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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김신걸의 나지막하고 협박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 너무 많아.”

원유희는 시선을 떨구고 참고 또 참았다. 머릿속에 그녀의 세 귀여운 아이를 떠올려야만 억지로 마음에도 없는 얘기를 꺼낼 수 있었다.

“미안해. 널 다치게 한 것은 다 내 불찰이고 내 잘못이야. 내가 칼을 가지고 가지 말아야 했었는데. 그럼 실수로 널 찌를 일도 없었겠지. 그러니까 네가 아량을 베풀어서 날 용서해줘.”

“내가 지금 일부로 널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마. 근데, 잘못하면 벌을 받는 것도 당연한 거야. 난 네 친언니니까 널 용서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걸. 집에 돌아가서 잘 반성할 길 바래, 앞으로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윤설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김신걸을 바라보았다.

“네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으니까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을게. 내 몸 때문에 신걸 씨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원유희는 윤설의 말을 반박하고 싶었지만 병실에 있는 사람 중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입을 다물었다.

누가 윤설이 혼자 칼에 부딪혀온 것이라는 얘기를 믿어줄까?

“이만 가봐도 돼?”

윤설은 정말 원유희를 이렇게 쉽게 보내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원유희에게 ‘사과’하라는 것이 김신걸의 뜻임을 알려주고 싶지도 않았다. 원유희가 알게 되면 분명히 김신걸이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을 거라고 착각하게 될 것이다.

‘가 봐.”

윤설은 대범하게 말했다. 원유희는 몸을 돌릴 때 입가에 옅은 냉소를 지었다. 예리한 김신걸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다 포착했다.

원유희가 나가자 윤정도 따라 나갔다.

“유희야, 괜찮아?”

“괜찮아요.”

“네 안색이 안 좋아. 얼굴도 좀 빨갛고, 무슨 일이 있었어?”

윤정은 원유희의 얼굴을 자세히 쳐다보았다.

“누가 널 때렸어?”

원유희는 얼굴을 돌렸다.

“괜찮아요. 먼저 가볼게요.”

“아빠가 데려다줄게.”

“괜찮아요.”

원유희는 할 말을 다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윤정은 그 자리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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