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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김신걸은 병상 앞에 서 있었다. 검은 운동자는 위험한 짐승처럼 잠자고 있는 원유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원유희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입술까지 창백했고 얼굴과 손등은 상처투성이였다. 호흡은 평온했지만 크게 다쳤음을 알 수 있었다.

휠체어에 타고 있는 진선우는 죄책감을 느꼈다.

“죄송합니다. 헬리콥터가 고장 났다는 것을 눈치채자마자 바로 원 아가씨를 데리고 내리뛰었는데 너무 높은 곳에서 뛴 탓에 바다에 떨어질 때 크게 다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바다에 빠진 후 저는 의식을 잃지 않았고 지나가던 요트 덕분에 구조되었습니다. 요트에 오르자마자 저도 쓰러진 탓에 제때 연락드리지 못했습니다.”

김신걸의 시선은 원유희 몸에 고정될 뿐 한 번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았다.

“지금 이동이 가능해?”

옆에 있던 의사가 답했다.

“여러 군데가 골절되었고 바이털도 금방 안정되었기에 당분간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건, 송욱보고 사람 데리고 오라고 해.”

“네.”

고건은 병실 밖으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의사와 간호사도 더 이상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병실을 나갔다.

김신걸은 천천히 몸을 숙여 원유희의 얼굴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뻗어 핏기가 없는 원유희의 입술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다가가 키스했다.

진선우는 황급히 머리를 숙였다.

원유희의 입술색이 붉어지자 김신걸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몸을 일으켰고 검은 눈동자 속에 담긴 광기와 집착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짙었다.

“내가 얘기했었지, 내 허락이 없으면 저승사자도 되돌아가야해.”

혼수상태에 있는 원유희는 김신걸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무방비한 아이처럼 누워있었다. 김신걸은 그냥 원유희가 묵인했다고 생각했고 살짝 올라간 입꼬리에서 그의 탐욕을 엿볼 수 있었다.

“선생님…….”

진선우는 자리를 피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아무래도 김신걸이 아직 나가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기에 진선우는 민망하게 제자리에 있었다. 더군다나 어떤 일은 아직 말하지도 않았다.

“말해. 무슨 상황이야?”

“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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