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많은 사람이 입을 벌린 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놀라워해 했다.모든 사람의 얼굴에 불가사의라는 단어가 씌어있는 듯했다.윤창석이 어떤 사람인가 하면 국내 의학계 가문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남들이 대학에 갓 들어갔을 때 그는 이미 박사가 되어있었다.집에서 대대로 전수하는 의술을 익혔을 뿐 아니라 명의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각종 상장과 직함은 손이 풀릴 정도로 많이 받았다.그 후 윤창석은 국내 의학계 남태두 황운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목이 되었다.남쪽과 북쪽을 대표해 각자 자기의 역할을 하였다.심지어 황운석은 윤창석보다 열 몇 살 위이다.얼마 전 황운석이 뜻밖으로 만년의 절조가 무너졌고, 윤창석은 용국의 유일한 태두로 되어 명성이 더 높아졌다.뛰어난 의술 외에 윤태두는 업계에서 영향력이 크고 인맥이 넓다.그의 말 한마디에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윤창석이 인정한 사람은 예외 없이 모두 업계 엘리트가 됐다.윤창욱은 자신의 의술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제자를 가르치는 것을 즐겨서 다년간 인재를 배양하는 데 지칠 줄 몰라 제자가 아주 많았다.이런 신분과 지위의 인물이 뜻밖에도 한 젊은이에게 잘못을 인정하다니, 그것도 더없이 간절하고 태도를 바닥까지 낮춰서 말이다.이럴 수가 있다니, 모든 사람 머릿속에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바로 이 윤태두가 가짜는 아닐지 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사실은 남덕구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사부님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어서 거짓일 리가 없다.무엇보다 윤창석은 자신의 제자가 모자란 것을 인정했다.그 제자가 바로 남덕구다.원래는 득의만면해서 고소해서 하던 남덕구도 지금은 얼굴에 단지 놀라움만이 가득 찼다.남덕구는 왜 사부님이 이 젖비린내 나는 자식에게 이렇게 예의를 갖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염무현의 말은 마치 손자를 훈계하는 것과 같았다.윤창석은 화가 나기는커녕 진짜 손자 노릇을 했다.영상통화가 아니라 옆에 있었더라면, 윤창석은 벌써 남덕구 얼굴에 뺨
남덕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무릎만 꿇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자신의 목숨까지 염무현의 마음대로 해야 했기 때문이다.“왜, 내가 방금 알아듣게 얘기를 못 했나?”염무현은 차갑게 물었다.“윤창석 너의 일을 나보고 대신하라고?”“아닙니다, 아닙니다. 소인이 감히요!”윤창석은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오해하셨어요. 노여움을 가라앉히세요, 무현 님. 제가 곧 만족스러운 답을 드리겠습니다.”“남덕구, 잘 들어라. 지금, 이 시각부터 너와 나의 사제의 인연은 끝난 셈이다.”“열악한 제자 남덕구는 오만하고 교만하며 배움을 중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의사로서 생명을 구하는 것을 자신의 소임으로 삼지 않고 인간의 목숨을 하찮게 여겼다. 그래서 오늘부로 그를 쫓아내고 다시는 들이지 않을 것입니다.”남덕구는 급해서 말했다.“사부님, 이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제자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부님을 따랐는데, 이러시면 안 됩니다.”“닥쳐, 다시는 스승이라고 부르지 마!”윤창석이 사정없이 말했다.탁하는 소리와 함께 핸드폰이 땅에 떨어졌다. 남덕구는 더는 휴대전화를 잡지 못하고 자신도 함께 주저앉았다.이번에는 완전히 끝장난 셈이다.외부에서는 그가 어떤 이유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를 추방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영원히 그냥 이대로 일 것이다.모두가 우러러보는 신의에서 사회의 최하층으로 떨어질 것이다.평생 반전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방안이 온통 쥐 죽은 듯이 조용해서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것 같았다.소천학도 충격에 휩싸였다.소정아가 제일 먼저 충격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조금 전의 일을 큰소리로 한번 서술하였다.그것을 들은 윤창석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남덕구를 내쫓는 것만으로 그를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칼로 갈기갈기 찢어 놓아도 한이 풀리지 않는 정도다.염무현은 사람들이 아직 놀라고 있는 틈을 타 소정아한테 말했다.