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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반지훈은 부정하지 않았다.

체스를 들고 있던 X는 반지훈이 더 이상 체스를 움직이지 않자 이렇게 말했다.

“성연이는 확실히 3년 동안 힘들게 보냈어. 그때 그 사고에서 아버지와 아이를 모두 잃었잖아. 누구라도 그런 타격을 받으면 버티기 힘들 거야.”

반지훈은 체스를 내려 놓았고 항상 담담하던 얼굴이 조금 굳어졌다. 그때 그 사고에 강성연이 아이를 잃었다는 걸 알게 된 뒤로, 반지훈은 자신이 평생 짊어져야 할 빚을 졌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만약 애당초 그녀를 밀어내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X는 그를 바라보았다.

“왜? 성연이가 용서해주지 않겠다고 해?”

반지훈은 시선을 체스판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X는 체스판을 바라보았다.

“널 용서해주지 않을 거였으면 그렇게 많은 피로 널 구하지 않았을 거야. 널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는 것 같아.”

반지훈은 그와 눈을 맞추면서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 상처는 너무 깊지만 강성연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고, 그도 정말 그녀를 저버릴 마음이 아니었다.

X는 체스를 만졌다.

“넌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성연이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져 성연이 곁을 떠난 거지. 난 널 이해할 수 있어.”

그는 이렇게 말한 후 창 밖을 바라보았다.

“애당초 성연이의 엄마도 나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 두려워 떠났던 거야. 자신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알고 떠나버린 거지. 제때에 성연이 엄마를 구하지 못한 게 내 평생 한으로 남았어. 그래서 난 성연이가 나와 같은 사람이 되는 걸 바라지 않아.”

반지훈은 서재에서 나왔고, 강성연도 마침 복도에 나타났다. 그녀는 멈칫하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다가갔다.

“어머, 반지훈 대표님이 무슨 일로 직접 온 거예요?”

반지훈은 웃었다.

“당연히 X에게 아내를 데리러 왔다고 한 마디는 해야지.”

강성연은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아직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지 않았어요.”

반지훈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래, 그럼 당신의 외할아버지 장례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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