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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3화

한태군이 태연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쳐냈다.

“내가 어떻게 집적거렸는데.”

해신이 목까지 차오른 말을 삼키고 다른 말을 내뱉었다.

“어쨌든 유이한테 가까이 가지 마.”

그가 돌아서서 멀어져갔다.

-

다음날, 한태군은 한재욱, 반준성과 함께 아래층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강유이와 그녀의 두 오빠는 그제야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반준성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이들을 보았다.

“이제야 일어난 거냐.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건 어디서 배웠어.”

한재욱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방학인데 애들이 늦잠 잘 수도 있죠.”

강유이가 의자를 끌어당겨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젓가락을 들고 접시에 담긴 음식을 집으려는데 마침 한태군도 그녀와 같은 걸 집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반준성과 한재욱도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한태군이 젓가락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이자, 강유이도 지지 않고 젓가락에 힘을 실었다.

“야, 이거 내가 먼저 집었어.”

“거기에 네 이름이 새겨진 것도 아니잖아.”

“너 어쩜 이렇게…”

반준성이 헛기침했다.

“유이야, 태군인 손님이고 넌 반 씨 가문의 아가씨야. 손님한테 양보해야 하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한태군이 그녀를 향해 살짝 눈썹을 찡긋해 보였다.

강유이는 어쩔 수 없이 젓가락을 거두었다.

“알겠어요. 내가 양보할게.”

그래 먹어라 먹어. 먹다 콱 사레나 걸려라!

그런데 뜻밖에도 한태군이 그 음식을 집어 그녀의 접시 위에 놓아주었다. 반준성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순간 묘한 기류를 눈치챘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경악한 강유이의 표정을 확인한 그가 웃으며 말했다.

“레이디 퍼스트.”

해신은 하마터면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부러트릴 뻔했다. 저 교묘한 놈 좀 보게!

진정하지 못하는 해신에 비해 시언은 조용했다. 그는 자기 생각을 좀처럼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다.

강유이는 접시에 담긴 음식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마음이 복잡해졌다. 한태군이 예전에 그녀에게 했던 말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녀가 한태군을 싫어하지 않는 건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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