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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장

조지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경규가 욕설을 퍼부었다. "박시준, 이 배은망덕한 자식아. 내가 왜 왔는지 묻지도 않고 손찌검부터 하는 거냐? 이런 젠장. 너 능력 있으면 가서 박한이나 때려. 내가 친아버지이니 너한테 해코지 못 한다는 걸 알고 이러는..."

박시준은 쉴 새 없이 지껄이는 그의 입을 보며 구역질이 난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가 뱉은 말들은 더 구역질이 났다.

만약 그가 최운석을 데리고 귀국한 뒤 박시준을 찾아가 돈을 갈취하지만 않았어도 그 뒤의 일들은 아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비극은 그가 직접 만들어낸 것인데 감히 여기까지 찾아와 난동을 부리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다고 생각했다.

오늘 결혼식을 치르지 않더라도 박시준은 이 사람을 제대로 혼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날뛰지 못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혼식장.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진아연은 다급한 발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눈을 치켜뜨고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마이크가 걸어오고 있었다.

"시준 씨는?" 그녀의 목소리엔 주체할 수 없는 차가움이 느껴졌다.

그녀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오지 않았다는 건 아마 오지 않을 거라는 걸 말해줄지도 모른다.

"다쳐서 병원에 실려 갔어." 마이크가 숨을 크게 내쉬며 말했다. "일단 밥 먹으러 가."

그녀는 손깍지를 꽉 꼈다.

그녀는 그를 보러 병원에 가야 하는데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여기에 남아서 아무 곳에도 가고 싶지 않았다.

"아연아. 네가 힘들다는 걸 알아. 하지만 오늘은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결혼식은 진행하지 못할 것 같아. 어디 가서 밥이나 먹자. 결혼식도 못 하고 사람마저 쓰러지면 안 되잖아." 마이크는 그녀의 팔을 잡고 데려가려 했다.

그녀는 고집스럽게 팔을 빼며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마이크 씨, 먼저 손님들에게 식사하는 곳을 안내해드려요. 전 여기서 아연이랑 좀 더 있을게요." 여소정이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 "마이크 씨가 결혼하는 게 아니니 아연이가 지금 얼마나 괴로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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