“온 김에 네가 사는 곳에 가보고 싶어.”“그래요, 사형.”소정아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설마 방금 지나간 그 사람 정말 아버지야? 뭐하러 가시는 것인지?”“빠르게 걸어가는 모습이 몇 분 전만 해도 침대에 누워 있던 모습과는 딴판이네.”“그 염씨 자식이 북태두 윤창석을 실제로 알고 있다니 정말 생각도 못 했어.”소천학의 이상한 행동에 무릎을 꿇은 가족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평소에 소천학은 늘 점잖은 모습이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금강산이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눈 깜빡하지 않는 태연한 사람이다.분명 이런 사람이었는데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성격이 갑자기 달라진 건가 하고 가족들은 의아해했다.“그 염씨 자식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윤태두마저 그한테 사과할 줄이야.”“우리가 그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굴었는데, 혹시라도 원한을 품지 않았겠지?”“북태두가 그를 위해 남덕구를 내쫓을 줄이야. 너무 가혹한 처벌이잖아…맞다, 남덕구는?”몇 사람이 이리저리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어디에서도 남덕구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소명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담담하게 말했다.“금세 도망쳤어. 여정수랑 같이.”방금 일어난 일을 떠올리며 소명우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 났다.엄연히 가문 2세의 리더인데 친아버지께서 마당 밖에서 무릎을 꿇으라 하여 체면을 구겼다.그는 그렇게 평범해 보이는 녀석이 남덕구보다도 큰 인물이라는 사실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리고 염무현이 왜 자기 딸의 사형인지도 몰랐다.여지윤 그 여자는 남자 제자를 받지 않는 거로 알고 있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여지윤이 여씨 가문에서의 지위가 위태롭다는 것이다. 이미 스스로를 지키기도 힘든데 이런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설마 염무현이 어르신의 병을 치료해주기 의한 해독완을 북태두가 직접 바쳤단 말인가?”“하지만 염무현 본인이 소정아가 구했다고 했잖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명우 형, 아까는 정아한테 화를 내지 말고 자초지종을 분명히 물어보았어야 했어요. 그러면 우리도 얼빠지게 줄 잘못 섰다가 무릎 꿇을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요!”몇 사람이
사실 눈앞의 이 작은 집은 그가 걸어오면서 본 방과 비교해 볼 때 영락없이 더 작은 집이다.이로 소씨 가문이 얼마나 너무한가를 보여준다.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남존여비의 낡은 사상을 가지고 있으니 그야말로 고집불통이다.모르는 사람들은 누가 보면 그들이 세상과 단절된 줄 안다.“사형. 앉으세요. 제가 물을 끓여 차를 올려드리겠습니다.”계집애는 다짜고짜 염무현을 의자에 앉히고 부지런한 꿀벌처럼 바쁘게 일했다.“젊으니까 참 좋네.”바쁜 사매의 모습을 지켜보던 염무현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입꼬리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그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발신 번호는 무림연맹. 심이라고 떴다.무림연맹 허원 지부의 지부장 심주환이었다.염무현이 게으른 게 아니라 심주환은 성씨만 붙여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염무현의의 연락처에 풀네임으로 저장된 사람은 분명 엄청난 영광이다.염무현의 휴대전화를 보면 풀네임으로 저장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무슨 일이야?”염무현이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심주환은 공손한 태도로 말을 꺼냈다.“염무현 씨. 저희한테 조사하라고 한 일이 조금 기미가 보여요.”“말해봐.”지난번 혼원문에서 심주환이 직접 두 눈으로 염무현이 마범구를 죽이는 것을 목격한 후부터 완전히 굴복했다.원래 염무현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백씨 성을 가진 미인을 믿고 자신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사실이 증명하듯이 염무현의 실력은 결코 백희연보다 아래가 아니다.만약 그 당시 염무현이 나섰다면 허원 지부의 피해는 더 컸을 것이다.심주환은 더 이상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할 수가 없었다.마범구의 헛소리를 믿지 않았고 김씨 가문, 한씨 가문과 의기투합해 염무현에 맞서 싸우지도 않았다.염무현이 어디 살성인가. 그는 무슨 목숨을 가두는 염라대왕과 마찬가지다.그와 맞서면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른다.매번 이 일을 생각할 때마다 심주환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는다.“제원 장씨 가문은 이미
