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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왜 이걸 묻는데?”

전화기 너머 김준휘는 불쾌한지 미간을 찌푸렸다.

옆에 있던 금발미녀는 그와 입맞춤하려다 거칠게 밀려나고 말았다.

금발미녀는 그가 원망스럽긴 해도 눈치껏 자리를 피해주었다.

김준휘는 민감한 사람이라 양희지가 아직 전남편 염무현에게 미련이 남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만약 양희지가 염무현과 김씨 가문의 악화된 사이를 풀어보려고 사정했다면 그 자리에서 화를 냈을 수도 있었다.

그는 절대로 원수와 화해할 마음이 없었다.

김씨 가문이 몇 해 동안 서해에서 쌓은 업적을 한방에 무너뜨린 사람이 바로 염무현이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물리적, 금전적 노력을 다해 간신히 서경철과 관계를 이어가게 되었지만 염무현때문에 끝나버렸고 또 동생 김준영 역시 염무현에게 맞아 병신이 되고 말았다.

김준휘 본인도 염무현 앞에서 큰 손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절대로 한 여자의 몇 마디 때문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인 양희지여도 말이다.

절대 그럴 수가 없었다.

양희지가 요 며칠 김준휘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여지윤 사건으로 자신을 속여서 김준회가 싫어진 것 외에 염무현과 재혼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좋은 전남편을 두고 김준휘 같은 쓰레기한테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염무현에게 무참히 거절당하고 그제야 김준휘가 생각난 것이다.

이 순간 양희지는 염무현에게 증모만이 남았다.

친구들 앞에서 면박을 줘서, 자신의 성의를 무시하고 공혜리와 치근덕거려서, 자신과 재혼하지 않아서 말이다.

“오빠, 돌려서 말하지 않을게요. 나 오빠 편이 되고 싶어요.”

양희지가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

김준휘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기뻤다.

“확실해? 희지야, 나랑 농담하는 거 아니고?”

“오빠, 저 못 믿어요?”

양희지가 되묻자 김준휘가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 그냥 기뻐서 그래. 희지야, 지금이라도 정말 잘 생각했어! 염무현 그놈은 너의 동정심마저 받을 자격이 없어. 죽어야 마땅한 자식이야!”

양희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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