어." 그는 흐릿한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파왔다. "침대에 누워있어."."어디 가요?""집사에게 전화하려고." 그는 집사의 번호를 눌렀고곧 집사가 전화를 받았다.그가 집사에게 해장국을 가져오라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진아연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사님,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집사는 어리둥절해졌다.박시준은 고개를 돌려 취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나 너무 더워요, 아이스크림 안 주면 옷 벗을 거예요..."박시준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그는 욕실에 가서 따뜻한 물을 받아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었다.그녀는 그의 팔을 뿌리치고 짜증 난 얼굴로 말했다. "나 어지러워요... 건드리지 말아요...""또 술 마실 거야?" 그는 그녀의 턱을 잡고 억지로 얼굴을 닦아주었다. "오늘 결혼식이 우리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속상한 건 알아. 하지만 아연아, 결혼식은 그저 형식일 뿐이야. 우린 앞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할 거라고.""칫, 잘났어요. 정말." 얼굴을 다 닦고 나니 그녀의 머리가 조금 맑아진 것 같았다. "결혼식은 당신이 준비한 거에요. 오늘 우리 결혼식을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부었는데... 아쉽지 않아요?""아쉬워도 어쩔 수 없잖아?" 그는 수건을 적신 후 다시 그녀의 얼굴을 닦았다. "박한은 지금쯤 아마 집에서 무능함을 느끼며 엄청 화나 있을 거야.""쌤통이네요." 그녀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그자가 우릴 해치려고 할수록 우린 더 보란 듯이 살아야 해요.""맞아." 그는 그녀의 빨간 두 눈을 보며 그녀가 내일 두통을 앓을까 걱정했다. "점심에 가져왔던
박시준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놀라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침대 옆에 앉아 억지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휴대폰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들려오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는 반쯤 먹은 아이스크림을 그녀에게 건넸다."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그는 화가 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달랬다. "녹을까 봐 대신 좀 먹었어.""왜 안 깨웠어요?" 그녀는 아이스크림을 받아들고 크게 한입 물었다. "덥다고 했는데 먹으면 어떻게 해요? 집사에게 하나 더 가져다 달라고 했어야죠.""차가운 거 많이 먹지 마." 그는 그녀의 이마를 만져보고 말했다. "아직도 어지러워?""어지러워요!"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찬 걸 먹으면 좀 괜찮아져요.""해장국이 있는데 먹을래?""나중에 먹을게요." 핑크 보온병을 본 그녀는 예쁘다는 생각을 하며 물었다. "무슨 해장국이에요?""열어보고 알려줄게." 그는 보온병을 가져와 뚜껑을 열었다. "동탯국이야.""마실래요." 그녀는 지금 속이 너무 울렁거렸다.그는 그릇과 숟가락을 가져와 그녀에게 한 그릇 건넸다.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해장국 두 그릇까지 마시고 난 그녀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푹 잘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녀는 순간 구역질이 올라와 참을 수 없었다."욱!"그녀는 맨발로 카펫을 밟고 쓰레기통에 토했다.방금 먹은 아이스크림과 해장국을 전부 토해냈다.그는 다급히 다가가 한 손으로 그녀를 부축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티슈를 들고 그녀의 입을 닦아주었다."또 마실 거야?" 그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그를 밀쳐내고 화장실로 걸어갔다.그는 집사에게 연락해 청소를 부탁했다.진아연은 위에 있는 것을 다 토해내고 난 뒤 찬물로 세수했다.토하고 나니 괴로운 느낌이 덜 들었다. 더워 미칠 것 같던 느낌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히려 조금 추운 것 같았다.그녀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집사가 이미 침실을 깨끗이 청소하고 난 뒤였다."깼어?" 그는 그녀의 눈빛이 한결 맑아진 걸 발
점심 11시.진아연은 배가 고파 잠에서 깼다.잠에서 깬 그녀는 텅 빈방을 바라보며 조금 어리둥절했다.관자놀이가 지끈거렸고 어젯밤 일을 떠올렸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었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거실에서 이모님이 지성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었다.그녀가 걸어오는 걸 본 이모님이 말을 걸었다. "아연 씨, 깼어요? 두통은 좀 어때요? 진통제 드실래요?"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두통은 아직 견딜 수 있을 정도였다."시준 씨는요? 왜 안 보이는 거죠?"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하지만 그녀는 어제처럼 조금만 그의 모습이 안 보여도 당황하며 불안해하지 않았다.결혼식도 끝났고 보안도 강화되었기 때문에 그에게 별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아침 일찍 나갔어요. 경찰서에 다녀온다고 하던데요." 이모님이 말했다. "걱정되면 전화 해봐요. 배고프죠? 뭐 좀 드실래요?"그녀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어젯밤에 여러 번 토했으니 배고플 거예요." 지성이에게 우유를 다 먹인 이모님이 지성이를 안고 집사를 찾아가려 했다. "담백한 거로 준비하라고 할게요.""네. 제가 어젯밤 여러 번 토했어요?" 그녀는 자신이 처음 토하던 상황만 기억했다."네, 아연 씨, 앞으론 그렇게 많이 마시지 말아요. 새벽 4시가 다 돼서야 잠들었어요." 이모님이 말했다. "대표님이 계속 안연 씨 보살펴 드렸어요. 아연 씨가 자꾸 이상한 요구를 하는 바람에 제가 도우려 했지만 도움이 별로 안 됐어요."진아연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상한 요구라니요?""기억 안 나요?"그녀는 수줍게 고개를 저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토한 것만 기억나요.""아연 씨가 아이스크림 먹은 거 까진 잘 몰라요. 새벽 한 시가 넘어서도 방안이 너무 소란스럽길래 가본 거예요. 그때 아연 씨가 수영하러 가겠다고 하는 걸 봤죠... 사람은 대체 왜 사냐고,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 했어요. 수영하러 가는데 대표님도 꼭 함께 가야 한다고 했어요."진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