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그냥 엄마 데리고 해외 여행 가고 싶은 건데, 안 돼요?”원수정은 딱히 믿지 않는 눈치였다.“해외여행 가고 싶은 이유도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 너무 답답해서 그래요.”한 곳에 갇혀있은 지 너무 오래되어 느낀 답답함과 짜증이었다. 심리적으로 문제 생기면 아이들을 만나기도 전에 먼저 무너질까 봐 걱정이었다.원수정은 원유희의 손을 잡고 말했다.“그래, 그게 어디든지 엄마가 같이 가줄게. 엄마도 너랑 엄청 여행 가고 싶었어! 근데 너 출국 가능하겠어? 전에는 제성도 못 나갔잖아?”“엄마가 그때 강구에서 사고 났을 때 김신걸이 이미 날 블랙 리스트에서 꺼냈어요.”원유희는 지금 김신걸이 자신이 출국한 일을 문제로 삼을지 말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어차피 지금 김신걸의 눈에는 윤설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고 그냥 며칠 해외로 가 있는 건데 큰일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다음날 이른 아침, 원유희와 원수정은 다른 나라로 갔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았다. 지난번 원유희가 윤설에게 사과한 후부터 김신걸은 이틀 동안 윤설 보러 오지 않았다.윤설은 그저 간절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김신걸은 계속 윤설의 기대를 저버렸다. 늘 곁에 있어 준 사람은 장미선 뿐이었다.장미선은 과일을 깎으면서 말했다.“신걸이 정말 바쁜가 봐. 온종일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아.”“일도 해야 하고 애들도 돌봐야 하니까 당연히 바쁘겠죠.”윤설은 김신걸을 도와 변명했고 사실 일종의 자기 위로였다.“그러니까 아이가 중요하다는 얘기야. 원유희가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김신걸은 원유희를 계속 봐줄 거라고. 설아, 아이의 힘을 무시해선 안 돼. 너한테 만약 아이가 있었더라면 김신걸은 절대 이런 태도가 아니었을 거야.”“신걸 씨 요즘 바빠요.”윤설의 표정이 엄청 어두워졌다.“아무리 바빠도 잠은 잘 거 아니야?”이 말은 화를 참고 있던 윤설의 심기를 건드렸다.“그렇다고 회사에 가서 신걸 씨랑 같이 잘 수는 없잖아요? 어전원에 애들이 있으니까 또 여러모로 불편하고요! 김신걸은 지금 시간
“많이 좋아졌어 잘 휴식하면 며칠뒤에 걸을 수 있대. 나 너무 퇴원하고 싶어. 여기 너무 답답해.”“답답하긴, 신걸이가 자주 보러 오잖아. 네가 얼른 나아져야 신걸이도 걱정하지 않을 거잖아.”“네.”윤설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장미선은 김신걸이 앉는 것을 보고 조급한 마음을 애써 숨기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유담이 집으로 돌아간 후에 몸은 많이 나았어? 아까 설이랑 얘기했는데 오늘 애들 보러 가려고. 어쨌든 설이랑 네가 결혼하면 그 애들도 다 내 손주가 되는 거니까.”“괜찮아졌어요.”김신걸이 말했다."그럼 됐어."장미선은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미리 애들이랑 지내면 이제 너희들이 애 낳은 다음에 내가 잘 봐줄 수 있잖아.”윤설은 김신걸쪽을 힐끗 보고 싫은 척을 하며 말했다.“갑자기 왜 애 얘기가 나와요, 그게 다 결혼한 다음의 일이죠.”“결혼도 얼마 안 남았어! 약혼 다음에 결혼이잖아.”장미선은 멈칫하다가 자연스럽게 김신걸이랑 물었다.“신걸아, 전번에 혼인 신고 못했잖아. 그래서 날은 다시 잡았어?”장미선의 말이 끝나자 고요한 정적이 생겼다. 장미선 모녀 마음은 불안하기 시작했다. 윤설은 김신걸의 대답이 기대되면서 또 긴장되었다.잠시 후, 김신걸이 입을 열었다.“천천히 해도 돼요.”“전에 혼인 신고한다고 들었는데 갑자기 소식이 없어서 난 또 너희 둘이 다른 계획이 생긴 줄 알았어.”장미선은 웃음으로 어색함을 숨겼다.“설이 몸이 좋아지면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하려고요.”김신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그래, 몸이 다 나아야 혼인 신고하러 갈 수 있지.”장미선은 걱정을 내려놓았고 윤설의 표정도 그나마 풀렸다.“그래, 너희 둘이 할 얘기도 많겠는데. 난 나가서 좀 돌아볼게.”장미선은 말하면서 밖으로 나갔다.윤설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신걸 씨, 미안해. 우리 엄마가 계속 저 얘기를 물었는데 내가 상관을 안 했더니 자기랑 바로 물어볼 줄은 몰랐어.”“괜찮아.”윤설은 김신걸이 말이 적은 거 예전
