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한테 하는 말인가?”염무현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부성민은 두 눈을 부릅뜨고 큰 소리로 호통쳤다.“너 말고 다른 사람 있어? 자기 분수도 모르는 주제에! 얼른 그 더러운 손 놓지 못해?!”구경꾼과 마찬가지로 부성민도 염무현을 사기꾼이라고 확신했다.파렴치한 수법으로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두운 백지장처럼 순수한 연희주를 속였다고 여겼다.만약 명문자제였다면 그나마 찍소리 못했을 것이다. 적어도 신분상으로 그녀와 어울렸으니까.그러나 눈앞의 남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싸구려로 감쌌고 명품 한 개조차 없었다.게다가 신분을 나타내는 사치품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즉,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재벌과는 전혀 무관했고 시골뜨기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충분했다.이런 하찮은 놈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연희주의 곁을 지키냐는 말이다.애초에 연희주를 자기 여자로 생각한 부성민은 거의 독점물로 여기다시피 해서 다른 남자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현재 부성민의 모습은 사냥감을 지키는 맹수를 연상케 했고, 날이 잔뜩 서 있었다.“희주한테서 손을 떼지 않으면 그 팔을 잘라 버리라고 할 테니까 두고 봐!”화가 머리끝까지 난 연희주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한 마리의 암사자처럼 으르렁거렸다.“부성민! 작작 해, 여기에 네가 낄 자리가 있다고 생각해? 내가 누구랑 함께하든 신경 꺼. 오지랖이 어찌나 넓은지 괜히 쓸데없는 참견하지 마. 얼른 비키지 못해? 썩 꺼지라고!”보통 남자는 예쁜 여자에게 쓴소리를 듣는 순간 의기소침해서 떠나기 마련이다.그러나 부성민은 달랐다. 연희주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고 확신하는 바람에 그녀에게 현실을 깨닫게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서 빌어먹을 사기꾼의 추악한 민낯을 낱낱이 공개할 작정이었다.따라서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반대로 모든 걸 염무현의 탓이라고 여겨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네 뜻대로 이뤄지게 놔둘 수는 없지! 감히 희주를 속이다니? 꿈 깨!”부성민은 염무현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우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름과
“맞아.”연희주가 도도하게 말하더니 콜라겐이 가득한 어여쁜 얼굴을 염무현의 몸에 찰싹 가져다 댔다.부성민은 온몸의 힘이 쫙 빠져나가는 듯 순식간에 의기소침하게 변했고 산송장이 따로 없었다.이내 쓸쓸한 표정으로 점점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리고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두 눈에 다시 생기가 감돌기 시작했다.다정하게 걸어가는 남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화가 난 나머지 이만 바득바득 갈았고 눈빛은 원망과 독기로 가득했다.“염무현라고? 두고 봐!”그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딱 기다려, 난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야. 네가 죽으면 희주도 마음을 바꾸고 다시 내 사랑을 받아줄 테니까.”말을 마치고 나서 씩씩거리며 뒤돌아서 떠났다.복도 코너.발갛게 달아오른 연희주의 얼굴은 마치 탐스럽게 익은 사과 같았다.“저기... 사부님, 제가 일부러 거짓말한 게 아니라...”그녀는 수줍은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부성민이 워낙 고지식한 놈이라 그런 소리를 안 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예요.”“그럼 사부님이라고 하면 되지, 굳이 약혼자라고 할 필요 있어요?”염무현이 되묻자 연희주의 얼굴이 화르르 달아올랐고, 심지어 귀까지 핑크로 물들었다.“절대로 안 믿을 거예요. 사부님께서 나이도 어리신데 저랑 몇 살 차이도 나지 않잖아요. 사제 관계라고 하면 설득력이 전혀 없어요.”연희주가 설명을 보탰다.“힘들게 해명하는 대신 아예 단념시키는 게 나아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전 정말 부성민이 싫거든요? 맨날 들러붙어서 짜증 나 죽겠어요.”염무현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툭 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머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돌아가는군. 우리 사이를 왜곡한 점만 빼면 완벽해요.”“화나진 않아요?”“그게 왜? 제자를 도와 문제를 해결하는 건 사부의 의무가 아니겠어요?”“사부님 최고! 저 완전 감동이에요.”두 사람은 웃고 떠들며 메인 홀 옆에 있는 작은 방으로 향했다.주최 측에서 준비한 경매를 제외하고 입찰자들도 각자의 소장품을
