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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바쁘지 않아?”

“아직.””

간단한 안부를 물은 원수정은 카메라를 뒤집어 방을 향하게 했다.

“보여? 전에 살던 방보다 너무 좋아.”

“응, 보여.”

“나 혼자 이렇게 큰 곳을 쓸 수는 없는데.”

“크면 편하지, 뭐.”

원수정이 카메라를 다시 돌려 그의 얼굴을 마주봤다.

“내가 어떻게 당신한테 감사해야 하지? 그리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내가 여기서 얼마나 살아야 할지 모르고, 심지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는 거야…….”

“부담 갖지 마. 언제까지든 계속 살 수 있어, 나한테 감사할 필요도 없고. 내가 이러는 것도 다 유희를 위해서야.”

윤정의 말에, 원수정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호텔에 대해서만 조금 더 이야기하다가 영상통화를 끝냈다. 어린 여자처럼 줄곧 윤정을 붙잡고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일은 해야 하는데, 이렇게 있는 듯 없는 듯한 느낌이 서로의 관계 발전에 더 좋지 않을까?

방을 대충 정리한 원수정은 밖에 나가 쇼핑을 하며 옷을 샀다. 호텔에서 상점까지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사모님의 생활에 익숙한 그녀는 걷고 싶지 않아서 택시를 불렀다.

이틀째 밖에 나가 놀고 있는 그녀. 매일 심심하고, 소비 외에 다른 즐길거리가 없다. 그래도 전의 호텔은 마작이라고 할 수 있었지…….

4시가 좀 넘은 시각. 밖에서 돌아온 원수정이 호텔 로비에 들어섰고, 뒤에 있는 호텔 종업원이 그녀를 도와 차에 있는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내렸다.

“수정 씨.”

원수정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돌려 윤정을 보고 의아해했다.

“어떻게 온거지?”

“출장 온 김에 잠깐 들렀어.”

말을 마친 윤정의 눈길이 호텔 종업원의 손으로 향했다.

“쇼핑하러 갔다왔어?”

“내 물건도 부쳐줄 수 없다는데, 당연히 가서 새로 사야지.”

윤정이 그 말을 듣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물었다.

“부쳐줄 수 없다니? 무슨 일이 생긴거야?”

“일단 방으로 가. 내가 너희 집 그 두 사람이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말해주지.”

한숨을 내쉰 원수정이 윤정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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