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2화

“유희야 어때? 다 샀어?”

“엄마, 못 사요. 신분증이 유효하지 않대요.”

원수정의 재촉하는 말에, 원유희가 힘없이 말했다.

“이… 김신걸 이게 꼭 우리 모녀를 이렇게 못살게 굴어야 돼? 걔 무슨 병 있는 거 아니야?”

“엄마, 먼저 머물 곳을 좀 알아봐야겠어요. 당분간 지낼 곳이 없어요.”

원수정이 발을 동동 굴리며 화가 났고, 그 모습을 본 원유희는 김신걸을 찾아갔다가 만났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걸 말하지 못했다.

아마 며칠 지나서 그의 화가 풀리길 기다렸다 다시 말하면 괜찮을까…?

“설마 내가 앞으로 제성에 못 가는 건 아니겠지? 내가 갈 수 없고, 너도 나올 수 없는데, 우리 모녀가 전화로밖에 연락할 수 없단 말이야? 이런 경우가 어딨어?”

“싫어도 어쩔 수 없어요. 김신걸이 고집을 부리는 한은.”

“걔 찾아봤어?”

“음…….”

원수정은 짜증이 났지만, 지금 화를 낸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한밤중에 도로에서 잘 수는 없는 법, 결국 주어진 상황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밖에.

“유희야, 그냥 김신걸 찾지 마. 뭐야 진짜! 나 여기서 기다릴게. 들었어?”

“잠깐 여행 간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어떤 방법을 쓰든 김신걸 찾지 마. 찾으면 화낼 거야.”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원유희는 지하철역을 나섰다. 김신걸을 찾아가지 않는다면 평생 원수정을 볼 수 없는걸까?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알고 있다. 마음이 독하고 수단이 악랄하며 절대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녀가 가서 빌어도 소용 없을텐데, 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때, 손에 있는 휴대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김명화의 전화.

순간 원유희의 머릿속에 생각이 스쳤다. 혹시 김명화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까…?

김명화와 김신걸 간에 암암리에 벌어졌던 관계를 생각하니 몸이 움츠러들었다.

“왜 이렇게 느려? 뭐가 바빠?”

아직 입도 열지 않았는데, 김명화의 참을성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바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