그동안 염무현은 줄곧 옥반지만 연구해 왔다.다만 별다른 성과가 없고 진행 상황이 더뎌서 수시로 지니기로 했는데 어쩌면 알아낼 수 있는 계기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연희주가 무심결에 내뱉은 말에 즉시 깨닫게 되었다.이게 바로 옥반지의 비밀이란 말인가?어쩐지 허문정이 어린 나이에 소년 신의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실력도 또래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했더니 그제야 모든 의혹이 풀렸다.다만 그는 너무 건방지고 오만한 게 오점이었다.신비로운 옥반지를 가진 덕분에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전 세계를 휩쓸고 정상에 올라서는 유일한 1인자가 될 줄 믿었지만, 아쉽게도 좋은 패를 쥐고도 망친 케이스였다.허문정이 조금이라도 덜 나댔다면 비참한 죽음까지 맞이하지는 않을 텐데.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연희주는 어리둥절한 채 그에게 이끌려 앞에 있는 전시대로 향했다.유리장에 들어 있는 각종 귀중한 골동품과 달리 테이블 위에는 기괴한 모양의 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이건 기석인가요?”연희주는 더더욱 이해가 안 갔다.기석은 사실 큰 가치는 없었다.몇 년 전 컬렉터 사이에서 기석을 수집하는 열풍이 불었는데, 자그마한 돌이 엄청나게 비싼 가격으로 팔려 매매에 뛰어든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그러나 유행은 곧 잠잠해졌고, 업계에 연루된 관계자들은 커다란 손해를 입었다.비록 지금도 기석을 수집하는 마니아들이 꽤 되지만 인기는 물론 가격도 옛날만큼 높지 않았다.“두 분, 구경해보세요.”주인장은 키가 작고 뚱뚱한 중년 남자였는데 쭉 찢어진 두 눈에 총기가 흘러넘쳤다.염무현이 호랑이 무늬의 네모난 돌을 가리키며 물었다.“이거 얼마예요?”“젊은이가 안목이 예사롭지 않군요. 여기서 제일 좋은 기석을 한눈에 알아보다니.”주인장이 신이 나서 설명하기 시작했다.“이건 통으로 된 마노인데 수억 년 전에 자연적으로 형성되었죠. 소재는 물론 형태, 색상 등 면에서 완벽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연희주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허풍 떨지 마
“만약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 물건들은 최고점일 때 사서 돈이 묶여 있는 거죠?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서 제멋대로 가격을 제시하리라는 착각은 버려요. 장사를 이렇게 하면 가뜩이나 몇 안 되는 잠재 고객마저 떨어져 나갈 테니까. 한두 명을 속여서 크게 한탕 해보려는 심산인 것 같은데 일찌감치 단념해요. 아니면 이번에 허탕 친 셈이라 티켓값마저 벌지 못한다고 확신하죠.”그녀의 말에 미소를 짓고 있던 주인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이번에 찐 전문가를 마주친 건가?역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하더니 옛말이 틀린 게 없었다.기선 제압에 성공한 연희주는 돌멩이를 가리키며 물었다.“얼마예요?”방금 가격부터 묻는 염무현의 행위는 이 바닥에서 절대 금기시하는 것이다.상대방의 구매 의향을 파악한 다음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연희주가 물밑 작업한 덕분에 이제 주인장이 불리한 국면에 빠지게 되었다.컬렉션 대가의 딸답게 그녀는 귀동냥으로 유용한 지식을 꽤 많이 습득했다.선택권은 다시 주인장에게 넘어갔고, 자칫 가격이 비싸서 잠재 고객마저 잃어버리지 않게 꼼꼼히 따져봐야만 했다.“6천만 원...”주인장은 고심 끝에 금액을 제안했다.그래도 줏대는 있어야 하니 바로 최저가부터 시작할 수는 없었다.적어도 흥정의 여지는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너무 수동적일 게 뻔했다.“좋아...”염무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연희주가 불쑥 끼어들었다.“2천만 원! 더는 안 돼요. 팔래요? 말래요?”염무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뜻인즉슨 고작 6천만 원을 굳이 흥정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아가씨, 흥정도 정도껏 해야지. 제가 얼마나 착한 금액을 제시했는지 알아요? 이건 협상이 아니라 통보잖아요.”주인장이 우는 소리를 연신 했다.“본전도 못 뽑겠네요. 진짜 좋은 물건이라고 맹세할게요! 자세히 봐봐요, 어떻게 그 정도로 후려칠 수 있죠?”“좋다고? 글쎄? 잘 모르겠는데요.”연희주는 시큰둥한 표정을
