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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강성연은 의아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반크를 불렀다.

반크는 그릇과 젓가락을 내려놓은 뒤 몸을 일으켜 문가로 걸어갔다. 손유린이 잠깐 얘기 나눌 수 있냐며 물었고 반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마당 밖으로 향하자 강성연은 호기심이 생겼다. 곧이어 송아영과 김아린이 강성연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특히 송아영은 무척이나 놀란 눈치였다.

“어떻게 둘째 큰어머니지?”

강성연은 웃었다.

“유린 아줌마면 안 돼?”

강성연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것보다 반크 아저씨랑 유린 아줌마 싸웠나?”

손유린은 미소를 아주 좋아했고 시간 날 때면 이곳으로 찾아와 미소를 돌봤다. 그런데 최근에 그녀는 찾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걸 보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어도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

김아린은 강성연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어른들 일에 괜히 참견하지 말고 우리는 밥이나 먹자.”

송아영도 동의했다. 때마침 배가 고팠던 그녀는 맛있게 식사하고 싶었다.

두 사람이 돌아가는 걸 바라보며 강성연은 그 자리에 잠깐 서 있었다.

마당 밖에서는 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손유린은 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찬 바람에 얼굴이 빨갛게 얼었다. 그들은 잠깐 침묵했고 손유린이 먼저 침묵을 깨부쉈다.

“사실 난 당신 생각을 잘 모르겠어요. 내가 잘못 이해했나 봐요.”

반크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참는 듯한 눈치였다. 손유린은 두 손을 호주머니 안에 넣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작게 웃었다. 그녀의 미소에서 약간의 씁쓸함이 느껴졌다.

“앞으로는 연락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당신이 나한테 잘해주는 것에 마음 안 흔들릴 자신이 없거든요. 당신은 좋은 남자예요. 그리고 난 이혼한 적 있는 여자고요. 우리 여자들 참 이상한 것 같죠. 누군가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감동받아요. 어쨌든 내가 잘못 이해해서 우리가 이렇게 된 거니까 앞으로는 연락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손유린이 몸을 돌려 떠났다.

반크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손유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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