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훈은 무표정이었지만 눈에서 분노가 꿈틀거리고 있었다.“당신이 유이에게 손을 댄 건가요?” “전...... 전 아닙니다. 유이 아버님, 오해입니다. 저는 그저 유이 숙제를 도와 주었습니다, 유이가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네요.”이성훈은 이렇게 변명했다.반지훈이 아무런 말도 없이 싸늘한 눈빛으로 이성훈을 바라보자 이성훈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강해신이 곁에서 콧방귀를 뀌었다.“선생님은 분명히 유이를 괴롭혔어요!”이성훈은 당황한 마음을 감추며 변명했다.“강해신 학생, 선생님을 모함하지 마세요!”이성훈이 온 힘을 다해 변명하고 있을 때 침묵하고 있던 강성연이 무심하게 웃었다.“제가 보기에는 오해가 아닌 것 같네요.”이성훈은 다시 변명했다.“사모님, 증거 없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됩니다.”“증거가 없는 건 아닙니다. 학부모회를 하던 날 뒤뜰에서 이성훈 선생님을 봤었어요.”강성연이 고의적으로 뒤뜰이라고 언급하자 그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강성연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거라 생각했었다.강성연은 직설적으로 말했다.“그 아이는 당신이 학교 선생님이라고 말했어요. 제가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귀띔할 필요 없죠?”교장은 이성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이성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전...... 전 억울합니다!”반지훈은 그의 변명을 듣지 않고 소파에 앉아 양복 단추를 풀었다.“제 딸이 괴롭힘을 당했으니 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제 딸은 누구나 함부로 건드릴 수 없어요.”교장은 이마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는 반지훈 앞에 걸어가 살짝 허리를 숙이면서 말했다.“반지훈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이 일을 명백히 조사하겠습니다.”반지훈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당신을 믿을 수 있을까요?”교장은 멈칫하다가 당당하게 말했다.“반지훈 대표님, 절 믿어주세요.”기껏해야 이성훈더러 한참 동안 외국에 나가있으라고 하면 되잖아, 이 “스캔들”만 막을 수 있으면 돼.반지훈은 점점 어두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비록 똑똑히 조사하겠다고 말했지만 조훈이 오지 않았다면 아마 그저 흐지부지하게 끝났을 거다.반지훈은 사실 일찍부터 이 점을 눈치챘으나 교장이 결정을 내린 걸 보고 몸을 일으켰다.“그렇다면 학교의 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교장은 연신 허리를 굽실거렸고 등이 축축이 젖어있었다.“걱정하지 마세요.”반지훈은 남아서 이 일을 처리하고 강성연은 먼저 아이들을 데리고 교장실에서 나왔다.강해신이 가는 길 내내 잔소리를 늘여놓자 강성연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네가 여동생을 지켜줘서 정말 기뻐. 하지만 선생님을 때린 건 확실히 네가 잘못한 거야.”그녀는 몸을 숙여 강해신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때린 것도 모자라 온 학교에 소문을 내다니.”강해신은 이마를 주물렀다.“알면 또 뭐 어때요? 원래부터 그 선생님은 쓰레기예요. 제가 마음에 놓이지 않아 몰래 따라간 게 아니라면 유이는 놀라서 어쩔 바를 몰랐을 거예요.”강성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유이를 바라보았다. 강성연은 그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아마 유이는 이 사건 때문에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릴 거다.해신이 아니라 그녀가 현장에 있어도 이성훈을 병신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그녀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해신에게 물었다.“저번에 그 예쁘게 생긴 남자아이는 너희와 같은 반 친구니?”강유이는 고개를 들더니 맑은 눈을 깜빡이면서 물었다.“엄마, 한태군을 말하는 거예요? 한태군은 저번 학기에 전학해온 친구인데 오빠를 제치고 1등을 했었어요.”강해신은 그녀의 말에 쯧쯧 혀를 찼다.“그 계집애처럼 생긴 놈? 내가 고의적으로 봐준 게 아니라면 어떻게 1등을 할 수 있겠어?”강유이는 예전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회복했다. 이번 일이 그녀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지 않은 듯했다.“오빠는 나르시시즘이 너무 강해. 분명 한태군이 더 공부를 잘하잖아.”두 아이가 싸우자 강성연은 이마를 주물렀다.반지훈이 일을 처리하고 차에 타니 차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강성연이 고개를 돌리며