염무현은 휴대폰을 꺼내 카드로 결제했다.연희주가 네모난 돌을 집어 들려고 했지만 무게가 상상을 초월했다.고작 자그마한 돌멩이였지만 체감은 10킬로가 넘어 여자가 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내가 할게요.”염무현이 웃으면서 말했다.연희주는 안간힘을 써서 겨우 들어 올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할 수 있어요.”입금 문자를 확인한 주인장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이번 매물은 그가 최저가로 싹쓸이해 왔다.비록 몇 년 전 가격과 비교할 바가 안 되지만 꽤 많이 떼어먹은 건 사실이었다.적어도 티켓값은 벌었으니 괜히 오지는 않았다.염무현과 연희주가 떠나자마자 멀리서 한 청년이 허겁지겁 뛰어와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숨을 헐떡거렸다.그리고 간절함이 담긴 눈빛으로 테이블 위를 두리번댔다.“청교인은 어디 있죠?”주인장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그게 뭐예요?”“청교인이요! 호랑이 무늬가 있는 네모난 갈색 마노가 원래 여기 있지 않았나요?”청년이 손을 들어 아래를 가리켰다.주인장은 의혹을 감추지 못했다.“왜요? 그쪽도 관심이...?”“당연하죠! 아니면 급하게 뛰어올 필요도 없었겠죠.”청년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고, 말투에 불쾌함이 담겨 있었다.그리고 더는 실랑이하기 싫은 듯 바로 휴대폰을 꺼냈다.“얼마죠? 말만 해요, 제가 무조건 살 거라.”남는 게 돈인 쩐주가 또 나타나다니!그의 이름은 여도혁으로 꽤 유명한 골동품 감정사였다.또한 제일 특화된 분야가 바로 보석류의 감정이다.비록 나이는 어려도 업계 내에서 인기가 있는 편에 속했다.그 외에도 대단한 사부님을 모시고 있는데 바로 보물 감별 대사로 소문 난 맹승준이다. 자신의 수집품을 감정 맡기고 싶어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그를 찾는지 모른다.아까도 사부님이 말씀하길 기석 진열대에 청교인이라는 네모난 마노를 발견했는데 흔치 않은 보물이라고 했다.하지만 정작 물건의 주인은 그 가치를 잘 모르는 듯싶었다.따라서 구경하는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인위적인 수공
연희주는 잔뜩 경계하는 얼굴로 낯선 불청객을 바라보았다.“웃기고 자빠졌네! 그쪽 사부가 먼저 찜해두었다고 본인의 물건이라는 보장은 없잖아? 무슨 이런 막무가내가 다 있어? 그렇다고 본인이 직접 찾아온 것도 아니고, 왜 애먼 제자를 보낸 거지? 설마 우리가 골동품 거래의 암묵적인 룰마저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가? 누가 먼저 찜하든 상관없이 먼저 사는 사람이 임자이거든!”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곱게 자란 건 사실이지만, 성격마저 순하다는 뜻은 아니었다.더욱이 예의 없는 상대방 때문에 대뜸 손부터 대려고 하니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화를 내기 마련이다.심지어 이는 염무현의 물건이지 않은가?여도혁은 고작 어린 계집애한테 면박 당할 줄은 몰랐는지라 머쓱하게 말했다.“오해야, 아마도 내 표현 방식이 문제 있는 것 같은데... 그럼 돈 주고 사는 건 어때? 얼마에 샀는지 물어볼 생각도 없으니까 마음대로 가격 제시해. 절대로 흥정하지 않을게.”연희주는 딱 잘라 말했다.“안 팔아.”무려 사부님의 마음에 든 물건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순순히 내어줄 수 있겠는가?“그럼 더블로! 아니, 세 배로 줄게.”여도혁이 통이 크게 손가락 3개를 내밀었다.물론 배포가 큰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은근히 화난 기색을 내비쳤다.뜻인즉슨 두 사람에게 좋은 말할 때 잘하라고 경고하는 것이었다.얼른 청교인을 내놓지 않으면 큰코다칠지도 모를 테니까!“개뿔도 없으며 허세 부리기는! 돈 있으면 다야?”연희주는 눈앞의 남자가 점점 거슬리기 시작했다.“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3배는커녕 30배, 심지어 300배를 준다고 해도 안 팔아! 저리 비켜, 얼른 가봐야 하니까.”분노가 차오른 여도혁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경고하는데 괜히 화를 자초하지 마. 계집애 주제에!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그런 말투로 대꾸하는 거야? 어디서 제 분수도 모르고! 순순히 청교인을 내놓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너그러운 아량으로 용서해줄게. 아니면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줄 알아.”이제는 빼앗아