“장운택이 공규석에게 손을 쓴 것이 사실은 나를 노린 것이라는 말인가?”염무현이 눈살을 약간 찌푸리며 물었다.심주환은 딱 잘라서 말했다.“그의 최종 목적은 당신 본인임이 틀림없어요.”“이미 사람은 죽었기에 그가 왜 돌파구로 공규석을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어요.”“백발의 장 도련님은 나이는 어리지만 음침하고 악독하기로 유명합니다.”“제원에서 그보다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경정 대상은 하나같이 그의 앞에서 쓰러졌죠.”심주환은 장운택의 이런 과거를 들먹이며 존경을 표하는 말투였다.소년이 어른스럽다니. 정말 존경스럽다.심주환앞에 두툼한 자료 뭉치가 놓여 있는 이것이 바로 장운택의 지난 몇 년간의 전적이다.이런 젊은 용 한 마리가 제원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잘 놀다가 서해라는 작은 도랑에 곤두박질칠 줄이야.역시 운명은 누구든 모르는 것이다. 사람을 조롱하다니.심주환마저 장운택을 위해 슬퍼하고 있으니 얌전히 제원에서 너의 부잣집 도련님이 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제원이 큰 만큼 하늘이 높으면 새가 날고 바다가 넓으면 물고기가 날고 있다고 장운택이 장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굳이 서해에 와서 염무현한테 폐를 끼치다니.죽었지?“그래서 장 도련님은 사실 김준휘의 사촌 동생이구나.”염무현이 말했다.점점 흥미로워진다.김씨 가문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겁을 주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년간의 계획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인력과 물적 자원을 투자했다.성공이 눈앞에 보였다.하지만 염무현이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 하나씩 파괴당하게 되었다.김씨 가문의 둘째인 김민재와 김준휘 두 사람 중 전자는 염무현의 손에 직접 죽고 후자는 염무현의 손에서 간접적으로 죽었다.김씨 가문이 이렇게 큰 전투를 벌이는 이유는 제원의 장씨 가문에 체면이 서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장씨 가문이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마치면 제원의 장씨 가문도 즉시 김민재가 자기 집안 최고의 사윗감이라고 선포할 것이다.하지만 염무현의 등장으로 김씨 가문은
“할아버지. 그런 말씀 마세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소정아는 철이 든 아이처럼 말했다.소천학은 마음이 뭉클해지며 감명받았다. 누가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보다 못할 거라고 했는가?그는 소정아를 무척이나 아꼈었다. 주로 자신이 젊었을 때 두 딸에게 아버지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자신이 능력이 있을 때쯤이면 딸들은 이미 다 컸다.소천학도 어쩔 수 없이 이 죄책감을 손녀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보니 자신이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았다.소정아 이 손녀를 괜히 예뻐한 게 아니었다.“염무현 씨는?”소천학이 공손한 얼굴로 물었다.소정아는 대답했다.“사형이 안에 있어요. 제가 차를 우려주고 있었어요.”손녀가 낡은 다기를 들고 있고 찻잎도 가장 낮은 등급의 보통 물건으로 준비한 것을 본 소천학은 금세 긴장하여 말했다.“정아야. 당장 내 서재로 가.”“오른쪽 선반에서 자사 다기 세트를 가져와라.”“상자에는 전서체인 ‘주’자가 새겨져 있는데 그것은 국가적인 공예미술 대사이자 자사 명가인 주현우의 작품이다.”“그리고 오른쪽 캐비닛에 경태람 선물세트에 들어 있는 대홍포도 함께 가져와.”분명히 소천학은 이미 염무현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렇게 떨리는 거였다.염라대왕인 염무현이 소씨 가문을 찾아오다니 참으로 영광이었다.이렇게 귀한 손님에게 이렇게 평범한 차를 대접하는 것은 소씨 가문이 손님을 대하는 법을 모른다고 세상이 비웃는 것 아니겠는가?소정아는 깜짝 놀랐다. 주 대사가 직접 만든 다기는 매우 값진 물건이다.할아버지는 엄청나게 아끼셔서 평소에 차를 끓여 마시기는커녕 그냥 꺼내서 놀기만 하셨다.황제급인 대홍포는 값비싼 물건이라 할아버지께서 귀한 손님을 접대하실 때만 꺼낸다.하지만 소정아는 곧 깨달았다. 사형은 할아버지 생명의 은인이니 아무리 감사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걸.소정아가 승낙하자 염무현이 먼저 말했다.“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정아가 이미 차를 우려냈으니 그냥 마시면 돼요.”“어떻게 그렇게 하
