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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돌아온 반크는 마당에서 강성연과 마주쳐 살짝 당황했다.

“성연아, 너 왜 나와 있어?”

강성연은 그에게 다가갔다.

“반크 아저씨, 아저씨 유린 아줌마를 어떻게 생각해요?”

강성연은 조금 전 그들이 밖에서 나눈 대화를 들었다. 반크와 손유린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래서 두 사람이 일부러 ‘혐의를 피하려’ 한 것이다.

반크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강성연은 한숨을 쉬었다.

“유린 아줌마를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면 일찍 얘기하셨어야죠. 그런데 만약 아저씨가 유린 아줌마에게 마음을 품고 있다면 아저씨는 조금 더 용감하게 굴 필요가 있어요.”

반크는 다른 곳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난 내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 난 평생 일에 치여 살았고 단 한 번도 결혼을 고려해 본 적이 없어. 내가 진짜 일과 가정을 동시에 잘 돌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어. 손유린 씨는 현명하고 좋은 여자가 맞아. 그치만 그녀는 실패한 혼인을 겪었었고 난 아직 결혼해 본 적이 없어…”

“난 내가 그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 그녀가 또 실망하지 않을 거란 확신도 없고. 유린 씨가 또 한번 상처 받을까봐 두려워.”

강성연은 웃었다.

“시험해 보지도 않았는데 성공할지 실패할지 어떻게 알아요?”

반크는 뜸을 들였다.

강성연은 또 웃었다.

“사실 결혼 초반에는 다들 자신의 결혼이 어떻게 될지, 어떤 상황에 직면할지 몰라요. 좋을지 나쁠지 시험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겠어요? 유린 아줌마는 결혼에 실패한 적 있지만 여전히 행복을 기대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반크 아저씨도 그럴 자격이 있고요.”

반크는 멍해졌다. 자신이 더 오래 살았지만 도리어 자기보다 어린 젊은이에게 위로받았다는 생각에 반크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나한테 너무 각박했나 보다.”

“각박한 것도 좋은 점이 있어요. 적어도 전 반크 아저씨가 진지하게 가정을 잘 꾸려나갈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믿어요.”

강성연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반크는 그녀를 따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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