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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감사해요, 도 매니저님.”

우예원이 승낙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그녀는 가정교육을 잘 받았기에 당연히 이 기회를 빌려 그의 돈을 많이 쓸 생각은 없었다.

기회가 바로 눈앞에 있어도, 상대방이 기꺼이 베풀겠다고 해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

메뉴판 위에 적힌 가격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비쌌고 슬쩍 봐도 십만 원 이하의 음식은 거의 없었다.

우예원은 결국 아무거나 주문하고서는 도명철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었다.

“도 매니저님이 시키세요.”

자신의 재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였기에 당연히 사양하지 않았다. 그는 단번에 20여 가지의 음식을 시켰고 그것도 비싼 것만 시켜서 1,000만 원이 넘었다.

게다가 마실 것까지 더하면 지출이 아주 컸다.

그 자리에 있던 동료들은 월급이 가장 높은 사람도 400만 원이었기에 한 끼 식삿값이 그들의 몇 달 치 월급이었기에 연신 도명철을 칭찬했다.

“이게 뭐라고요. 그냥 밥 한 끼 먹는 건데요, 뭘.”

도명철은 너그럽게 말했다.

“다들 편히 먹고 마셔요. 부족하면 더 시키면 되니까요.”

우서준이 타이밍 좋게 옆에서 알랑거렸다.

“다들 그거 모르죠? 도 매니저님은 평범한 부잣집 도련님이 아니에요. 사실 도 매니저님은 상장 회사를 물려받을 후계자예요.”

“도원 그룹이라고 다들 들어봤죠? 도 매니저님은 도원 그룹 도련님이에요.”

오연정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입을 틀어막았다.

“도 매니저님 집안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편하게 가업을 물려받으시면 될 텐데 왜 혜리 그룹에서 출근하는 거예요?”

“설마 드라마에서처럼 서민들의 생활을 체험하기 위한 일환인 건가요?”

그 말에 여직원들의 눈에서 기대와 선망의 빛이 반짝였다. 다들 드라마 속 커플들을 보듯 그들을 보았다.

오연정은 하마터면 ‘도 매니저님이 우예원 씨를 좋아해서’라고 말할 뻔했다.

도명철은 겸손한 표정으로 정색하며 말했다.

“저희 회사로 가지 않은 이유는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지 않아서예요. 모두 아버지의 능력 덕분이라는 소리가 싫었거든요.”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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