강성연은 조훈이 법의학자의 길을 걷지 않고 영어 선생님이 된 일에 좀 의아했다.“조훈이 직업을 바꿨다고?”강성연은 연필을 돌리며 말했다.“나도 최근에 알았어.”송아영은 소파에 기댔다.“나도 오랫동안 조훈과 연락하지 못했어. 시간 될 때 셋이 만날까?”강성연은 그녀를 바라보았다.“먼저 너의 일부터 처리해. 육예찬이 새로운 증거를 찾았다고 들었어.”그녀의 말에 송아영은 쿠션을 안았다.“응.”강성연은 턱을 괴면서 가볍게 웃었다.“그렇다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겠네. 널 위해 이곳저곳 뛰어다니면서 조사를 했잖아. 무조건 너에게 마음이 있을 거야.”송아영의 표정이 좀 이상해졌다.“그 사람이 나에게 마음이 있다고? 무슨 장난을 하는 거야?”육예찬이 어떻게 날 좋아할 수 있어? 기껏해야 “약혼자”의 명의상 도와주고 있는 것뿐이겠지.강성연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아영은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 남녀 관계에서 매우 둔감했다. 아니면 예전부터 조훈과 커플이 되었을 거다.고등학교 때 조훈은 송아영에게 마음이 있었고 제3자인 강성연도 이를 눈치챘다. 하지만 송아영은 계속 그를 남사친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송아영은 휴대폰 액정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이렇게 말했다.“와, 단톡방에 뉴스가 올라왔어.”“무슨 뉴스?” “그 한 씨 가문 아가씨가 드디어 죄를 받네, 전면적으로 매장될 것 같아. 아마 더 이상 서울에 남아있지 못할 거야. 과연 너의 남편을 노리는 여자들 결말은 다 비참해.”강성연은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하지만 확실히 틀린 말이 아니었다.예전에는 강미현, 서영유가 있었고 그다음으로 주제 파악이 안되는 한성연까지. 모두 말로가 비참했다.한성연이 매장되는 건 예상된 일이었고 이렇게 된 것도 모두 인과응보였다.한성연은 야심이 대단했지만 머리가 아둔했다. 그녀와 반지훈이 움직이지 않아도 한성연은 명승희를 강간하려고 했기 때문에 명승희는 절대 그녀를 놔두지 않을 거다.오후, 강성연은 반크를 보러 병원에 갔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
다음날, 날이 흐리고 비까지 내렸다.싸늘한 가을바람은 보슬비와 함께 창문을 때렸고, 유리창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거리 풍경이 흐릿하게 보였다.차가 병원 문 앞에 멈춰 서자 강성연은 우산을 펼치고 차에서 내렸다.“반크 아저씨.”“비 오는 날에 데리러 오게 해서 미안하구나.”반크는 강성연에게서 우산을 건네받았다.“아니에요.”강성연은 고개를 숙여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사전에 레스토랑 룸을 예약했어요. 아주머니는 이미 도착했을 거예요.”반크는 고개를 끄덕인 후 우산을 쓰고 그녀와 함께 차에 탔다.레스토랑에 도착하자 웨이터가 그를 예약한 룸으로 안내했다. 문을 여니 손유린은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강성연은 들어가면서 말했다.“아주머니, 오래 기다리셨죠?”손유린은 천천히 일어서더니 웃으며 말했다.“저도 온지 얼마 안됬어요.”강성연은 손유린과 반크가 앉은 후 손유린 곁 의자에 앉았다.“반크 아저씨, 오늘 아저씨가 사는 거니 아주머니께 뭘 드시고 싶은지 물어보세요.”반크가 손유린을 바라보자 손유린은 빙긋 웃었다.“전 가리는 게 없어요.”강성연은 메뉴판을 반크에게 건네주었고 반크는 그녀를 흘깃 보았다.“성연아, 네가 주문해. 난 이 레스토랑의 메뉴에 대해 잘 몰라. 어느 것이 맛있는지 모르겠어.”강성연은 메뉴판을 다시 가져왔다.“네, 알겠어요. 그럼 제가 주문할게요.”그녀는 웨이터를 부른 후 레스토랑의 메인 메뉴를 시킨 다음 메뉴판을 닫았다.“그리고 와인도 한 병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웨이터가 메뉴판을 가지고 나갔다.손유린은 그녀를 바라보았다.“전부터 강성연 아가씨가 의범이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묻고 싶었어요.”강성연은 빙긋 웃었다. “3년 전 훈련 캠프에서 알게 되었어요.”소유린은 고개를 끄덕였다.반크는 테이블 위에 식기들을 만지작거렸다.“성연이는 구 씨 가문 둘째 도련님을 알뿐만 아니라 큰 도련님도 알아요.” “다 해신이와 유이 덕이에요. 저의 아이들이 구천광씨와 함께 촬영했었거든요, 많이
