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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엄혜정은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자기가 무사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방금은 그저 너무 놀라 다리에 힘이 풀린 모양이었다.

유정 대표가 아직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곧장 바닥에 널브러진 계약서를 하나하나 줍기 시작했다.

그때.

“괜찮아요?”

낮은 목소리와 함께 손 하나가 그녀 앞에 쑥 나타나 계약서를 줍는 걸 도와줬다.

“괜찮습니다.”

몸에 아무런 이상도 없었기에 엄혜정은 상대한테 시비를 걸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녀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남자는 방금 주운 계약서를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그의 예쁜 손을 타고 올라가자 손목에 차 있는 값비싼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엄혜정은 이내 눈길을 거두고 고개를 들며 인사했다.

“감사합니…… 아!”

하지만 남자와 마주친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 때문에 겨우 주운 계약서가 또다시 바닥에 흩어졌다.

엄혜정은 그걸 신경 쓸 겨를이 없이 혼비백산하여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어찌나 놀랐는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고 몸이 저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렸다.

육성현은 그런 그녀를 보더니 의아한 듯 물었다.

“왜 그러시죠?”

“아니…… 그럴 리가 없어! 당…… 당신 죽었잖아…….”

엄혜정은 말까지 더듬으면서 놀란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뒤로 움직였다.

“저를 아세요?”

육성현은 여자의 반응에 이상함을 느끼고 그녀에게 한 발 더 다가갔다.

“오…… 오지 마! 오지 마!”

엄혜정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치자 육성현은 걸음을 멈춘 채로 그녀를 바라봤다.

“안 다가갈게요. 그런데 앞을 막고 있으면 다른 차량이 들어서지 못하는데 일어나는 게 어때요?”

그의 말에도 엄혜정은 주위를 살피지 않고 오직 눈앞에 있는 남자를 빤히 쳐다봤다.

‘너무 똑같아!’

가까스로 희미해졌던 악몽 같은 기억이 다시 그녀를 덮쳐 일순 불안에 떨었다.

그때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사가 앞으로 다가왔다.

“사장님, 저 여자는 제가 처리할 테니 차에 앉아계세요.”

육성현은 엄혜정을 힐끗 보더니 눈살을 찌푸린 채 다시 말없이 차에 올라탔다.

그가 떠나가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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