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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강성연은 피식 웃었다.

사실 외할아버지는 일찍부터 반 씨 가문 사람에 대한 적의를 내려놓았다.

반지훈은 휠체어를 밀고 강성연은 연혁 곁에서 걸었다. 세 사람은 녹음이 우거진 오솔길로 걸었다.

“외할아버지, 왜 연씨 저택에 돌아가지 않으셔요?”

“나이를 먹으니 조용한 게 좋아. 이곳은 경치가 좋아서 노년 생활을 보내기 적절해.”

“하지만 전 마음이 놓이지 않아요.”

강성연은 그를 바라보았다.

연혁은 미소를 지었다.

“뭐가 마음에 놓이지 않아? 보살피는 사람이 있잖아.”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들었다.

“저 자식이 널 보살피고 있는 것도 난 마음이 놓이는데 말이야.”

휠체어를 밀고 있던 반지훈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시내에 계시면 저희도 돌보기가 더 편하잖아요.”

연혁은 콧방귀를 뀌었다.

“반 씨 가문 동정 따위는 필요 없어. 특별히 너희 할아버지 말이야.”

반진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돌아가시면 저희 할아버지랑 다툼이라도 하실 수 있잖아요. 저희 할아버지 성격 좀 꺾어주세요.”

강성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자신의 할아버지를 저렇게 말하지? 하지만 외할아버지와 큰어르신은 만나면 싸울 수밖에 없었다.

연혁은 크게 웃었다.

“반서준이 원한다 해도 난 싫어.”

반지훈은 그를 바라보았다.

“시언이는 S국에 있어요. 매일 시언이를 보고 싶지 않으세요?”

연혁은 고민하는지 머뭇거렸다.

강성연은 웃으며 말했다.

“시언이랑 자주 만나면 좋을 거예요. 그러니 돌아가셔요.”

연혁은 부부의 권고를 거절할 수 없어 승낙했다.

그들는 요양원 사람들과 말한 후 연혁을 시내에 있는 연 씨 저택에 데려다주었다. 연 씨 저택은 일찍부터 완전히 달라졌고 도우미들도 바뀌었다. 하지만 집사는 여전했다.

“어르신.”

집사는 연혁을 보는 순간 눈시울이 빨개졌다.

연혁은 그를 바라보았다.

“넌 남아 있었구나.”

집사는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저까지 떠나면 이 저택에는 아무도 없어요.”

연혁은 그의 손을 두드리며 말했다.

“고생했어.”

“아닙니다. 어르신이 돌아오신 것만으로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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