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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김신걸은 소파에 앉아 검은 눈동자로 침대 위의 사람을 주시하고 있었다.

‘몸도 약하니까 감당을 못하네.’

김신걸은 잠시 앉아있다가 일어났다.

침대 옆에 앉자 검은 그림자가 원유희의 작은 얼굴을 덮어 마치 회색 막을 씌운 것 같았다. 김신걸은 손을 뻗어 손등으로 그녀의 작은 얼굴을 만졌다. 미열이 있고 촉감이 부드러웠다.

꿈속의 원유희는 편안함을 느낀 듯 얼굴을 가볍게 문질렀다. 살짝 거친 손은 거부감이 들 정도로 거칠진 않았기에 원유희는 오히려 손을 뻗어 그 손을 잡고 얼굴로 베었다.

윤설은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화려한 불빛이 켜질 때까지 김신걸은 나타나지 않았다.

윤설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

“신걸 씨, 아직 오래 걸려? 구청의 사람들 다 퇴근하는데. 아니면 구청이랑 말해서 좀 기다리라고 할까?”

김신걸은 핸드폰을 귓가에 대고 시선은 원유희의 불쌍한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혼인 신고는 이제 다음 날에 하자. 나 오늘은 못 갈 것 같아.”

“왜? 아니 왜?”

윤설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방금은…… 해결하기 힘든 일이야? 내가 가줄까?”

“아니. 먼저 돌아가. 일 다 처리하고 갈게.”

김신걸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윤설은 온몸이 경직되고 얼굴은 한 대라도 맞은 것처럼 뜨거워 났다. 그녀는 그만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도대체 시간이 없는 거야 아니면 원유희 그 계집애랑 있는 거야!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원유희 때문에 나한테 상처줄 수 있냐고! 원유희를 죽여버릴 거야!”

옆에 있던 장미선은 깜짝 놀랐다. 윤설은 종래로 이렇게 김신걸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핸드폰을 가져갔더니 통화는 벌써 끝났다.

윤설은 가방을 들고 일어나 추한 모습으로 구청을 떠나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발을 들어 차문을 힘껏 걷어찼다.

“"죽어! 죽어! 죽어!"

장미선은 바삐 그녀를 붙잡았다.

"차지 마, 발 아프지 않아?"

“아파요, 가슴이 너무 아파요. 김신걸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윤설은 지금까지 이런 추태를 보인 적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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