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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고천혁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진도하는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말했다.

“나는 한 번도 나 자신을 이 세상을 구할 영웅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 다만 내 힘이 닿는 한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을 뿐이지.”

진도하는 잠시 말을 멈추고 고천혁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예를 들면 상고성의 백성들을 위해 너희 같은 해충들을 없애는 것 말이야!”

말이 이어질수록 진도하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은소혜는 진도하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며 눈 속에 빛을 담고 있었다.

독고 청의와 그 뒤에 있던 다른 수련자들도 존경의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반면 고천혁의 얼굴은 이미 매우 어두워졌다. ‘해충’이라는 단어가 그를 완전히 격노하게 만든 것이다.

고천혁은 진도하를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놈, 정말 내가 너를 보내주려는 게 겁이 나서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말로 내가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냐 말이야.”

그 말이 끝나자마자 고천혁의 몸에서 엄청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뭐야? 대부경 7단계야?”

진도하 뒤에 있던 수련자들은 고천혁의 기세를 느끼자 얼굴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 누구도 고천혁의 경지가 이렇게 높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멀리 숨어서 지켜보던 평범한 백성들 또한 그 기세를 느끼고 두려움에 떨었다.

“우리가 진도하 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게 오히려 진도하 씨를 해치게 되는 게 아닐까...”

그 말이 나오자 주변은 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비록 그들은 주선우의 폭로로 인해 진도하가 천하무적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고천혁의 기세를 보니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때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만약 진도하 씨가 우리 상고성 백성들 때문에 이곳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면 나도 진도하 씨와 함께 싸우다 죽겠어요!”

그는 말을 끝내고 숨어 있던 자리에서 뛰쳐나오려 했다. 진도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그가 막 뛰어가려고 할 때 조금 전 가장 먼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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