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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6화

관건은 현재 한태군이 기억을 잃었다는 것이다.

리사는 순간 결심이 섰다.

한재욱이 친구와 함께 룸에서 나왔다. 친구와 인사를 나눈 후 그가 기사와 함께 주차장으로 향했다. 기사가 그를 대신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그가 막 차에 올라타려던 그때, 누군가가 그를 급히 불러세웠다.

“한재욱 아저씨.”

한재욱이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아까 룸에서 봤던 그 어린 종업원이었다.

그런데 방금 저 애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나? 한재욱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날 알아?”

리사가 착하고 똑똑한 아이인 척 연기하며 대답했다.

“사실 오늘 제가 일부러 실수한 게 아니었어요. 마침 아저씨들이 태군이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되어서...”

그가 눈을 가늘게 떴다.

“너 태군이 친구니?”

리사가 부정하지 않았다.

“네. 유이와 해신이까지 우리 모두 친구였어요.”

그녀가 유이와 해신이까지 알고, 자기 조카 이름까지 대자 한재욱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관찰했다.

“나이도 어린 애가 왜 이런 곳에서 일을 하고 있어.”

그녀는 한태군과 같은 나이였다. 이제 고작 열네 살 된 여자아이가 이런 업소에서 종업원을 하고 있다니.

리사가 고개를 숙였다. 당연히 그녀는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방학이라 아르바이트하고 있었어요. 저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빠도 몸이 안 좋아서 집에 부담을 좀 줄일 수 있을까 싶어서요.”

그녀는 나이 든 어른일수록 효성이 지극하고 착한 아이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사회를 나온 덕에 어느 정도 사람을 볼 줄 알았고, 눈치도 제법 빨랐다.

보통 자수성가해서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은 지위가 높아지고 돈이 많아지면서부터 특히 그녀와 같은 종업원을 무시했다.

하지만 진짜 부자들은 달랐다. 그들은 교양 있고 소질이 있었다. 그들은 사리가 밝았기에 자연히 계층을 따지지 않았다. 따지면 따질수록 자신을 깎아내린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한재욱이 그녀를 무시하지 않으리라는 것에 도박을 걸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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