구세호는 곁에 앉아있는 반크를 보고 낮은 소리로 조롱했다.“왜? 나와 이혼하면 다른 남자가 당신 같은 년을 받아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야?”반크는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어두워졌다.“구세호씨, 손유린씨가 당신의 전처라 하여도 이렇게 모욕할 필요가 없잖아요. 명문 출신인 분이 왜 이렇게 배포가 좁은 거예요?”구세호는 반크의 말에 표정이 확 변했다.“넌 누구야? 감히 내 앞에서 이러쿵 저러쿵 해?”손유린은 구세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 걱정되었다.“구세호씨, 나가서 이야기해요.”“하, 지금 이 사람 편을 드는 거야?”구세호는 반크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의 멱살을 잡았다.“이 여자의 편을 들고 싶어도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지.”반크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설마 이곳에서 폭력을 사용할 생각입니까?” 손유린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마음이 조급했다. 구세호는 부대에서 몇 년 동안 훈련했기 때문에 몸이 건장했다. 그녀는 예전에 구세호가 보디가드를 골절될 때까지 때리는 걸 본 적이 있었다.반크는 지금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에 그의 상대가 아닐 거다.그녀는 다가가 구세호를 밀어냈다.“얼른 손 놔요, 도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거예요?”구세호가 그녀의 손을 뿌리치자 손유린은 그 힘에 의자에 주저앉았다.강성연은 일어서서 그녀를 부축했고 보디가드 4명이 그들을 에워쌌다.오늘 지윤을 데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강성연은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반크는 구세호의 멱살을 잡았다.“여자를 때려? 당신 그러고도 남자야?”구세호는 싸늘하게 웃더니 반크의 손을 뿌리치고 옷깃에 주름을 폈다.“내가 내 전처를 어떻게 대하든 당신이랑 상관없어. 당신이나 걱정해.”구세호가 명령을 내리자 보디가드들은 다가가 반크를 잡으려고 했다.손유린은 달려가 그들을 밀어내더니 반크 앞에 서서 구세호를 노려보았다.“당신 미친 거 아니에요? 왜 상관 없는 사람까지 끌어들여요?”손유린의 행동에 자극받은 구세호는 다가가서 그녀의 머리채를 잡더니 그녀를 노려
구세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구천광이 있었기에 화를 내기 껄끄러웠다.“시비 걸려는 건 아니다.”“그러면 이 사람들은 왜 데리고 왔어요?”구의범은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다들 뭘 넋 놓고 서 있어? 당장 놔. 아무도 움직이지 마!”경호원들은 난감한 얼굴로 구세호를 바라보았다. 구세호는 성가시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고 경호원들은 그제야 물러났다.구세호는 흐려진 안색으로 그를 보았다.“넌 나랑 같이 돌아가.”구의범은 팔짱을 두르더니 고자질할 듯한 태도로 말했다.“돌아가죠, 뭐. 어차피 난 할아버지한테 얘기할 생각이니까요.”“너...”구의범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구천광의 곁에 서서 말했다.“형, 저희 어머니 부탁드려요.”구천광은 고개를 끄덕였다.구의범은 입구까지 걸어가서 고개를 돌려 강성연에게 웃어 보였다.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다음번에 밥 살 때 나 불러.”강성연은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 고개를 숙였다.구세호는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강성연은 반크의 앞에 섰다.“반크 아저씨, 괜찮으세요?”반크는 웃었다.“괜찮아, 다치지 않았어.”손유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들을 보았다.“미안해요. 나 때문에.”강성연은 손을 저었다.“아니에요. 아주머니 탓이 아니에요.”구천광은 강성연을 힐끗 보더니 손유린에게 말했다.“작은어머니,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손유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구세호가 난동을 부릴 줄은 몰랐기에 손유린도 많이 놀랐다. 그녀는 구천광과 함께 떠났고 강성연은 반크와 함께 룸에서 나왔다. 반크가 물었다.“네가 구천광 씨를 부른 거야?”강성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뇨. 전 구의범 씨에게만 얘기했어요.”아마 구의범이 혼자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구천광을 부른 듯했다.구천광이 와서 다행이었다. 구의범이 구세호의 친아들이라지만 구세호가 아들의 체면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구천광은 달랐다.강성연은 눈알을 굴리더니 무언가 떠올린 듯 입을 열었다.“아주머니도 참 안 됐