염라대왕의 사매라는 신분 하나만으로도 소천학이 소정아를 아기 조상님처럼 높이 모시기에 충분했다.소천학과 함께 본가에 묵을 뿐만 아니라 본가를 소정아에게 직접 주더라도 소천학은 두 손을 들어 찬성할 것이다.“아. 맞다. 정아야, 할아버지가 요즘 몸이 안 좋아서 나한테 이사 오렴.”소천학이 느긋하게 말했다.소정아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좋아요. 앞으로 제가 할아버지를 돌봐줄게요.”“정말 효도하는 착한 아이로구나.”소천학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손녀에게서 이익 없이 순수한 가족애를 느꼈다.아들, 손자들과 달리 하나같이 꿍꿍이를 품고 있지 않았다.심지어 자기 가족에게 웃을 때도 웃음에는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다.소천학이 이렇게 한 것은 손녀와의 친분을 돈독히 하는 것 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염무현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그가 이 나이까지 살았으니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염무현이 소정아의 어깨를 펴주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그렇다면 그도 당연히 대응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너무 철이 없어 보일 것이다.그리고 소천학도 사심이 있었다.손녀가 본가에 살다가 나중에 염무현이 다시 찾아왔을 때는 본가에 가게 될 것이다.소천학이 염무현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체면이 서겠는가.어쩌면 그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염무현 씨. 이 목숨을 구한 덕분에 큰 은혜는 평생 잊을 수 없네요.”소천학은 염무현을 보고 말했다. "규칙은 이해합니다. 진료비는 가능한 한 빨리 계좌로 보내겠습니다.”진료비는 윤창석이 알려줬을 것이다.“필요 없어요.”염무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정색하며 말했다.“제가 말했죠. 공로는 별거 없어요. 해독완은 쟤가 구한 것이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소천학은 다급해졌다.“말은 그렇지만 당신이 내가 독극물에 중독되었다고 진단하지 않으셨다면 해독단을 100개 앞에 놓으셨을지라도 저는 죽었을 것입니다.”염무현은 의심할 여지 없이 바로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것도 일종 인연이라
소정아, 네가 무슨 능력이 있겠니?소천학은 급히 염무현을 향해 말했다.“염무현 씨. 아이가 철이 없어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좋아하니까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무슨 수석 의사야. 작은 여씨 가문 둘째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백초당이 직접 수석 의사를 초빙해도 염라대왕은 바라만 볼 뿐 꿈도 꿀 수 없는 대상이었다.“사매가 소란을 피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이 본래 제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해요.”염무현은 정색하고 말했다.그의 이 말에서 소천학은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알아들었다.첫째, 염무현은 수석의 역할을 저항하기는커녕 기꺼이 받아들였다.둘째, 염무현은 여지윤을 사모님이라고 부른다.세상에, 여씨 가문 둘째도 곧 발전하겠네.여씨 가문은 그들에게 수십 년 동안 짓눌려왔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곧 철저히 소외될 둘째가 이렇게 큰 후원자를 갖게 될 줄은 말이다.염라대왕이 이렇게 대단한데 이렇게 훌륭한 제자를 가르친다는 건 스승이 더 대단하다는 뜻이다.여지윤은 두 명의 강력한 후원자를 동시에 갖게 된 셈이다.세상 사람들은 모두 여지윤이 처참한 출신이라고 말한다.분명 재능이 많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남존여비의 풍조가 심한 여씨 가문에서 표현의 기회를 얻기는커녕 곳곳에서 탄압을 받고 있었다.거의 모든 사람들은 여지윤이 이런 환경에서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한때 머리를 깎고 여지윤에 구애하던 사람들조차 그렇게 생각했다.가족의 중시를 받지 않는 투명 인간이 뒤엎는다는 건 평생 불가능했다.지금 이 순간 그들이 모두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었다.여지윤의 배후에 있는 남자가 얼마나 강한지 상상도 못 할 것이다.여지윤이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소정아는 두 번째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어린 계집애가 우연의 일치로 여지윤의 밑에 들어갔고 곧바로 강한 사형과 더 강력한 사부를 갖게 되었다.그들이 여지윤도 좋게 보지 않는데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