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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바꿀 수 있는 건 없어요. 레겔의 목적은 반씨 집안이고 연씨 집안은 그저 반씨 집안을 상대하는 데 쓰이는 카드일 뿐이에요.”

“그러면 당신이랑 반지훈은 무슨 원한이 있는 거죠?”

강성연은 경멸에 찬 표정으로 웃었다.

“단순히 당신이 레겔의 개이기 때문인가요?”

남호연은 혀를 차더니 성큼성큼 걸어가 강성연의 앞에 섰다. 그는 강성연의 화가 난 얼굴을 보며 말했다.

“강성연 씨, 나한테 이렇게 말을 많이 시킨 건 시간을 끌어서 누군가 당신을 구하러 오길 바라는 거죠?”

강성연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는 냉소를 흘렸다.

“애석하게도 당신을 구하러 올 사람은 없어요. 당신이 정신을 잃었을 때 다른 사람이 당신 소지품을 모두 가져갔거든요. 위치추적이 될 리가 없는데 누가 이곳을 찾을 수 있겠어요?”

강성연의 손을 뒤로 묶은 밧줄이 조금 풀렸다. 그녀는 남호연이 신중한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라면 무조건 그녀의 모든 소지품을 거뒀을 것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반지만 안 들켰다.

남호연은 허리를 숙이며 어두운 눈빛으로 강성연을 응시했다.

“반지훈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은 이제 곧 알려지겠죠.”

강성연의 눈동자가 잠깐 흔들리자 남호연은 그녀의 턱을 쥐고 말했다.

“반지훈은 이제 얼마 못 버텨요. 게다가 선거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으니 막으려면 발표할 수밖에 없겠죠.”

강성연은 억지로 고개를 돌렸다.

“설마 날 이용해 그를 협박할 수 있을지 도박한 건가요?”

“인생은 원래 도박이에요. 하지만 이 도박은 조금 의외네요. 난 그가 당신을 신경 쓸 거로 생각했거든요.”

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

“사람을 시켜 반지훈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어떻게 됐는지 짐작이 가요?”

남호연은 웃었고 강성연의 눈동자는 파문 하나 일지 않았다.

“묻지도 않던데요.”

남호연은 연민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성연 씨는 또 3년 전처럼 버림받았네요.”

강성연은 순간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내리뜨린 속눈썹이 그녀의 눈동자에 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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