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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장

박시준이 오늘 밤 그녀에게 한 고백에 그녀는 아주 크게 감동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 오랫동안 준비했던 결혼식이 엉망진창이 된 게 너무 아쉬웠다.

오늘 점심에 순조롭게 결혼식을 진행했다고 해도 여전히 괴로울 것이다.

박한이 너무 심했다.

그는 아무 때든 그 소식을 퍼뜨릴 수 있었지만 하필이면 선택한 날이 오늘이였다.

"예전에 난 내 주위의 대부분 사람이 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늘 누군가가 나쁜 사람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것 같아." 그녀는 술잔을 들고 또 한 모금 마셨다.

"박시준 씨 형 박한 말하는거지?" 여소정이 말했다. "역겹긴 해. 박시준이 아무리 친동생이 아니라고 해도 지난 몇 년 동안 잘 해줬었잖아. 옛정 따윈 하나도 없는 거야? 참 역겨워."

"박 부인이 살아계셨으면 박한이 저렇게 하게 놔두지 않았을 거야."

"맞아. 아연아. 화내지 마. 오늘 일을 통해서 난 예전에 박시준을 잘 몰랐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여소정이 조금 전 박시준이 무대 위에서 진아연에게 한 말을 떠올리며 말했다. "박시준은 그저 성공한 사업가라고만 생각했어. 돈이 첫째인 그런 사람 말이야. 하지만 오늘 이 남자가 참 감정이 깊다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

"하지만 하늘은 그 사람에게 불공평해. 그가 겪은 일을 어느 하나라도 일반인이 겪었다면 견디지 못했을 거야." 진아연은 잔에 있는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마음이 아파. 앞으로 살인범이라는 죄명을 쓰고 살아야 할 텐데 그것만 생각하면 마음이 엉망진창이야."

"그가 왜 박준구를 죽이려 했는지 알아?" 여소정이 물었다. "다들 이 일을 의논하고 있어."

"박준구가 시은이를 학대했어. 만약 박준구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죽은 사람은 아마 시은이었을 거야." 진아연은 빈 잔을 내려놓고 씁쓸하게 말했다. "내가 왜 하늘이 불공평하다고 하는지 알아? 박시준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군가의 따뜻함을 느껴보지 못했어. 그의 친생부모도, 나중에 입양한 박씨 가문도 모두 그에게 정상적인 따뜻함을 주진 않았어."

저녁 10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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