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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느긋하게 물을 마시고 있던 강성연은 이 말을 듣고 그만 사레 들릴뻔하였다.

여 노부인의 엄숙한 얼굴에도 점차 미소가 번졌다.

“너의 마음에 들면 다행이야. 하지만 넌.”

여 노부인은 여준우를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여러 나라의 아가씨를 찾아줬는데 한 명도 만나지 않더니, 무슨 얼굴로 지훈이를 말하는 거야?”

여준우는 킥킥 웃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리고 고모할머니도 평생 결혼하지 않았잖아요. 저도 결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죠.”

순간 분위기가 조금 무거워졌다.

강성연은 여 노부인을 바라보았다. 여 노부인의 표정은 아까와 다름이 없지만, 눈에서 어두운 빛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할머니, S국에서 얼마나 있을 예정이에요?”

반지훈이 화제를 돌리자 여 노부인은 고개를 들었다.

“곧 돌아갈 거야. 네가 무사한 걸 보니 시름 놓았어.”

식사가 끝난 후, 반지훈과 강성연은 여 노부인을 문 앞까지 배웅했다. 차 앞에서 여 노부인은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안부를 전해줘.”

반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 노부인과 여준우는 차를 타고 떠났다. 강성연은 차가 멀어지는 걸 지켜보더니 눈썹을 치켜 올리면서 그를 보았다.

“저 호구는 당신을 도우려고 그랬던 거군요.”

그는 웃었다.

“아까 왜 그 사람 앞에서 호구라고 말하지 않았어?”

강성연은 팔짱을 꼈다.

“친한 사이가 아니니 그렇게 말하면 미움을 사지 않겠어요?”

반지훈은 그녀를 그러안았다.

“촌수로 따지면 당신은 여준우의 사촌 형수야. 그러니 여준우는 감히 뭐라고 하지 못해.”

“법적으로 저희는 이혼했어요. 당신과 계속 살지는 저의 기분에 따라 결정할 거예요.”

강성연은 그의 손을 밀치더니 연희승이 가져온 차를 향해 걸어갔다.

반지훈은 할 말이 없었다. 그가 완치되니 강성연은 예전의 복수를 하려고 했다. 차라리 완치되지 않는 게 나았을 것 같다.

*

어두운 복도에 누런 불빛만 벽을 어렴풋이 비추고 있었다.

경호원은 차게 식은 음식을 들고 자물쇠 잠긴 방문으로 걸어갔다. 그가 예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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