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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중년 남성을 아버지라고 부르기 싫었다. 큰 병을 앓고 있던 엄마는 치료받지 못해서 세상을 떠났고 나는 어릴 적부터 보육원에서 자랐다.

나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적도 없었고 바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예진을 위해 유씨 가문으로 들어가야만 했고 갑자기 나타난 아들을 보면서 아버지는 무척 좋아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에게 유씨 그룹을 맡겼다.

나는 공부에 능한 편이 아니었지만 예진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하며 회사를 경영했다.

어느 날 비즈니스 연회에서 하준을 만났고 나는 예진을 놓아달라고 말했다. 하준은 상업계의 거물로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날 밤에 술을 잔뜩 마셨다.

집으로 돌아온 뒤, 할아버지는 날 한바탕 꾸짖으며 실력이 비슷한 손씨 가문과 등지게 되면 유씨 가문이 손해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지팡이로 나를 때렸지만 나는 예진을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술에 취한 하준이 예진에게 화풀이할까 봐 방으로 돌아온 뒤 옷을 갈아입고 가든 별장으로 향했는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는 이성을 잃었다.

너덜너덜해진 옷을 입고 있던 예진의 가슴에 칼이 꽂혀있었고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나는 예진이 죽은 줄 알고 하준을 때려눕혔다. 하준이 나를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았고 재빨리 외투를 벗어 예진에게 덮어준 뒤 병원으로 향했다.

수술이 끝나고서야 마음이 놓였지만 다시 마주친 하준을 보면서 분노가 들끓었다. 나는 경호원을 불러 하준이 병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모든 것이 끝난 후에야 할아버지가 때려서 생긴 상처에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예진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겼다. 나는 예진이 벙어리인 줄 알았는데 그저 큰 충격을 받아서 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나는 진작에 예진을 구해주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고 예진의 몸에 난 상처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예진이 갑자기 나에게 물었다.

“도현아, 넌 날 믿어?”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서 묻는 말이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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