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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김신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냉장고를 열고 물 한 병을 찾아 마셨다. 다 마신 후에 소파에 가서 앉았다.

옆 양복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윤설의 전화와 문자를 보았을 때야 오늘 오전에 구청에 갈 일이 생각났다.

지금 4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고 약속한 시각이랑 한참 지났다.

김신걸은 짜증 난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다니…….’

구청, 윤설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었고 한 시간만 지나면 구청 퇴근 시간이 된다.

“설아, 돌아가자. 신걸이 지금까지 연락 없는 거 보면 그냥 안 오는 거 아냐?”

장미선은 줄곧 옆에서 함께 있었다. 마음속으로 화가 나고 한스러웠다. 그녀의 얼굴에는 원수정에게 맞은 뺨 자국도 있었다.

“꼭 올 거예요. 틀림없이 급히 해결할 일이 생겨서 늦은 것뿐이에요.”

윤설은 자신을 속이기 시작했다.

“어쨌든 연락이라도 한번 해야지, 어떻게 계속 널 기다리게 만들어?”

장미선은 지금 김신걸에게 불만을 안고 있었다. 그 와중에 윤설을 자극할까 봐 차마 원유희의 얘기를 꺼낼 순 없었다.

“우리 먼저 가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설이가 계속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윤설은 바로 핸드폰을 보았고 김신걸의 전화임을 확인하고 흥분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신걸 씨, 신걸 씨 지금 어디야? 오늘 오전에 혼인 신고하기로 했잖아.”

“미안해, 일이 있어서 못 갔어.”

김신걸의 약간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괜찮아. 난 신걸씨가 전화를 안 받길래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걱정했어. 괜찮다니까 다행이야.”

윤설은 입 밖으로 나오려던 성질머리를 참고 관심하는 척했다.

“괜찮아.”

김신걸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다행이야.”

윤설은 시계를 한번 보고 말했다.

“나 구청에서 기다릴게. 지금 올 수 있지? 어차피 오늘에 혼인 신고하면 좋다고 했으니까 시간은 상관없어.”

오늘 혼인 신고하지 않으면 윤설은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늦더라도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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