윤정은 롤스로이스가 병원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리고 마음속으로 정말 김신걸이랑 상관없는 일인가 하고 의심했다.‘그럼 사람은? 갑자기 연락 안 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며칠 윤정은 계속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불안했다.그리고 원유희더러 사과하라고 강요한 일도 계속 마음에 걸렸다. 전화를 걸어보았는데 전원이 꺼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일이 수상하다는 것을 느꼈다.‘김신걸이랑 상관 없다면 설마 무슨 사고라도 난 거 아니겠지? 아니냐, 수정이도 연락 안 되니까.’김신걸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이미 대기하고 있었던 고건이 걸어왔다.“선생님.”김신걸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었다.“찾았어?”“네.”못 찾았더라면 고건은 김신걸을 찾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고건은 김신걸 뒤에서 걸으며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원 아가씨가 원 아가씨 어머니랑 출국했어요.”김신걸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고 몸을 돌려 고건을 쏘아보며 말했다.“누가 출국하게 놔뒀어?”고건은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어갔다.“그저께 아침 비행기로 몰디브에 갔지만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예약하지 않았어요.”김신걸은 온몸에서 난폭한 기운을 드러냈다.‘해외로 갔다고? 제성을 나가는 것도 내 허락받아야 하는데. 역시 너무 봐주면 안 돼.”고건은 조심스레 추측했다.“설마 윤설 아가씨 일로 떠난 건 아니겠죠?”“감히?”김신걸의 검은 눈은 지금 매의 눈처럼 예리하고 날카로웠다.“애들이 있는 한, 걔 어디에도 못 가!”윤정은 병원에서 윤설의 곁을 지키다가 막 떠나려고 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윤정은 폰을 힐끗 보고 병실 밖에 나갔다. 이 모습을 본 장미선은 조용히 뒤따라 나갔다.윤설은 그런 장미선을 보며 한심하다고 느꼈다.장미선은 살짝 열린 문틈을 통해 윤정의 통화 내용을 엿들었다.“찾았다고? 뭐? 해외? 언제 돌아오는데?”윤정이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장미선은 방으로 돌아왔다. “설아, 아빠가 회사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방금 누구랑 전화했어?"
호흡하는 것이 너무나도 잘 느껴져서 제성에 있을 때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도 없었다.백사장에 누워 바닷물 냄새를 맡으며 새파란 하늘을 보니 정화된 것 같았다.옆에 누워 있던 원수정은 넋을 잃고 하늘을 바라보았다."이것도 너무 예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나는 여태껏 온 적이 없었어. 그래서 누가 그랬지. 난 김씨 집안에 시집가서 호강을 1도 못했어……유희야, 신조어로 이렇게 얘기하는 거 맞아?”원유희는 웃었다.“네, 맞아요.”“그래도 딸이 최고야, 엄마를 얼마나 잘 생각해주는데. 아들을 낳았어 봐, 아들이 이렇게 여행을 보내주고 쇼핑을 같이 해주겠어?”“다 좋죠. 뭐.”원유희는 그녀의 세 쌍둥이가 생각났다.‘우리 집 아들들은 엄청나게 잘해 주는데.”원수정은 몸을 돌려 물었다."지금 기분이 많이 좋아졌지?"“네, 그래도 나와서 여행하는 게 제일 좋네요.”제성에 있는 것은 새장에 갇혀있는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었다.지금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느끼며 햇빛을 받으며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엄청 편했다."엄마, 비행기 푯값은 내가 낼게요, 다른 건 엄마가 내요."원유희는 굳이 억지로 버티지 않았다. 아니면 몰디브에서 한 번 놀다가 파산할 수 있었다.“됐어, 비행기표도 다 넣어둬. 평소에 용돈 좀 주겠다니까 그건 안 받고. 이렇게 지내려고 안 받았어?”원유희는 부인하지 않았다. 예전에 이전에 아이를 데리고 있을 때 정말 돈을 절약하기 위해 하루에 한 끼만 먹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특히 김신걸이 아이를 발견한 후 더욱 부담이 없었다한 사람의 배만 채우면 되는 홀가분함을 느꼈다."참, 우리 핸드폰 아직 안 켰지?" 원수정이 말했다.“아뇨, 여기서 번호를 바꿔야죠. 아니면 로밍이 너무 많이 나와요. 어차피 현금으로 다 결제하면 되니까 핸드폰 없어도 돼요.”"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노니까 정말 좋구나." 원수정은 말하다가 갑자기 무엇이 생각나자 벌떡 앉았다."큰일 났다!"원유희는 깜짝 놀랐다.
