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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7화

해신이도 할 말을 잃고 멍하니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가 왜 갑자기 그들에게 임무를 부여하나 했는데.

이런 속셈이 있을 줄이야!

반지훈은 단번에 아버지의 생각을 꿰뚫어 보았다. 그가 실눈을 떴다.

“그건 좀 아니잖아요.”

자기 딸을 한태군 저놈한테 붙여놓다니?

그는 동의할 수 없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반준성이 그를 힐끗 노려보더니 느긋하게 아침밥을 먹었다.

“둘이 예전에 같은 반 동창이었잖아. 이 기회에 유이가 태군이의 기억도 회복해 주면 얼마나 좋아.”

“아직 아이들일 뿐인데, 다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반지훈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아버지가 너무 사실만 콕 집어서 말했기 때문에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확실히 두 사람은 아직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나이에 연애하는 애들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만약 자기 딸이 저놈을 좋아하게 되기라도 한다면, 그가 어떻게든 막고 있었던 일이 자기 아버지 손에 무너지는 꼴이 아닌가?

반지훈이 화를 참고 유이를 돌아보았다.

“유이야, 넌 어떻게 생각해.”

누가 봐도 아이가 거절했으면 좋겠다는 뜻이 강렬했다.

강유이는 두 오빠와 아빠까지 자신을 쳐다보자, 순간 압박감을 느꼈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 보세요들, 다들 몸이 근질근질한가 봐? 감싸고 도는 건 좋은데, 정도껏 해야죠.”

강성연이 쾅 하고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훈계하듯이 말을 이었다.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우리 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요. 애들은 크면서 자기 일은 스스로 분별할 줄 알아야 해요. 여기 반 씨 가문 남성분들처럼 시시콜콜 유이의 일에 간섭하면 안 된다고요. 보호하는 건 좋은데, 한평생 유이를 아빠와 오빠의 날개 아래서 키울 거예요? 그게 다 무슨 소용 있어요.”

강유이가 그들의 바람대로 살았다가는 평생 독립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랬다가는 아이가 나중에 어떤 곤란이 닥쳐도 먼저 오빠들과 아빠를 떠올리게 될 게 분명했다. 하다못해 자그마한 선택을 할 때도 자기 뜻대로가 아닌 오빠들과 아빠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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