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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돼 버린 그대
슬픔이 돼 버린 그대
Author: 우즈

제1화

온몸에 구정물이 묻은 채 쓰레기통에서 페트병을 뒤지고 있는 내 모습이 사진에 찍혀 인터넷에 올라와 순식간에 핫이슈를 되었다.

“'가장 예쁜 쓰레기 줍는 소녀.' 바보야, 네티즌들의 평가가 꽤 높아.”

나는 만두를 살짝 깨물고 조용히 유도현이 인터넷 댓글을 읽는 것을 들었다.

도현은 이마 앞 잔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계속 휴대폰을 보며 읽기 시작했다.

“임씨 그룹 임예진 아니야? 사진이 있어. 이 여자 임예진 맞아. 송하준에게 끈질기게 매달리다가 손하준 아버지의 여자까지 해쳤대.”

도현은 여기까지 읽고 입을 다물었다.

나는 온몸이 뻣뻣해져 만두를 집을 수 없었다.

곁눈질로 나는 핸드폰 화면에 확대된 사진을 똑똑히 보았다.

환한 여자의 표정과 달리 남자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는데 그것은 나와 하준이의 결혼사진이다.

3년 만에 다시 이 이름을 들었다.

마음속의 설렘은 이미 두려움으로 대체된 지 오래된 나는 자기도 모르게 도망가고 싶었다.

“괜찮아, 예진아, 내가 지켜줄게. 조금 있으면 너를 데리고 여기를 떠날 거야.”

도현은 나의 이상함을 발견하고는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부드럽게 위로해 주었다.

3년 동안 떠돌아다니며 모두가 나를 비웃을 때 오직 도현만이 나에게 접근하고 나를 도와주려 했다.

도현은 자주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나는 보기에 바보 같지만 속으로는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 도현은 정말 나를 도울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낡은 집으로 돌아가서 폐품을 모은 뒤 팔아서 도망가려고 했는데 급하게 서둘렸지만 여전히 한발 늦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자루를 끌고 문을 나설 때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예진아, 또 어디로 도망가고 싶어?”

7월의 햇빛 아래에서 나는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

3년 동안 다시 듣지 못했다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이 목소리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는 손바닥이 얼음처럼 차가워진 채 가방을 꽉 움켜쥐고 있었는데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기억 속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다시 솟아올라 나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구두가 바닥을 밟는 소리를 내며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오자 나는 마침내 버틸 힘이 없어 웅크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손하준...’

하준이는 역시 나를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하준을 사랑했지만 하준은 오히려 나를 미워했다.

나와 하준은 두 할아버지의 약속으로 맺어진 인연이었다. 마음속에 여신이 숨겨져 있던 하준은 우리의 혼사를 완곡하게 거부했지만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임씨 가문의 외동딸인 나는 무법천지일 정도로 사랑받고 있었는데, 나는 내 멋대로 하준에게 잘해주면서 하준이 이런 사랑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했다.

그해 손씨 가문의 장사에 문제가 생겼는데 아버지가 자금을 대며 나와 결혼하도록 했고, 나는 너무 순진하게 나와 하준이의 결혼을 당연한 거로 생각했다.

내가 하준에게 잘해주면 하준도 나에게 잘해줄 것이라 여겼지만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그를 사랑해도 사랑하지 않는 건 사랑하지 않는 것이고, 심지어 이 사랑은 불씨로 변했다.

나에 대한 하준의 증오가 커진 것은 결혼식 날이었다.

하준의 아버지가 우리 신혼집에서 자살했는데 내가 몰아붙여서 죽은 거라고 그는 절필 편지를 남겼다.

결혼식이 장례식이 되자 하준은 하룻밤 사이에 딴사람이 된 것 같았다.

나는 하준에게 설명하면서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하준은 그저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하준은 사람 앞에서 별다를 것 없이 나에게 잘해 주었지만 집에 돌아오면 하늘에 사무치는 한이 폭발해 종종 내 목을 조르며 나에게 소리 질렀다.

“임예진, 넌 지옥에서 살면서 평생 참회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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