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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7화

백이령은 갑자기 웃더니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고 천천히 내뱉었다.

“너 정도 나이에 이 정도 야망을 품은 여자아이는 거의 본 적이 없어.”

백이령은 담배를 잔 안에 버렸고 ‘치직’ 소리와 함께 담뱃불이 꺼졌다.

“자신 있다면 널 믿을게. 실패한다면 아주 비참한 꼴이 될 거야. 알겠어?”

리사는 입술을 씹었다. 이왕 한다면 절대 실패할 수 없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백이령은 일어나서 사람을 데리고 떠났다.

복도에서 백이령의 뒤를 따르던 사람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백 사장님, 저 여자아이 말을 믿으세요? 저 아이가 제멋대로 하게 놔두는 겁니까?”

그는 백이령이 왜 리염의 여동생을 도와주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겨우 10대 소녀인데 리사는 권력 있는 사람에게 붙을 줄 알았다.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다.

백이령은 코웃음 쳤다.

“네가 뭘 알겠어? 저 여자아이는 앞으로 크게 될 인간이야. 내가 쟤를 도와주는 건 내게 빚을 지게 만드는 거야.”

“하지만 저런 사람이 장차 사장님을 배신할까 두렵지 않으십니까?”

백이령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사람은 나쁜 일을 하게 되면 당당할 수 없어. 길들여서 내 사람으로 만들 거나, 길들일 수 없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리면 그만이지.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이틀 뒤 한태군은 한재욱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반지훈과 강성연도 아이들을 데리고 부랴부랴 병문안을 갔다.

한재욱은 수술받은 뒤 아직 깨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의사는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라고 했다. 다리뼈가 부러졌을 뿐 다른 치명적인 곳은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한태군은 간병인 의자에 앉아 줄곧 침묵을 지켰고 반지훈과 강성연은 복도에서 의사와 얘기를 나눴다.

강유이는 병실 안으로 들어선 뒤 한태군의 옆에 섰고 참지 못하고 그를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작은아버지 분명 깨어나실 거야.”

한태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혼수상태인 한재욱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한태군은 그곳에 남아 간호했고 다른 이들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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