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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와인 잔을 손에 쥔 그가 향을 맡으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경계하는 거 아닌가요?”

“남자 여자가 한 방에 있는데 아무런 경계심도 없으면 안 되지.”

명승희는 자세를 고쳐앉고 말했다.

“아직 이름도 모르네. 3개월 동안 같이 연기를 해야 할 사이인데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어?”

여준우는 잔을 통해 비치는 명승희를 보며 말했다.

“여 씨에요.”

“여 씨 성도 있어?”

“명승희 씨는 평소 뉴스에 관심이 없으신가 보네요.”

여준우는 그녀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척하는 상황이라면 절대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평소에 뉴스에 관심이 없어.”

명승희는 앞에 놓인 계약서를 뒤적거리며 말했다.

“사인도 다 했으니 난 이만 가볼게.”

“띵동!”

그때, 누군가 벨을 눌렀다.

명승희는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나 말고 다른 손님이 있어?”

여준우는 잔들 흔들며 말했다.

“이 시간에 나를 찾아 올 사람이 누구인 것 같아요?”

명승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역시나 벨을 누른 사람은 남은서였다.

“어떻게…”

명승희는 문에 기대서며 말했다.

“내 남자친구랑 아는 사이였어? 이 시간에 여긴 왠일로?”

“남자친구?”

명승희의 말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남은서는 소파에 가운을 입고 앉아있는 여준우를 발견했다.

그녀는 문에 기댄 명승희를 밀치고 소파에 다가가 말했다.

“여준우 씨, 제가 명승희보다 못한 게 뭐가 있죠?”

그녀의 말에 여준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명승희 씨 같은 부잣집 딸이었다면 고민해 봤을 거예요.”

가정환경은 남은서의 최대 약점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싫어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깨물었다.

“명승희도 여준우 씨랑 함께 하는 원인은 돈과 명예일 뿐이에요!”

명승희는 여준우의 곁에 앉아 그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

“맞아. 내가 돈을 좋아하는 걸 알고 우리 자기가 200억을 주겠다네. 맞지?”

열연을 펼치는 명승희를 바라보며 여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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