송욱이 약을 바꿔주러 왔을 때 윤설이 물었다.“퇴원해도 되죠? 이미 걸을 수도 있잖아요.”송욱은 이미 아문 상처를 보고 말했다.“네, 오늘에 퇴원하세요, 돌아가서 제때 약을 바꾸면 돼요.”장미선이 말했다.“뭐니 뭐니 해도 집이 최고지.병원이 아무리 좋아도 집만 못해.”송욱은 웃으며 말했다.“맞죠. 퇴원 수속해드릴게요.”윤설은 핸드폰을 들고 김신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신걸 씨, 송 선생님이 오늘 퇴원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올래?"“사람 시킬게.”김신걸이 말했다.사람이라면 윤설이 시킬 수 있는 기사도 넘쳐났다. 김신걸보고 데리러 오라고 얘기하고 싶은 것이 목적이었다. 뜻밖에도 그는 오지 않았다.“회사……많이 바빠?”윤설이 참고 물었다."응, 애들도 회사에 있어서 떠날 수가 없어.""그럼 됐어, 내가 집에 있는 기사에게 데리러 오라고 하면 돼."전화를 끊자 윤설의 얼굴에는 실망과 분노로 가득 찼다.“신걸이 안 온대?”알아차린 장미선은 바로 불만을 토로했다.“신걸이는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저번에 잠깐 오고 다시 오지 않았어, 전화 한 통도 없고. 매번 네가 먼저 전화를 걸어야 하잖아.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어떻게 약혼녀 일보다 더 중요하게 챙길 수 있어? 우리를 무시하는 거야?”윤설은 차가운 눈빛으로 손가락으로 이불을 꽉 쥐었다. 하지만 입으로는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됐어요. 김신걸의 아내가 뭐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어차피 사모님의 자리가 내 자리라면 내가 굳이 따질 필요가 있을까요?”“혹시나 다른 일이 생길까 봐 그러는 거지! 원유희가 해외로 가니까 김신걸 마음도 따라서 날아갔잖아!”“됐어요!”윤설은 그녀 때문에 짜증 나 죽을 지경이었다.“신걸……설마 원유희따라 해외로 나간 건 아니겠지?”장미선이 의심하기 시작했다.윤설은 장미선이 점점 터무니없고 어처구니없는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못 들어줄 지경이었다.“그렇게 쉽게 들킬 거짓말을 왜 하겠어요? 그럴 필요 있어요? 김신걸이랑 보통 사람
윤정이 병실에 들어갔다.“왜 이렇게 오래 걸려?다 했어?"윤정은 장미선을 보면서 따로 얘기하지 않았다. 그는 장미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이 여자를 제대로 알고 싶어 했다.“왜?”장미선은 이상하게 여겨져 온몸이 불편했다.윤정은 또 이미 옷을 다 갈아입고 침대옆에 앉아있는 윤설을 바라보았다. 윤설에게서 그와 비슷한 그림자를 찾으려 했지만 보면 볼수록 앞이 흐릿해졌다.늘 아끼던 딸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윤설이 자신을 쳐다보자 윤정은 마음속의 의심과 충격을 숨기고 물었다.“다 됐어?”“네.”윤설이 일어섰다.장미선은 바삐 윤설을 부축했다.“조심해, 천천히.”윤정은 걸어가서 다 정리된 짐을 쥐고 뒤따라 나갔다. 의심은 가장 무서운 감정으로서 윤정은 의심 끝에 유전자 검사하러 갔다.집에서 윤설이 사용했던 컵을 찾는 것은 쉬웠고, 심지어 방에서 윤설의 베개 위에서 그녀의 머리카락 하나를 찾았다.다 준비된 후 윤정은 개인 병원에 가서 유전자 검사를 했다.휴게실에서 기다리는 윤정의 마음은 여간 초조하지 않았다.그전에도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원유희가 자기 딸임을 확인하고 그땐 기쁜 마음 뿐이었고 지금은 부정적인 결과를 받으러 왔다.어젯밤, 윤정은 하룻밤 동안 계속 이 일을 생각했다. ‘착각이 아닐까? 장미선은 결혼하자마자 바람피울 사람은 아니지 않나?;윤정은 그때 그저 가난한 청년이었고 가진 거라곤 불타는 의지밖에 없었다. 만약 그때 장미선이 이미 바람을 피웠다면 그럼 정말 악랄하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윤정 씨, 유전자 검사 결과입니다.”의사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가져오고 말했다.“친자 불일치로 나왔습니다.윤정은 손을 떨더니 옆의 물컵을 엎었다. 컵은 땅에 떨어졌고 물이 그의 소매를 적셨다. 윤정은 유전자 검사 결과서를 들고 떨리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래쪽에 있는 검사 결과를 감당하기 어려웠다.“왜 아니…….”의사에게 묻는 것 같기도 하고 자신에게 묻는 것 같기도
