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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신은 승완 부 내에서부터 시작된다. ‘초희’는 정원에서 귀비 신분에 어울리는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행동거지와 자태가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캐릭터 설정과 꼭 어울렸다.

그때 누군가의 모습을 확인한 명승희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감독이 곧바로 컷하고 외치며 그녀에게 말했다.

“승희야, 이미 촬영 시작했어. 표정 신경 써줘.”

“아, 죄송합니다.”

명승희가 웃으며 답하고는 감독 옆에 팔짱을 낀 채 서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저 남자가 왜 저기에 있지?

여준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따라 그녀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건지, 아니면 갑자기 현장에 추가된 사람 때문인지, 그녀는 연속 몇 번이나 NG를 냈다.

감독도 조금 지친듯해 보였다.

“승희야, 오늘 어제보다 컨디션 안 좋은 것 같은데. 왜 그래? 슬픈 일을 떠올려봐. 너희 가족 모두가 참수를 당했다고 생각해 보면서 촬영에 집중해. 그래도 안 되면 눈약 가져다줄게.”

명승희가 관자놀이를 눌렀다. 매니저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승희 언니, 그런 쓰레기 같은 남자 때문에 영향받지 말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언니를 기다리고 있잖아요.”

곁에 있던 여준우가 피식 웃었다.

“명승희 씨가 실연의 아픔 때문에 컨디션이 별로인 것 같은데 시간 좀 주는 게 좋겠네요.”

실연?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의문을 표했다. 남시후는 그녀를 쫓아다니던 거 아니었나? 갑자기 실연이라니?

그의 말에 명승희는 화가 나다 못해 웃음이 났다. 그녀가 감독한테 말했다.

“다시 한번 하시죠.”

감독이 촬영을 재개했다.

명승희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빠르게 역할에 집중했다. 시녀 역을 맡은 여자가 밖에서 걸어들어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울먹였다.

“마마, 초 씨 가문이… 초 씨 가문 전체가 참수를 당했습니다!”

카메라가 줌인하며 ‘초희’의 표정을 세세하게 담아냈다.

무표정한 ‘초희’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찻잔을 들고 있던 손도 그대로 멈춰버렸다.

감독은 카메라 앞에 앉아 명승희의 표정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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