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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0화

거기까지 생각한 한태군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한태군 오빠?”

그때 누군가가 그의 생각을 방해했다. 고개를 돌리니 멀지 않은 곳에서 웬 여자아이가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한태군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그녀를 기억 못 했지만 상대는 자신을 알고 있었다.

커피숍 안을 힐끗 바라보던 그가 굳은 표정으로 여자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누구야 너.”

긴장한 리사가 소매를 움켜쥐었다. 그녀가 싱긋 웃었다.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어요?”

커피숍 내부, 강유이는 사는 김에 한태군이 마실 카페라테까지 포장했다. 돌아서서 문 쪽을 바라본 그녀는 그제야 한태군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

엘리베이터 바로 옆 복도에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았다. 한태군이 걸음을 멈추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리사를 바라보았다.

“너 도대체 누구야.”

“오해하지 말아요.”

리사가 손을 저어 보였다. 그녀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전 태군 오빠가 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전 다 이해하니까 괜찮아요.”

한태군이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을 태군 오빠라고 부르는 걸로 보아 예전에 알던 사이는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기억을 잃었다는 걸 이 아이가 어떻게 아는 거지?

그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리사가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설명했다.

“사실 오빠가 기억을 잃었다는 거… 유이가 저한테 알려줬어요. 오빠는 기억 못 하겠지만 유이랑 저 예전에 엄청 친한 친구였거든요.”

그녀는 그에게 우연히 알게 된 거라고 말할 수 없었다. 한태군은 하필 기억을 잃고도 강유이와 함께 있었으니까.

두 사람은 같은 반이었었기에 멀쩡한 한태군이 리사를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보아하니 그가 기억을 잃은 게 확실해 보였다.

한태군이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어떻게 네 말을 믿지?”

리사가 그를 바라보았다.

“제가 오빠에 관해서 알고 있어요. 군오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어요. 맞죠?”

한태군이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 일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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