그날 밤 윤설은 일찍 누워 잤다.장미선은 방에서 아직 자지 않았다. 아무런 흥미도 없이 텔레비전을 마주 보고 멍을 때렸다.어느덧 10시가 넘었다.윤정은 비록 매일 바빠서 자취를 감췄지만 어쨌든 저녁에 돌아왔다. 몇십년간, 유일하게 장미선을 위로할 수 있는 일이었다.쇼윈도 부부였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 보기엔 장미선은 누구나 다 부러울 만한 재벌 집 부인이었다. 그러니까 실제 생활이 어떤지 장미선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아래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장미선은 기뻐하며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는데 역시 윤정의 차가 보였다. 그녀는 몸을 돌려 윤정의 방으로 가서 그에게 목욕물을 준비해주었고, 목욕수건을 놓아주었다. 반신욕 물을 다 준비하자마자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장미선은 욕실에서 나와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돌아왔어?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계속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 다 준비해 두었으니까 들어가서 반식욕을 하면 피곤이 풀릴 거야.”윤정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았다.만약 그가 친자감정을 하고 진실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그는 영원히 장미선의 악독한 심보를 몰랐을 것이다.지금 마주 보고 있었지만 윤정은 눈앞의 여자가 이렇게 염치없는 일을 저지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자신더러 키우게 했다니. 정말 장미선은 못 할 일이 없었다.“왜 그래?”장미선은 그의 음산한 눈빛에 당황하여 앞으로 나아갔다.“당신 기분이 안 좋아?"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고 평소에 싸우는 장미선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하지만 윤정의 눈에는 그녀의 악독한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서류 가방에 든 유전자 검사 결과를 꺼내 장미선의 얼굴에 던졌다."아!" 장미선은 얼굴이 아파 났고 뒷걸음을 쳤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바닥에 흩어져버렸다.“당신……지금 뭐 하자는 거야?”난데없이 화를 내는 윤정을 상대하기도 전에 장미선은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어 유전자 검사 결과라는 글자를 보고 심장이 철렁했다. 특히 윤정과 윤설의 이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여러 해 동안 숨겼던 비밀이 여전히 알려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20년 동안 발견하지 못해서 괜찮을 줄 알았다.‘방심했어.’하지만 장미선은 절대로 윤정과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이혼하면 윤정은 죄책감에 재산을 다 장미선에게 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만약 윤설의 혼사에 영향을 준다면? 그건 더더욱 안돼!’해림은 위층에서 내려오자마자 로비로 들어가는 윤정을 보고 의아하게 걸어갔다.“이 늦은 시간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아뇨, 애들 보러 왔어요. 바빠서 이제 왔네요. 애들은 다 잤어요?”“네.”해림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얼굴만 봐도 좋죠.”"네, 이쪽으로 오세요."해림은 앞에서 길을 안내해 주었다. 해림은 윤정이 애들 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집사의 의무를 지켰다.“선생님이 이렇게 애들을 아끼시니. 애들이 외할아버지가 이 늦은 시각에 자신들을 보러 왔다는 것을 알면 반드시 엄청나게 좋아하실 거예요.”“신걸이 집에 있어요?”"서재에서 일하고 있어요!"“아직도 유희랑 애들이 만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요?”"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요즘 김선생님이 계속 기분이 안 좋으셔서 애들 빼곤 다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어요.”“유희가 출국한 일 때문에? 아니면 저번의 사고 때문에?’윤정은 유희의 설명했던 것이 생각났다. 원유희가 찌른 것이 아니라 윤설이 혼자 부딪혀 온 것이라고. ‘그때 유희더러 설이랑 사과하게 하는 게 아니었는데…….’방에 도착하자 윤정 혼자 들어갔다. 침대에서 방금 잔 세쌍둥이는 흰 뭉치처럼 귀여웠다. 유담이는 중간에서 잤고, 두 오빠는 양쪽에서 잤다. 마치 여동생을 보호하고 있는 것 같았다.윤정은 침대 옆에 가볍게 앉아 조한이와 상우의 얼굴을 보았다. 그들은 김신걸과 붕어빵이었다. 그리고 유담이는…… 원수정은 유담이는 원유희의 미니 버전이라고 했다.윤정은 유담이를 보면서 어린 시절 원유희의 모습을 상상했다.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