여도혁은 두 사람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무례하게 구는 염무현과 연희주를 손을 볼 기세였다.“이 자식이! 방금 너 자신이 내뱉은 말 때문에 참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여도혁이 천천히 손을 들자 회색 기운이 스멀스멀 모여들기 시작했다.이내 사람들은 숨 막히는 압박감을 느꼈다.“무력을 모으다니? 이건 대성 마스터만이 가진 스킬인데?”“세상에, 이 나이에 벌써 대성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수준이라니? 감탄이 절로 나오는군!”“저 커플은 죽었어! 그러니까 사람은 절대 건방지게 굴면 안 된다니까.”여도혁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염무현을 바라보았다.“아직 출항하기 전이라 사람을 죽이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 널 죽이고 아무 데나 쑤셔 넣고 공해까지 나간 다음 상어 먹이로 바다에 내동댕이칠 거야.”염무현은 두려워하기는커녕 앞으로 나서 연희주를 막아섰다.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꾀꼬리처럼 청아한 목소리가 대뜸 울려 퍼졌다.“무슨 일이죠?”목소리의 출처는 드레스 차림의 젊은 여자였는데 뛰어난 미모와 남다른 분위기를 자랑했다.깔끔하게 재단한 실크 드레스는 여자의 아름다운 S라인 몸매를 여실히 드러냈고, 하이힐을 신은 채 완벽한 캣워크를 선보이며 다가왔다.그녀의 아름다움은 공혜리의 카리스마 넘치는 대표 이미지와 달랐고, 또한 연희주의 청순하고 푸릇푸릇한 모습과도 거리가 멀었다.이는 성숙한 지적미로서 일거수일투족에 이미 교양이 묻어났다.이런 분위기는 절대로 후천적으로 형성될 수 없으며 그녀는 누가 봐도 명문가 출신이었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뭐 하는 거죠? 누가 소란이라도 일으켰나요?”구경꾼들은 자발적으로 그녀를 위해 길을 비켜주었다.“안녕하세요, 유시인 씨.”“저희는 단지 구경만 하는 거니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젊은이들이 철이 없어서 시비가 붙었을 뿐이에요. 저희랑은 전혀 무관하거든요?”그녀는 바로 이번 유람선 경매의 주최자였다.유씨 가문은 워낙 세력이 막강해서 동부 연안의 3대 도시를 이끄는 왕이라고
말을 마친 그는 씩씩거리며 뒤돌아서 떠났다.“형, 사부님께서 형한테 가보라고 해서 왔어요. 혹시 청교인은 손에 넣었어요?”부성민이 옆에서 다가와 물었다.“아까 시인 씨를 마주쳤는데 왠지 기분이 언짢아 보이더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여도혁이 화를 감추지 못했다.“말도 마. 어떤 커플이 청교인을 먼저 사 갔는데 자칫 시인 씨의 심기를 건드릴 뻔했어.”그는 이대로 넘어갈 생각은 없는 듯싶었다.“대체 어떤 간덩이가 부은 놈이 형의 물건을 탐내는 거죠?”부성민이 펄쩍 뛰었다.여도혁은 뒤돌아서 앞을 가리켰다.“저 둘이야.”부성민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분통을 터뜨렸다.“젠장! 또 저 자식이라니.”“아는 사람이야?”여도혁이 되물었다.부성민은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을 한껏 부풀려서 다시 설명해주었다.“그래? 빌어먹을 놈이 사부님의 보물을 빼앗아 갔을뿐더러 사람들 앞에서 나한테 망신까지 주고 감히 우리 동생의 여자 친구를 가로챘단 말이지?”여도혁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그럼 더더욱 살아서 땅을 밟게 해줄 수는 없지. 사람 두 명을 보내 미행시키고 기회가 생기면 바로 죽여버리자.”부성민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유씨 가문은 어떡하죠? 형은 시인 씨의 눈 밖에 나는 게 걱정되지 않아요?”“몰래 처리하면 아무도 모를 텐데 유시인이라고 별 수 있겠어?”여도혁은 전혀 걱정 안 되는 듯 코웃음을 쳤다.“설령 귀에 흘러 들어간다고 한들 사부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모른 척할 수밖에 없어.”“역시 현명하군요!”부성민은 여도혁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지금이라도 염무현을 죽이면 연희주가 다시 그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생각만 하면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애초에 사형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어 찾아왔지만, 어쨌거나 여도혁은 사부님과 함께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유람선을 탔는지라 고작 자신의 질투심 때문에 본때를 보여주는 사소한 일에는 관심이 없을 거로 여겼다.결국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심지어 돈을 주고 부탁할 생각까지 했다.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