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4화

“……혼전임신이예요.”

원유희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어른들의 눈에 분명 도덕적으로, 인격적으로 안좋게 비치겠지.

나수빈도 자신의 황당한 처지에 놀랐다. 표원식, 정말 미친 거 아니야? 이런 여자애한테 매달려? 도대체 어느 집에서 받아들일까?

원유희에 대한 그녀의 처음 좋았던 인상이 단번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너 정말 꼴 좋다, 그리고 너의 고모, 아니, 네 엄마 원수정, 나는 정말 눈이 삐어도 너희 모녀 둘은 아는 체 안 할거야!”

나수빈이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경고의 말을 날렸다.

“앞으로 내 아들에게 더 이상 접근하지 마, 알았지?”

“걱정하지 마세요. 사실 처음부터 저는 교장선생님의 여자친구가 아니었어요. 교장선생님이 더 이상 선을 보고 싶지 않으셔서 저를 이용하신 거예요.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어야, 결혼생활도 오래 갈 수 있지 않겠어요?”

나수빈은 어이가 없었다. 지금 이 말은 누구한테 하는 것일까?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하는거지?

중요한 건, 그녀의 아들이 직접 원유희에게 호감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같이 밥 먹은 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던데, 이게 무슨 억지 변명이야, 하지만, 원유희의 태도가 이렇다면, 나쁘지 않군.

“그리고 아주머니, 저에게 아이가 있는 건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 주시겠어요? 특히 저희 엄마요. 엄마는 아무것도 몰라요.”

“모른다고?”

“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아이를 데리고 제성을 떠나려고 했지만, 후에 일이 생겨서 그럴 수가 없었어요.”

나수빈은 그녀가 말하는 ‘일이 생겨서’가 무슨 일인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원유희가 더 이상 표원식의 미래를 그르치지 않길 바랄 뿐.

부탁에 대한 대답 없이, 나수빈이 돌아섰다.

떠나는 그녀를 보는 원유희의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올 듯이 뛰었다.

‘어떡하지?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건 아니겠지?’

한 사람씩 더 알게 될 때마다, 그녀는 난처해질 것이다.

바쁘게 사무실로 돌아온 표원식이 소파에 앉아 자료를 뒤적거리는 나수빈을 발견했다.

“엄마, 무슨 일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