요양원.처마 밑에서 물줄기가 뚝뚝 흘러내려 창가 화분의 꽃잎 위로 떨어졌다. 안지성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무거운 마음으로 사진첩을 넘기고 있었다.그의 딸은 누군가에게 공격받아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는 10년 동안 딸의 곁을 지켰지만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육예찬이 문 앞에 서서 노크하자 안지성은 사진첩을 내려놓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누구?”“전 육예찬입니다.”“육예찬?”그는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자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지?”육예찬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눈에 익은 사람을 보고 말했다.“오늘 사람 한 명 데리고 왔어요.”안지성은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육예찬이 경호원에게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그 사람은 안지성이 처음 보는 60대 노인이었다.안지성이 물었다.“이분은...”육예찬이 대답했다.“예전에 B대 경비원이셨어요. 이미 퇴직하셨는데 따님 일은 이분이 잘 알고 계세요.”안지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을 보았다.“잘 아신다고요?”60대 노인은 어깨를 움찔하며 말했다.“그... 인상이 아주 깊은 건 아닌데 아직 그 일을 기억하고는 있어요.”육예찬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어르신,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보신 것 그대로 말씀해주시면 돼요.”60대 노인은 침을 꿀꺽 삼킨 뒤 고개를 끄덕였다.“아마 10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여학생 두 명이 백스테이지에서 싸우는 걸 봤어요. 저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무슨 일로 싸운 건지는 몰라요. 제가 그쪽으로 걸어가려는데 글쎄...”안지성이 다급히 물었다.“뭘 보셨어요?”“한 여학생이 무언가를 들고 다른 여학생 머리를 내리치는 거예요. 맞은 여학생은 쓰러진 뒤에 꼼짝하지 않았어요. 그때 너무 놀라서 전 선생님을 찾으러 갔죠.”60대 노인의 말로는 그가 선생님을 찾으러 간 뒤로 두 여학생은 그곳에서 사라졌고 바닥에는 피가 없었다고 한다. 노인은 자신이 헛것을 본 줄로 알았다고 한다. 분명 한 여학생이 쓰러지는 걸 목격했는데 사람이 없
육예찬은 눈을 가늘게 떴다.60대 노인은 그 상황을 목격했고 피해자 안예지의 얼굴도 보았지만 가해자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송아영이 가해자로 몰렸을 때 그는 상황을 알지 못했다.육예찬은 경호원에게 노인을 모셔다드리라고 했고 안지성의 앞에 서서 말했다.“아저씨, 송아영은 안지성 씨 따님을 공격한 가해자가 아니에요. 송아영은 따님 때문에 본인의 긍지였던 음악 학원을 포기해야 했죠. 진범은 제가 꼭 찾을게요. 전 아저씨가 송아영에게 기회를 한 번 주셨으면 합니다.”이틀 뒤, 안지성은 페이스북에서 송아영의 사건에 대한 글을 올리며 10년 전 B대 계단 밀치기 사건의 진범은 송아영이 아니라고 했다. 안지성은 피해자 안예지의 아버지였기에 그의 글에 많은 네티즌이 경악했다.#아니 10년 동안 누명을 썼던 거야? 너무 불쌍하다.##B대 사건 들어본 적은 있는데 난 헛소문인 줄 알았어.##10년 동안 아무 얘기 없다가 갑자기 죄가 없다고?#여론은 뜨거웠다. 대부분 사람은 송아영을 동정했다. 10년 동안 누명을 쓰고 오해를 받은 데다가 그 사건 때문에 자퇴를 권유받기까지 했으니 불쌍할 수밖에 없었다.반씨 저택.강성연은 단체 채팅방에서 송아영을 멘션한 사람들이 대부분 소문 때문에 그녀를 멘션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송아영은 그들에게 대꾸하지 않았다. 모른 척 가만히 있는 것도 현명했다.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송아영의 결백을 증명했으니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 둬야 했다.강성연은 반지훈에게 기대어 있었고 반지훈은 커피를 마시면서 금융 매거진을 읽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곁에 있는 강성연을 보며 말했다.“너 친구 누명 벗었잖아. 기뻐?”강성연은 웃었다.“기쁘죠.”반지훈은 테이블 위에 커피를 내려놓은 뒤 그녀를 끌어안았다.“나 모레 휴가야.”강성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몸을 일으켜 그를 보았다.“모레요?”반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날씨 보니까 모레부터 추워진대. 온천욕 하기에 좋을 것 같더라고.”“하지만 반크 아저씨가 아직 다 낫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