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81화

한태군은 리사를 보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한태군이 믿을지 믿지 않을지 리사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리사는 잠시 뒤 마주칠까 봐 두려워 핑계를 댔다.

“더 얘기하지 않을게요. 전 먼저 가볼게요. 무슨 일 있으면 저한테 연락해요.”

리사는 부랴부랴 떠났다.

한태군은 고개를 숙이고 손에 쥐고 있던 연락처를 보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

다른 한편, 강유이 일행은 한태군을 찾아 헤매다가 이내 그가 사람들 틈 사이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걸 보았다.

“태군 오빠, 왜 막 돌아다니는 거야.”

강유이는 숨을 몰아쉬면서 다가갔다.

“오빠를 잃어버리면 우리가 오빠 작은아버지에게 뭐라고 얘기해?”

강해신은 코웃음 쳤다.

“나이가 얼만데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거야?”

조민과 민서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태군의 시선이 강유이에게로 향했다. 아무리 봐도 강유이는 조금 전 그 여자아이가 말한 것처럼 다른 사람을 위협할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사실 그는 믿지 않았다. 그저 뇌리에 기억의 파편이 스쳐 지나갔고, 그것이 그녀와 말한 것과 조금 흡사했을 뿐이다.

보아하니 확실히 수상쩍었다.

한태군은 한참 뒤에야 미소 지었다.

“미안, 내가 걱정시켰네.”

강유이는 들고 있던 커피를 건넸다.

“오빠 주려고 산 거야.”

한태군은 멈칫하더니 강유이가 건네준 커피를 받으며 덤덤히 웃었다.

“너 나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강유이는 당황하더니 이내 고개를 홱 돌리며 당당하게 말했다.

“싫긴 한데 우리랑 같이 와서 우리 때문에 억울한 일 생기면 우리가 돌아가서 욕먹잖아.”

강유이는 솔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에 대한 미움을 감추지 않았지만 악의는 전혀 없었다.

진짜 싫어한다면 강유이처럼 굴지 않았을 것이다.

들고 있던 커피는 따뜻했다. 마치 지금 한태군의 마음속처럼 말이다.

조민과 민서율은 먼저 돌아갔고 세 사람은 그제야 차를 타고 반씨 저택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강해신과 한태군은 서로를 무시했고 그 탓에 분위기가 좋지 않아 중간에 앉아있던 강유이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